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HUFFPOST
정치·사회  정치

'ㅇㅇ 심판' 지방선거 본투표 시작, 역대 지선은 정치권 재편의 신호탄이었다

조성근 기자 josg@businesspost.co.kr 2026-06-03 06:00:0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ㅇㅇ 심판' 지방선거 본투표 시작, 역대 지선은 정치권 재편의 신호탄이었다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를 넘어 정권을 향한 민심과 시대 분위기를 함께 드러내는 무대로 평가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가 시작됐다.

지방선거는 흔히 '동네 일꾼'을 뽑는 선거로 불린다. 그러나 역대 지방선거를 돌아보면 유권자들은 늘 지역 후보의 이름 위에 정권을 향한 기대와 실망, 시대적 정서를 함께 얹어 한표를 던져왔다. 이번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이 '내란심판'을, 국민의힘이 '정권심판'이라는 구호를 각각 내걸고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이번 선거 역시 투표용지에는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광역·기초 지방의원, 교육감 후보들의 이름이 올라 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뒤 정치권이 먼저 확인하려는 것은 지역 공약의 세부 내용보다 어느 쪽이 지방권력 지도를 더 넓게 칠했는지다.

역대 지방선거가 그랬다. 지방선거는 매번 가장 가까운 선거처럼 시작했지만 지나고 나면 정권의 기세와 균열, 정치권의 다음 방향을 먼저 보여주는 선거로 작용했다.

첫 전국동시지방선거였던 1995년 선거부터 그랬다.

1995년 제1회 지방선거는 34년 만에 지방자치가 전국 단위 선거로 되살아난 역사적 선거였다. 겉으로는 지방자치 부활의 의미가 컸지만 결과는 김영삼 정부 중반 민심과 야권 재편 흐름을 동시에 드러냈다.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민자당, 현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5곳을 얻으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4곳)과 자유민주연합(자민련, 4곳), 무소속 후보(2곳)들이 존재감을 키우면서 지방선거는 출발부터 중앙정치와 분리되지 않는 선거라는 점을 보여줬다.

정권 초반에 치러진 지방선거는 대체로 새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작용했다.

1998년 제2회 지방선거는 외환위기 직후 치러졌다. 김대중 정부 출범 초기였고 유권자에게는 새 정부의 위기 극복에 힘을 실을지, 견제의 신호를 보낼지가 선택지로 놓였다. 이 선거는 외환위기 극복이라는 시대적 과제와 DJP연합이라는 정치 구도가 함께 작용한 선거였다. 결과도 새 정부 쪽에 힘을 실었다. 

새정치국민회의(현 더불어민주당)와 자유민주연합은 연합공천을 통해 광역단체장 선거 16곳 가운데 10곳을 차지했고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은 6곳에 그쳤다. 취임 3개월여 만에 첫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른 김대중 정부로서는 위기 수습을 이어갈 정치적 동력을 확인한 셈이었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도 정권 초반 민심이 지방권력 지도로 옮겨진 대표적 사례다.

탄핵 이후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높은 지지율 속에서 첫 전국 단위 선거를 치렀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14곳에서 승리했고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과 울산, 경남까지 차지했다.

지방선거 결과는 문재인 정부 초반의 국정 동력을 확인하는 장면이 됐다. 동시에 보수 야권에는 탄핵 이후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도 비슷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진 이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12곳을 차지했다. 대선 직후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였던 만큼 결과는 새 정부 초반의 국정 동력과 곧바로 연결됐다.
 
'ㅇㅇ 심판' 지방선거 본투표 시작, 역대 지선은 정치권 재편의 신호탄이었다
▲ 노무현 대통령이 2006년 5월31일 국립서울농학교 강당에 마련된 종로구 청운동 제1투표소에서 제4회 동시지방선거 투표를 마치고 기표소에서 나오고 있다. <노무현사료관>

반대로 정권 중반의 지방선거는 심판론이 강하게 작동하는 무대가 되기도 했다.

