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엔비디아가 피지컬 AI 분야로 진출을 확대하며 한국 기업들과 협업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공급망과 피지컬 AI 실제 사업화 측면에서 한국이 모두 핵심 역할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휴머노이드 기술 홍보용 이미지. <엔비디아>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반도체에서 로봇과 자율주행을 비롯한 ‘피지컬 AI’로 인공지능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한국 협력사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반도체 핵심 공급사로 대체 불가능한 위치에 놓인 데 이어 LG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기업이 피지컬 AI 사업화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들에 의존을 높이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의 반도체 생산 원가에서 아시아 협력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90% 수준으로 지난해 65% 수준에서 대폭 높아졌다는 블룸버그의 자체 집계가 근거로 제시됐다.
이는 대부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때문으로 분석된다. HBM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기술이 발전하며 자연히 단가도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 및 삼성전자와 갈수록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며 “이는 결국 의존을 더욱 높일 수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고대역폭 메모리는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성능 향상에 핵심 역할을 한다. 그러나 생산 능력에 한계가 있어 엔비디아 공급망에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이러한 시장 흐름에 큰 수혜를 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메모리반도체 호황기가 향후 수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더구나 AMD와 구글, 아마존 등 다른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들도 HBM 수급에 적극 뛰어들어 물량 확보 경쟁을 벌이는 만큼 엔비디아가 협업 관계를 강화하는 데 한층 더 힘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피지컬 AI 신사업의 성장도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를 한층 더 가속화하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엔비디아의 기술은 그동안 주로 인공지능 데이터서버의 AI 모델 학습과 관련 서비스 구동에 활용됐다.
그러나 이제는 자율주행과 산업용 로봇 등 물리적으로 활용되는 기기에도 피지컬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반도체 수요처가 더 넓어지는 효과를 내고 있다.
| ▲ 엔비디아 자율주행 반도체 기술 홍보용 이미지. <엔비디아> |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와 LG전자 및 현대차 사이 협력 관계도 피지컬 AI 산업의 성장세를 이끄는 중요한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특히 LG전자가 최근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플랫폼을 가정용 로봇에 적용한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하루만에 최대 15%의 상승폭을 보였다는 데 주목했다.
LG전자는 엔비디아와 피지컬 AI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로봇 생태계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을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밝혔다.
현대차도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에 엔비디아와 협력해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미 현대차의 미국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는데 이를 주요 신사업 전반으로 확대한다는 의미다.
결국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에 핵심이고 LG전자와 현대차는 피지컬 AI를 실제 사업으로 이어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모두 중요한 협력 기반을 제공한다.
블룸버그 자체 조사기관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피지컬 AI를 비롯한 신산업이 성장할수록 관련 기업들에도 갈수록 큰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이외에 대만의 서버 제조사인 폭스콘과 반도체 기업 난야도 엔비디아 공급망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아시아 지역 협력업체로 지목됐다.
하지만 한국은 고대역폭 메모리 공급망과 피지컬 AI 상용화 측면에서 모두 엔비디아에 기여하는 만큼 갈수록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딸인 매디슨 황 이사가 최근 한국을 찾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LG전자와 현대차,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를 만난 점도 이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젠슨 황 CEO도 지난해 말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잇따라 만나며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는 반도체 시장을 넘어 피지컬 AI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뗄 수 없는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