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5년 11월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서밋) 2025’에서 ‘AI Now & Next’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SK > |
△‘신상필벌’, ‘세대교체’ 기조의 2026년 사장단 인사
최태원은 SK그룹 임원인사에서 신상필벌과 세대교체 기조를 일관적으로 밀고 있다.
SK그룹이 2025년 10월30일 발표한 2026년 사장단 인사에서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을 포함, 12명의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이형희 부회장은 SK그룹의 대외협력 업무 베테랑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며 AI와 반도체 산업 진흥을 이끄는 한편 그룹 내 위기관리 체계를 한 단계 진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6년 사장단 인사에서는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스퀘어, SKAX 등 주력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 대표에 새 인물을 앉힌 것이 눈에 띄었다.
유심 해킹 사태가 발생한 SK텔레콤에서는 유영상 사장이 물러나 SK그룹의 인공지능(AI) 전략을 총괄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신 회사 내 법조인 출신 대외협력(대관) 전문가인
정재헌 최고거버넌스책임자(CGO)가 새 대표이사로 SK텔레콤을 이끌도록 했다.
SK스퀘어의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정규 사장은 1976년생으로 40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MBA) 출신으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 SK 비서실장 등을 거쳤으며 그룹 전략 전반에 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SKAX 사장으로 임명된 김완종 사장도 1973년생으로 그룹 내 ‘젊은 피’로 분류됐다.
클라우드 사업과 IT 서비스 컨설팅 사업을 두루 경험한 경영인으로, SK그룹의 핵심 목표인 ‘인공지능 전환’을 국내 산업 전반에 확산하는 역할을 총괄한다.
한명진 사장은 1973년생으로 새롭게 출벌하는 SK텔레콤 통신 사내회사(CIC)장을 맡아, 통신 시장 1위 수성이라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한명진 사장은 과거 SK텔레콤의 구독형 서비스 출시를 주도하고, 2021~2022년에는 SK텔레콤의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역임하는 등 통신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지주사 SK, SK온, SK에코플랜트 등 일부 계열사는 ‘투톱 체제’를 도입했다.
SK는 기존
장용호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 인물로 강동수 SK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 부문장을 사장으로 임명했다.
장용호 사장은 SK의 주요 경영 이슈를 총괄하고, 강동수 사장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재무구조 관리를 담당하며 장 사장을 보좌하도록 했다.
SK온도 이용욱 SK실트론 대표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며, 기존
이석희 대표이사 사장과 역할을 분담토록 했다.
이석희 사장은 북미 중심의 주요 고객사 관리와 확장에 주력하고, 이용욱 사장은 생산공장 운영 안정화,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 효율화 등 회사 운영 전반의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됐다.
SK에코플랜트는 김영식 SK하이닉스 양산총괄이 신임 사장으로 임명해 장동현 부회장과 함께 사업을 이끌게 했다.
이어 12월4일 실시한 신규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김종화 SK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에게 SK지오센트릭 대표를 겸직하도록 했다.
성장을 위한 조직 혁신과 내실 강화 기조도 명확하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그룹 전반에 조직 효율화가 시행됐으며, 임원 조직 강소화를 통해 ‘작고 강한 조직’을 구축하고 미래 성장을 준비하겠다고 SK그룹 측은 밝혔다.
내실을 기하면서도 미래 성장분야인 인공지능(AI) 사업 추진 가속화를 위한 각 사의 조직 개편도 진행됐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지역별 AI 리서치 센터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시행하고 안현 개발총괄 사장이 센터장을 겸직하도록 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생산 경쟁력 강화를 준비하기 위한 ‘인천상륙작전글로벌 인프라’ 조직도 신설한다.
SK이노베이션은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인공지능 전환(AX)단을 신설하며, SK에코플랜트는 설루션 사업(건축)과 에너지 사업(AI 데이터센터 등)을 통합한 AI 설루션 사업 조직을 출범한다.
최태원은 2025년도 임원인사에서 인공지능 분야를 이끌 젊은 ‘기술인재’들을 대거 전면 배치했다.