2006년 제4회 지방선거가 대표적이다. 노무현 정부 중반에 치러진 이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은 참패했고 한나라당은 지방권력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나라당은 광역단체장 16곳 가운데 12곳을 차지한 반면 열린우리당은 전북 1곳에 그치며 정권심판론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 선거는 지방선거가 지역 행정 책임자를 뽑는 절차에 그치지 않고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유권자들은 지방정부의 운영 방향뿐 아니라 중앙정부에 대한 피로감과 불만도 함께 투표장에 가져갔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부 중반에 치러졌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약진했고 한나라당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한나라당은 광역단체장 16곳 가운데 6곳을 차지하는 데 그쳤고 민주당은 7곳에서 승리하며 정권 견제론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선거에서는 무상급식과 교육감 선거 등 생활 의제도 전면에 떠올랐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와 한명숙 민주당 후보가 무상급식 확대를 놓고 맞붙었고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들이 주요 지역에서 당선되며 교육·복지 의제가 선거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지방선거가 정권심판의 장이면서 동시에 교육과 복지 의제를 전국 정치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대형 사건이나 시대 분위기가 지방선거를 덮은 사례도 있다.

2002년 제3회 지방선거는 한일월드컵 열기 속에서 치러졌다. 국민의 관심은 축구장으로 쏠렸지만 선거 결과는 그해 말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힘의 균형을 보여줬다. 한나라당은 광역단체장 16곳 가운데 11곳을 차지했고 새천년민주당은 4곳, 자유민주연합은 1곳에 그쳤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 이후 치러졌다.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새누리당이 8곳, 새정치민주연합이 9곳을 나눠 가지며 선거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 승리로 정리되기 어려웠지만 안전과 책임이라는 사회적 정서가 선거판 전체를 짓눌렀다.

이처럼 역대 지방선거는 선거 당시에는 지역 일꾼을 뽑는 절차로 설명됐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는 늘 더 큰 정치적 의미로 해석됐다.

정권 초반에는 국정 안정론이 힘을 얻었는지, 정권 중반에는 견제론이 얼마나 커졌는지, 대형 사건 뒤에는 민심의 방향이 어디로 움직였는지가 지방권력 지도를 통해 드러났다.

투표율은 대선보다 낮은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정치적 파장은 작지 않았다.

어느 정당이 광역단체장을 얼마나 차지했는지, 수도권과 충청권이 어느 쪽으로 움직였는지, 영남과 호남의 구도가 유지됐는지, 교육감 선거에서 어떤 흐름이 나타났는지는 이후 정치권의 전략을 바꾸는 기준이 됐다.

이번 제9회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다.

투표용지에는 지역 후보들의 이름이 올라 있지만 결과가 나오면 정치권은 곧바로 이재명 정부 초반 민심과 여야의 지방권력 재편 폭을 함께 읽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는 늘 가장 가까운 선거처럼 출발했다. 그러나 지나고 나면 한국 정치의 다음 장면을 먼저 비춘 선거로 남았다. 조성근 기자

최신기사

이재명 정부 1년 코스피 2700서 8800으로, 지방선거 뒤 약세 공식도 깰까
LG에너지솔루션 LMR로 중국 LFP 잡는다, 김동명 GM 외 수요처 확대가 관건
현대건설 압구정 굳혀 도시정비 8년 연속 1위에 한발 더, 이한우 목동으로 진격
'투싼' 고성능 N모델 추가한 풀체인지 가을 출격, 현대차 준중형 SUV 1위 노린다
지방선거 이후 디지털자산 제도화 논의 재개될까, 가상자상거래소는 이미 '합종연횡'
'ㅇㅇ 심판' 지방선거 본투표 시작, 역대 지선은 정치권 재편의 신호탄이었다
F&F·LF·한섬 뷰티사업에서 명암 갈려, '성장동력' 되거나 '생존전략' 찾거나
부산 외국인 '핫플' 급부상에 BTS 콘서트까지, 파라다이스 호텔ᐧ카지노 웃는다
외신 "트럼프 시진핑에게 푸틴이 협상 나서도록 도움 요청",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시도 
삼성전자 1분기 D램 이어 낸드도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 수성, SK하이닉스와 격차 벌려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