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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국제플라스틱협약' 협상 준비 재개, '플라스틱 생산 규제 제정' 트럼프 반대 넘을까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6-06-18 12: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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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국제플라스틱협약' 협상 준비 재개, '플라스틱 생산 규제 제정' 트럼프 반대 넘을까
▲ 인도 구와하티시 외곽의 쓰레기산에서 건축 장비들이 쓰레기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회의를 주도하던 의장이 사퇴하면서 중단됐던 ‘국제플라스틱협약’의 타결을 위한 협상이 재개됐다.

세계 각국은 본회의에 앞서 이번 달부터 사전회의를 갖는다. 앞선 회의들에서 쟁점이 됐던 플라스틱 생산 규제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산유국의 반대 장벽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국제플라스틱협약 협상 난항 끝에 다시 재개

17일(현지시각) 유엔환경계획(UNEP)은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 3차 연장회의(INC-5.4)'의 사전회의 세부 계획안을 공개했다.

이번 사전회의는 오는 30일부터 7월3일까지 이어지며 각국 대표단장 및 대표 3명이 참석하는 대면 회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논의된 의제와 각국의 입장은 내년 3월에 열리는 국제플라스틱협상 INC-5.4 본회의에 올라오게 된다.

국제플라스틱협약 협상은 애초 2024년 11월 한국 부산에서 열린 INC-5를 마지막으로 마무리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INC-5 회의에서 플라스틱 생산 규제에 관한 내용이 최종 합의문에 포함될지 여부를 두고 각국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추가 회의를 진행하게 됐다.

이에 각국 대표단은 지난해 8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번째 연장회의(INC-5.2)를 가졌으나 이견을 조율하는데 실패했다.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산유국들은 국제플라스틱협약이 플라스틱 재활용, 재사용 등 오염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규제에 합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 페루, 콜롬비아 등 96개국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 되는 플라스틱의 생산까지 규제하는 목표가 포함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INC-5.2에서 양 진영간 갈등은 더 깊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INC사무국이 입장 조율을 위해 플라스틱 생산에 관한 내용을 합의문에서 뺐다가 유엔환경계획의 압박으로 루이스 바야스 발디비에소 INC의장이 사퇴하는 사태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세계 각국은 올해 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차 연장회의(INC-5.3)에서 훌리오 코르다노 전 칠레 기후대사를 신임 의장으로 선출하고 이번달부터 본격적으로 사전 협상을 재개했다.

◆ 미국, 트럼프 정부 들어서자 플라스틱 생산 규제 찬성에서 반대로 선회

2024년에 열린 INC-5 때까지만 해도 미국은 국제플라스틱협약에 플라스틱 생산 규제를 포함하는 것을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2025년 2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전 정부때 도입된 일회용 플라스틱 관련 규제들을 철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성명을 통해 “우리는 플라스틱을 사용하던 시절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방침에 맞춰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8월 INC-5.2를 앞두고 참여국들이 서한을 보내 플라스틱 생산 규제 지지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서한을 통해 “우리는 플라스틱 생산 목표 설정이나 플라스틱 제품 생산 금지 같은 비현실적인 국제적 접근 방식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은 접근 방식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의 가격을 인상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외신들은 미국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올해 협상은 좀 더 진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협상에서는 플라스틱 생산 규제를 일체 거부한 중국이 제네바에서 열린 협상 막바지에 여지를 두는 발언을 내놨기 때문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중국 대표단은 회의 폐막식에서 “플라스틱 오염 문제가 플라스틱 전생애주기에 걸쳐 발생한다는 사실에 동의한다”고 발언했다.
 
세계 각국 '국제플라스틱협약' 협상 준비 재개, '플라스틱 생산 규제 제정' 트럼프 반대 넘을까
▲ 그린피스 구성원들이 플라스틱 생산 규제를 포함하는 강력한 국제플라스틱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그린피스>
◆ 플라스틱 사용 당사자 기업들도 플라스틱 생산 규제에 공감대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당사자들인 기업들도 플라스틱 생산 규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카콜라, 펩시, 유니레버, 로레알 등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는 ‘국제플라스틱협약을 위한 비즈니스연합’은 지난 1일(현지시각) 공동성명을 통해 플라스틱 생산 규제를 담은 국제플라스틱협약의 타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며 “우리는 정책 입안자들과 협력해 조화롭고 효과적인 행동으로 전환해 전 세계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모든 국가가 플라스틱의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국가정책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며 “이는 공통된 정의, 핵심 원칙, 양적 및 질적 글로벌 목표, 의무 보고를 포함한 장기적 목표 채택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플라스틱협약을 위한 비즈니스연합은 2024년에도 INC-5를 앞두고 플라스틱 생산 규제를 촉구하는 ‘브릿지 투 부산’ 선언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 유엔 기후총회 전철 밟지 않으려면 생산 규제는 필수

국제 환경단체들은 국제플라스틱협약이 실질적 성과를 거두려면 플라스틱 생산 규제가 반드시 명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비교 사례로 파리협정을 들었다. 파리협정은 2015년에 세계 각국이 맺은 조약으로 글로벌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아래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만 기후대응을 각국의 자율에 맡기기 때문에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린피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각) 논평을 통해 “유엔 기후총회를 통해 체결된 파리협정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을 꺾었으며 기온상승 전망치를 낮췄으나 목표와 현실은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파리협정에 화석연료 생산에 대한 구속력 있는 제한이 없다는 점으로 인해 일부 국가들이 실질적 조치를 반복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국제플라스틱협약은 파리협정의 전철을 밟아선 안된다”며 “처음부터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기 위한 전 세계적이고 법적 구속력 있는 생산 규제 조치를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자연기금(WWF)도 최근 성명을 통해 “새로운 INC의장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우리 지구에 필요한 장기적, 경제적, 보건적 혜택을 가져다줄 국제플라스틱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더 이상의 타협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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