최태원은 SK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인공지능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에 발탁된 임원들은 이 분야 투자를 실행에 옮길 주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4년 12월5일 2025년도 사장단·임원 인사에선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지주사 SK, SK텔레콤, SK스퀘어 등 주요 계열사들 모두 AI 인재를 일선에 배치한 점이 두드러졌다.
예상보다 사장단 교체 폭은 크지 않은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으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임원진에서 변화가 상당했다는 해석도 만만치 않게 나왔다.
75명이 새롭게 임원으로 발탁됐는데 그 중 3분의 2가 기술과 생산현장 분야에 특화된 인물로 분류됐다. 새롭게 선임된 임원의 평균 연령은 만 49.4세였다.
SK하이닉스는 33명의 신규 임원을 배출했으며 70%가 차세대 반도체 개발 분야의 기술전문가였다. 사장으로 승진한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CDO)도 차세대 AI 메모리 등의 미래 제품을 개발하는 전문가다.
SK그룹은 당시 인사발표와 함께 그룹 AI 역량 결집을 위한 ‘AI R&D센터’ 개소 소식도 알렸다. 이곳은 AI 모델링, 비전 AI, 디지털 트윈, AI 팩토리 등 AI 기반 기술 영역에서 계열사들의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주사 SK는 대표이사 직속으로 ‘AI 혁신담당’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국내 최대 규모 인공지능 전용 데이터센터 설립
최태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를 에너지와 통신, 반도체에 이어 네 번째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AI 연산을 위해 고전력, 냉각, 네트워크 역량을 갖춘 데이터센터로, 서버랙당 20~40kW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는 고집적 그래픽저장장치(GPU)를 활용하는 첨단 IT 인프라다.
계열사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는ㅁ 2025년 8월29일 울산 남구에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기공식을 열었다. 목표 가동 시기는 2027년이다.
2027년 1단계는 약 40MW가 가동되고, 2029년 103MW 규모로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은 AI 컴퓨팅 특화 구조 및 시스템, 초고집적 랙 밀도, 공랭+수랭식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 안정적 네트웍 구축 등으로 설계되어 기존 데이터 센터 대비 높은 성능과 효율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울산 미포산단 부지는 인근에 SK가스의 세계 최초 GW급 LNG·LPG 겸용 가스복합발전소가 있어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대규모 전력 수급에 유리하다. 또 데이터센터 냉각에 LNG 냉열을 활용할 수 있다.
SK그룹은 울산 AIDC 구축에 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 AX 등 ICT 자회사, SK가스·SK멀티유틸리티 등 에너지 자회사,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자회사 등 그룹의 모든 역량을 동원했다.
앞서 최태원은 2025년 6월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울산 AI데이터센터는 최고의 AI 고속도로, 인프라의 필수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현재 100MW로 건설하고 있지만 향후 1GW로 확장해 국내 AI 수요에 대응하는 글로벌 허브 역할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울산광역시 미포 국가산업단지에 103메가와트(M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내용의 투자 협력을 맺었다.
약 7조 원을 투자해 그래픽처리장치(GPU) 6만장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를 건설키로 했다.
챗GPT 운영사인 오픈AI와 손잡고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논의했다.
최태원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등 양사 경영진들은 2025년 10월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서남권 AI DC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한국 서남권에 오픈AI 전용 AI 데이터 센터를 공동 구축하고 ‘한국형 스타게이트(Stargate Korea)’를 실현한다는 구상을 담았다.
최태원과 샘 올트먼 CEO는 2023년부터 긴밀히 협력하며 AI 인프라의 미래를 함께 설계해왔다.
|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25년 10월29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APEC 정상회의 성공 지원
최태원은 대한상공회의소의 회장으로서 2025년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지원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2025년 10월28일부터 31일까지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2025 APEC CEO 서밋은 역대 최대 규모와 최장 기간, 최다 세션을 기록했다.
총 참가자는 역대 최대인 2224명으로 집계됐다. 경제계에서는 713개 기업에서 1852명이 참여하며 2024년 페루에서 열린 서밋보다 약 200명, 2023년 미국 서밋 대비 약 460명이 늘었다. 각국 정부 및 공공부문 참석자는 372명이었다.
