[비즈니스포스트]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부회장이 하반기 도시정비 수주 레이스가 본격 개막되는 9월 결과에 따라 올해 성적표를 사실상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2026년 상반기 도시정비 시장에서는 단 1건의 일감을 확보하는 데 그쳐 ‘몰아치기’가 절실한 상황으로 여겨지는데, 입찰을 검토하는 주요 사업지에 대형 건설사의 관심이 이어지는 만큼 경쟁입찰을 염두에 두어야 할 가능성이 나오면서다.
25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2지구 재개발 조합은 오는 31일 입찰을 마감한다. 성수2지구는 조합 예정 공사비 2조137억 원으로 DL이앤씨가 오랫동안 공을 들인 지역이다.
이런 가운데 IPARK현대산업개발도 유력 입찰 후보군으로 거론돼 경쟁입찰이 벌어질 가능성이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단 DL이앤씨는 경기도 광명 하안주공9단지 재건축 사업의 수주 가능성을 높여둔 상태다.
전날 열린 광명 하안주공9단지 재건축사업 2차 현장설명회에 참석하며 수주 의지를 내비쳤다. 7월 열린 1차 설명회까지 참석한 곳은 DL이앤씨가 유일했던 만큼 현재로선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 ▲ 성수전략정비구역 4곳은 4지구를 제외하면 모두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은 서울 성수 전략정비구역 경관계획. <서울시> |
DL이앤씨가 현재로서는 조 단위 사업지 두 곳을 수주 가시권에 올려둔 셈이다.
DL이앤씨는 상반기 도시정비 시장에서 목동 6단지 재건축(1조2868억 원) 사업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올해 목표가 5조7천억 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수주 속도가 더딘 형국이다.
박 부회장으로서는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일감을 반드시 확보해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야 할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실적 측면에서도 도시정비사업 일감 확보가 DL이앤씨에게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주택 사업의 수익성 상승으로 실적을 방어했고 DL이앤씨도 비슷하게 수익성을 끌어올려서다. 실제로 DL이앤씨의 올해 수익성은 최근 5년 사이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DL이앤씨의 매출총이익률은 16.2%, 영업이익률은 8.9%로 집계됐다. 이는 DL이앤씨가 기업분할로 출범한 2021년(매출총이익률 17.8%, 영업이익률 11.8%)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러한 수익성 상승의 배경에는 원가율이 크게 낮아진 주택사업의 기여가 자리 잡고 있다.
DL이앤씨의 올해 상반기 주택사업 매출원가율은 78.1%로 국내 10대 건설사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과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영향에 공사비가 급등하던 시기에 착공한 사업장이 준공되면서 주택사업의 원가율이 안정세를 되찾은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때문에 시장에서는 원가율이 안정된 만큼 건설사들이 더욱더 도시정비 시장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대형 건설사들이 통상적으로 주택사업을 하는 이유는 안정적으로 수익이 많이 나기 때문"이라며 "그만큼 업계 관심이 쏟아지고 최상위권 건설사들 정도만 특히 서울 도시정비 시장에서 치열히 경쟁한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에게 올해 하반기 분기점은 9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입찰 참여를 검토하는 사업지 입찰이 9월로 다가와서다. DL이앤씨는 성수2지구와 하안주공9단지 외에 목동14단지와 오금현대 등 ‘조 단위’ 사업지를 검토하고 있다.
모두 대형 건설사의 관심이 쏟아지는 곳이란 점은 변수로 꼽힌다.
목동14단지 재건축 사업은 현재 여러 대형 건설사가 눈독을 들이며 치열한 수주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르면 9월 입찰 공고가 예상되며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현대건설 등이 DL이앤씨처럼 목동14단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금현대 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예상 공사비가 약 1조5천억 원에 이르는 사업이다. 역시 이르면 9월 입찰 공고가 전망되며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DL이앤씨는 그동안 강한 선별수주 전략을 유지해 왔고 이같은 흐름은 박 부회장 체제에서도 이어졌다.
다만 DL이앤씨가 올해 이같은 흐름을 깨고 압구정5구역에서 현대건설과 맞붙었지만 끝내 시공권을 내줬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 부회장의 고심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입찰 자체도 홍보인력과 비용 등 많은 자원이 투입돼 최근 건설업계에서는 꺼리는 경향이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성수2지구에는 입찰에 참여할 방침”이라며 “이밖에 하안주공 9단지 등에 더해 목동 14단지와 오금현대 아파트 등의 입찰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