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내정자가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에서 세대교체와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았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내정자가 계열사 대표 인사에서 '깜짝인사'없이 그동안 유력후보로 거명되던 인물들을 내세우며 안정 속 변화를 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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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
이번 인사에서 임영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신한카드 사장에 선임됐고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신한금융투자 사장에 내정됐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그동안 펼쳤던 '탕평책' 인사기조를 이어간 셈이다.
임 사장은 신한금융 세대교체의 대표적 주자로 꼽혔던 인물로 신한금융에서 은행 다음으로 가장 덩치가 큰 신한카드를 이끌게 됐다.
오사카와 후쿠오카 등 일본지점에서 오래 근무하며 재일교포 주주들과 친분을 쌓은 만큼 조 내정자와 재일교포 주주들 사이를 이어줄 조력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사태와 무관한 인물로 평가되는 데다 위성호 신한은행장 등과도 관계가 깊지 않아 위 행장을 견제하는 역할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위 행장과 함께 ‘라응찬 라인’으로 꼽히던 김형진 내정자가 신한금융투자 사장에 오르면서 이번 인사에서 위 행장에게도 일정부분 힘을 실어줬다.
조 내정자가 세대교체와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인사를 선택한 만큼 앞으로 관건은 조 내정자와 위성호 행장의 권력경쟁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 행장이 약속했던 것처럼 조 내정자를 중심으로 뭉칠 경우 신한금융지주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할 수 있지만 권력경쟁이 벌어질 경우 분란의 씨앗이 뿌려질 수 있다.
특히 한 회장의 경우 신한사태를 빠르게 수습해야 한다는 재일교포 주주들의 전폭적 지지 속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했지만 조 내정자는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신한금융은 인사를 둘러싼 안팎의 여러 말들을 빠르게 진화하고 주요 계열사 사장 교체 및 이동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 행장과 임 사장의 취임 일정을 앞당겼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7일 각각 주주총회를 열어 각각 위 행장과 임 사장을 공식선임하고 취임식을 열었다.
조 내정자는 23일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를 거친 뒤 공식적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조 내정자와 위 행장은 한 회장과 함께 2월 중순에 일본을 방문해 재일동포 주주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 CEO승계프로그램에 기반해 능력과 리더십을 중심으로 이뤄진 인사”라며 “과거의 일로 불협화음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