공식 세션 외 부대 프로그램에는 약 2만5420명이 참여했다. 구체적으로는 K테크 쇼케이스 1만1145명, 퓨처테크포럼 2270명, 와인·전통주 페어 9362명, 다이아몬드 스폰서 네트워킹 1673명, 미술전시·뷰티·웰니스 등 문화 프로그램 1천여 명 등이 함께 했다.
지역 경제 파급 효과도 컸다. 대한상의와 딜로이트 분석에 따르면 2025 APEC CEO 서밋 경제효과는 약 7조4천억 원, 고용 유발 효과는 약 2만2천 명으로 추산됐다.
경주 방문객은 APEC 전후 한 달간 589만630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 늘었으며 외국인 방문객은 20만6602명으로 35.6% 증가했다.
최태원은 APEC 정상회의 부대행사인 ‘APEC CEO 서밋’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협조를 구하기 위해 사전에 세계 각지를 방문했다.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이 이동한 거리는 2024년~2025년 10만7593Km로 지구 2.7바퀴 수준이다.
해외 각지에서 글로벌 기업 CEO를 만나 APEC CEO 서밋 초청장을 전달하고, 이들이 방한시 묵을 숙소 등을 직접 점검했다.
2025 APEC 기간 가장 화제가 됐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15년 만의 방한도 이끌어냈다.
최태원은 젠슨 황과의 오랜 협력관계과 교류를 바탕으로 그를 초청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한국을 방문한 젠슨 황 CEO는 ‘깐부 회동’, ‘GPU 26만 장 공급’이라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2025년 8월 말 방미 기간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도 미국 주요 그룹 CEO들에게 초청장을 직접 전달했다.
최태원은 APEC 첫날인 10월28일 SK그룹이 주관한 퓨처테크포럼에서 직접 연단에 올라 ‘AI 시대의 도전과 기회, 국가 AI 생태계 전략과 해법 모색’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AI 생태계 구축(Building an AI Ecosystem)’을 주제로 한 환영사에서 AI가 국가 성장이자 안보자산으로 주목받고 있음을 강조하며, AI 수준에 따라 격차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태원은 20년 전 주요 기업인으로서 APEC CEO 서밋에 기조연사로 참석한 바 있다. 주요 기업 총수 가운데 APEC 정상회의의 의미를 체감한 소수 중 한 명이었다.
최태원은 2025 경주 APEC CEO 서밋의 부대행사로 퓨처테크포럼과 K테크 쇼케이스 등을 기획해, 각 분야의 한국 대기업이 최신 기술 트렌드와 비전을 소개토록 세션을 구성했다.
2025 APEC CEO 서밋에선 개별 세션과 부대행사 등 세부적으로 진행된 프로그램까지 합하면 20~30개 이상의 프로그램이 동시에 진행됐다.
최태원은 매년 제주에서 열리던 대한상의 하계포럼을 2025년에는 APEC 개최지인 경주에서 열며, 대형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역량을 점검하는 일종의 리허설로 삼으며 한국 재개의 대표자로서 한국이 성공적인 글로벌 행사를 치르도록 채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5년 5월7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유심 정보 유출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SK텔레콤에서 일어난 해킹 피해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
△SK그룹 오너 3세대는 ‘경영 수업 중’
최태원의 자녀 3명은 기업 경영자의 길을 걷기 위해 SK그룹 안팎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최태원은 전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관장과 슬하에 1남2녀를,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사이에 1녀를 두고 있다. 한편 김희영 이사장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도 아들 1명을 뒀다.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 부사장, 최인근씨, 최민정 인테그랄헬스 창립자 등 노 관장과 사이의 자녀들은 이미 장성해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최윤정 부사장은 1989년 생으로, 2017년 SK그룹에 입사하기 전 1년7개월가량 배인앤드컴퍼니에서 석유화학, IT 프로젝트 등의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다.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 2023년 SK그룹 최연소 임원을 달았다.
2024년부터 SK에서 성장지원 담당을 겸하고 있다. 2025년 6월 경영전략회의에 부사장 급으로 유일하게 참여하면서 ‘경영수업’이 본격화 됐다는 시선이 짙었다.
최인근씨는 1995년 생으로 2025년 7월 SKE&S를 퇴사하고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앤드컴퍼니 서울 사무소에 입사하며 외부 경험을 쌓고 있다.
재계 오너 3세들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기 전에 거치는 전형적인 압축 경영 수업 방식으로 해석됐다.
최민정씨는 미국에서 인공지능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 ‘인테그랄헬스’를 창업했다. 회사는 미국 건강관리 기관 등과 함께 행동 건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최민정씨는 1991년 생으로, 중국 베이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재벌가 딸로는 처음으로 2014년 해군 장교로 임관해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17년 해군을 전역한 뒤 중국 투자회사인 홍이투자에서 글로벌 인수합병(M&A)을 담당했고, 2019년 대리급으로 SK하이닉스에 입사해 인트라부를 거쳐 미국법인 전략파트에 소속돼 있다가 2022년 휴직서를 냈다.
지분승계와 관련해서는 최태원의 세 자녀는 2025년 3분기 말 기준 SK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최태원은 1960년 생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 승계작업이 급하지 않은 데다, 이혼 소송과 그에 따른 재산 분할 문제가 변수가 될 수 있어 지분 승계는 늦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최태원이 보유한 SK 지분은 17.9% 수준으로, 다른 대기업 총수들에 비해 적은 편이고, 지분을 증여 혹은 상속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2023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제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그룹을 이끌 것인가. 그 문제를 정말 많이 생각하고 있다”며 “나만의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또 같은해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아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보다 회사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주주로서 베니핏(이익)을 물려주는 게 더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말했다.
|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이 2025년 10월31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행사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로부터 위스키 '하쿠슈 25년'을 선물로 받고 있다. <연합뉴스> |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지원사격, 젠슨 황 만나 SK-엔비디아 협력 논의
최태원은 2025년 8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지원하기 위해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워싱턴 D.C. 월러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에는 양국 경제인과 정부 인사 4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최태원을 비롯해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참여했다.
미국 측에서는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 게리 딕커슨 CEO, 펭귄 솔루션스 마크 아담스 CEO, 다나허 라이너 블레어 CEO 등이 참여했다.
행사에서는 반도체·AI·바이오 등 첨단산업, 조선·원전·방산 등 전략산업, 모빌리티·배터리 분야 공급망 분야로 나눠 글로벌 환경 변화, 한국과 미국의 산업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최태원과
이재용 회장, 젠 슨황 CEO는 이날 행사에서 만나 반도체·AI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관한 논의가 진행됐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리밸런싱’, 2025년 성과 가시화
최태원은 SK그룹의 사세 확대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늘어난 계열사를 축소하고, 차입금을 상환하는 등 군살빼기에 집중하고 있다.
SK그룹의 사업 구조조정(리밸런싱)은 대규모 투자와 투자지출 대비 부진한 성과로 2023년 말 기준 순차입금 83조 원, 부채비율 134%를 기록하면서 재무적 부담이 커진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SK가 2025년 8월26일 밝힌 바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말 기준 회사의 순자산가치는 38조3천억 원으로 2023년 12월보다 9조9천억 원 가량 늘었다.
항목별 순자산가치 증감액을 살펴보면 영업가치는 5천억 원 증가, 비상장사 지분가치는 6조9천억 원 감소, 상장사 지분가치는 13조5천억 원 증가, 기타 2조8천억 원 증가 등이었다.
주요 지분가치 변동은 2024년 11월 SK이노베이션과 SKE&S 합병에 따른 것으로, 회사의 SK이노베이션 지분 가치가 6조 원 오르고, SKE&S 지분가치는 4조2천억 원 줄었다.
또 비상장사 SK머티리얼즈 매각으로 3조9천억 원이 감소했으며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에 따라 지분가치가 5조4천억 원 증가했다.
리밸런싱 착수 이후 SK그룹의 비핵심자산 매각 실적은 2024년 상반기 1건 1320억 원, 2024년 하반기 18건 3조9930억 원, 2025년 1~8월 29건 4조660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SK그룹은 당시 연내(2025년) 10건 이상의 매각을 통해 1조 원 이상의 창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 상반기말 SK그룹의 전체 순차입금은 71조 원으로 감소했고, 부채비율도 103%로 낮아지는 등 목표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였다.
사업적으로는 반도체 부문이 높은 사업성과를 거두며 그룹 전체의 수익성을 견인했다.
다만 정유·석유화학·2차전지·에너지 등 사업을 펼치는 SK이노베이션의 수익성 개선세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는 점은 부담 요인이 됐다.
SK텔레콤, SK스퀘어 등으로 이뤄진 ICT부문은 여전히 견조한 이익을 냈으나, 2025년 5월 벌어진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로 수익성이 후퇴했다.
최태원을 비롯한 SK그룹 주요 경영진은 2025년 6월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이천SKMS연구소에서 정례 전략회의를 열고 리밸런싱 성과를 점검했다.
△계열사 매각으로 현금 창출
SK그룹은 2024~2025년 비핵심으로 분류된 계열사들을 잇달아 매각하며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SK는 2025년 12월17일 SK실트론 지분 70.6% 매각에 우선협상대상자로 두산을 선정했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웨이퍼 분야 세계 3위 기업이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예상 매각 가격은 4조 원 안팎으로 평가됐다. SK그룹의 리밸런싱 추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거래가 진행 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2025년 12월 기준 매각 주체별 완료·진행 건을 보면 우선 건설사 SK에코플랜트가 SK오션플랜트 지분 35.62% 매각을 놓고 디오션 컨소시엄과 2026년 1월까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SK오션플랜트는 군함 건조, 해상풍력 발전 하부구조물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삼강이앤티를 인수해 2023년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SK에코플랜트는 2025년 8월 사모펀드 KKR과 환경부문 자회사 3곳을 1조7800억 원 규모에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키운 환경사업은 매각하고 수익성이 높은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2024년 반도체 모듈기업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기업 SK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했고 2025년에도 반도체 기업 4곳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2025년 7월 연료전지 기업 블룸에너지 보통주 1천만 주를 처분해 3800억 원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가장 적극적인 리밸런싱이 요구되는 계열사로 분류됐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11월 보령LNG터미널 지분 49.9%를 IMM인베스트먼트-KB발해인프라 컨소시엄에 5590억 원에 매각하는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보령LNG터미널은 SK이노베이션과 GS에너지가 합작 설립해 운영 중인 사업 법인이다. LNG 탱크 7기, LPG 탱크 1기, 접안부두 2서을 갖추고 있다. LNG 저장용량은 140만KL, 연간 처리가능 물량은 총 700만 톤으로 국내 민간터미널 가운데 최대 규모다.
회사는 2024년 11월 SK의 비상장 자회사 SKE&S를 흡수합병하면서 자산 100조 원 규모의 에너지 기업의 출범을 알렸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9월 발전자회사 ‘나래에너지서비스’, ‘여주에너지서비스’의 전환우선주 발행을 골자로 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3조 원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사업 계열사 SK엔무브, 석유제품 거래 계열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석유제품 탱크 운영사 SK앤텀 등 알짜 계열사들을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또다른 계열사 SK온에 합병시키며 힘을 실었다.
SK온은 자체적으로도 차입금 감축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SK온의 미국 법인 블루오벌SK는 2025년 12월 보유한 켄터키주 공장과 토지, 유형자산 등을 2026년 3월 말 포드에 처분할 예정이다. 그 대가로 블루오벌SK는 포드가 보유한 회사지분 50%를 소각하기로 했다.
블루오벌SK는 SK온과 포드가 각각 절반씩 출자한 북미 배터리 합작사로 양측은 합작운영 구조를 개편하고 사업 협력 규모를 축소하는 데 합의했다.
켄터키주 공장 처분에 따라 관련 자산과 차입이 포드 측으로 넘어갔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SK온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기존 20조9천억 원에서 15조 원으로 감소하고 이에 따른 이자비용 절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자회사 SK플래닛의 판교사옥 ‘SK-P타워’는 2025년 11월28일 SK리츠에 3607억 원에 매각됐다. SK텔레콤은 판교사옥 지분 59.8%를 보유하고 있어 2157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SK텔레콤의 완전자회사 SK스토아의 양맹석 대표이사는 2025년 10월 사내 공지를 통해 “조만간 회사 매각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스토아는 SK브로드밴드 T커머스 사업부가 2017년 물적분할돼 세워진 회사로, 텔레비전과 온라인 유통사업을 한다.
SK텔레콤은 2025년 4월25일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 주식 1081만8510주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전량 매각했다. 해당지분은 2019년 10월 카카오와 3천억 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으로 취득한 것이었다.
SK텔레콤은 매각 대금을 SK브로드밴드 지분 24.8% 인수에 보태기로 했다. 회사는 2024년 11월 태광그룹, 미래에셋그룹으로부터 해당 지분을 1조1500억 원에 매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회사는 2024년 말 SK커뮤니케이션즈, F&U신용정보, 손자회사 SK엠앤서비스를 국내 최대 인력파견 전문기업 삼구이앤씨에 매각했다. 매각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지주사 SK는 2025년 12월 SK실트론 지분 70.6%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두산을 선정했다. 예상 매매가격은 4조 원 안팎으로 전해진다.
이에 앞서 SK는 2025년 3월31일 SK스페셜티 지분 85%를 2조7천억 원에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회사로 삼불화질소(NF3), 육불화텅스텐(WF6) 제조 분야 시장점유율 세계 1위 기업이다.
김한이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조 원 이상의 순부채가 감소하고 주주환원을 위한 재원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다.
베트남 현지 기업 투자지분도 정리수순을 밟았다. SK의 자회사 SK인베스트먼트비나2(SK Investment Vina Ⅱ PTE.)는 2025년 8월 베트남의 관광 중심 재벌 빈그룹 지분 6.05%의 매각 작업을 완료했다.
SK그룹이 빈그룹 지분을 취득한 지 6년만이었다. 매각 상대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매각 규모는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SK인베스트먼트비나2는 2024년 11월 베트남 유통기업 마산그룹 주식 일부를 2억 달러에 매각했으며 마산그룹 자회사 원커머스 지분 7.1%도 마산그룹 측에 매각했다.
이밖에 SK네트웍스가 2024년 8월 SK렌터카 지분 100%를 8200억 원에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넘겼다.
최태원의 사촌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는 2025년 10월1일 부동산 개발·운영 자회사 SK디앤디 지분 31.27%를 742억 원에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넘기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 ▲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25년 1월1일 오전 서울시청 인근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을 기리고 있다. <연합뉴스> |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 신설로 그룹사 보안 강화
최태원은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를 계기로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그룹의 정보보호 체계를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SK그룹은 2025년 4월 SK텔레콤에서 유심 해킹 사고가 발생하자 5월14일 그룹 내 계열사의 보안 리스크를 사전에 감지·차단하고, 보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독립형 전문기구인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원회 위원장은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직접 맡았고, 윤풍영 SK AX 사장을 실무를 책임지는 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위원회에는 거버넌스 위원장, SK주식회사,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전략위원회 멤버사와 SK네트웍스, SK브로드밴드, SK스퀘어 등 B2C 멤버사가 참여하고, 학계와 산업계 등 외부 보안 전문가를 위촉했다.
위원회는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주식회사 등의 사이버보안담당 임원 중심으로 정보보호혁신팀을 운영하고, 주요 멤버사들의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와 법무·컴플라이언스 담당 조직과도 연계해 세부 과제들을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모의 침투 테스트(모의 해킹)를 비롯 SK텔레콤 및 관계사 대상 고객정보 보호 강화, 거버넌스·식별·보호·탐지·대응 등 종합 컨설팅 시행, 보안 기술 투자 등을 추진한다.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
최태원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를 위해 이사회 중심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은 2024년 11월12일 각 관계사 이사회의 역할을 ‘경영진에 대한 관리·감독’으로 강화하는 ‘이사회 2.0’ 도입한다고 밝혔다.
앞서 SK그룹은 같은 달 7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이사회 2.0을 주제로 ‘SK 디렉터스 서밋 2024’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최태원을 포함해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과 SK그룹 관계사의 사외이사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사회 2.0은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효율적 대응을 위한 이사회의 진화, 발전 방향을 의미했다.
서밋 참석자들은 거버넌스 체계 고도화를 위한 이사회 2.0을 메인 주제로 논의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앞으로 이사회가 중장기 전략 방향 설정, 경영진의 의사 결정에 대한 교차 검증, 경영활동에 대한 사후 감독 등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SK그룹은 그동안 이사회의 독립성에 상당한 성과를 거둬왔다. 이는 안건 통과 수치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2022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2021년 5월1일부터 2022년 4월30일까지 SK그룹 계열사 이사회에서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22건으로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많았다. 2위인 태광그룹(6건)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난다.
이는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고 의사결정 구조를 다양화하는 등 이사회 본래의 취지에 부합해 사업 방향에 대한 적합성을 높이고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이사회 중심 경영 취지가 수치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SK그룹은 2022년 11월 이같은 이사회 중심 경영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이사회의 전문성과 역량을 제고하도록 사외이사 후보군을 구성하고 이사회 업무지원 포털을 구축하기로 했다. 사외이사 모임인 ‘디렉터스 서밋’도 정례화한다.
이런 움직임에는 독립경영이 가능한 수준으로 이사회 역량을 혁신하라는 최태원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른바 ‘거수기’로 이용되는 종전의 일반적인 이사회와는 근본적으로 달리 가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SK는 2022년 2월 SK그룹의 주요 관계사 사외이사들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경영진이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 세미나도 진행했다.
SK그룹의 주요 관계사 사외이사들이 최근의 글로벌 경영 트렌드를 파악해 효율적이고 독립적인 경영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블랙록은 운용하는 자금 규모가 10조 달러(1경2조 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매년 투자자에게 ESG경영에 대한 관심을 강조하는 CEO 투자서한을 보낼 정도로 글로벌 ESG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원신보 블랙록 아시아지역 총괄 투자스튜디어십팀 본부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예전부터 강조해온 ‘사회적가치 추구 경영’은 ESG경영과 궤를 같이 하며 시장으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원신보 본부장은 “투자자들은 E(환경)와 S(사회)만큼 G(거버넌스) 리스크를 중시하는데 SK그룹 이사회가 잘 관리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쌓는다면 SK그룹은 ESG를 중심으로 한 투자 흐름의 수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태원은 각 계열사 CEO들이 책임지고 결정을 해야 한다면서 회장도, CEO도 잘못된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사회를 통한 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최태원은 2021년 6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SK 등 계열사 13곳의 사내외 이사들과 ‘거버넌스 스토리 워크숍’을 열고 지배구조 혁신을 위한 토의를 진행했다.
거버넌스 스토리는 ESG경영에서 G에 해당하는 지배구조(거버넌스)를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혁신하는 과정과 전략을 뜻한다.
최태원은 2021년 10월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화상으로 열린 제3차 거버넌스 스토리 워크숍에서 “거버넌스 스토리의 핵심은 지배구조 투명성을 시장에 증명해 장기적 신뢰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앞으로 사외이사들이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기업설명회에 참석해 시장과 소통하고 내부 구성원들과도 소통을 많이 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SK와 계열사들은 세 차례 논의 끝에 이사회가 독립된 최고 의결기구로서 권한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를 혁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경영진 감시와 견제를 위해 사외이사들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외이사의 역량을 높이고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이사 후보를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이에 따라 2021년 말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 평가와 보상을 각 계열사 이사회에서 진행토록 했다.
염재호 SK 이사회 의장은 2021년 12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이사회는 능력 있는 젊은 인재 발탁은 물론 CEO 평가 방식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며 “이제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 ▲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2011년 6월9일 SK이노베이션 대덕 글로벌테크놀로지 내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 1호라인을 찾아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가운데)과 함께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한 배터리 모듈을 살펴보며 김형욱 SK이노베이션 배터리공장장으로부터 배터리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 |
△‘경영의 기본기’ 강화, 인공지능에 투자 확대
SK그룹 고위경영진들은 2024년 6월28~29일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SK경영관리시스템 정신을 기반으로 한 운영개선(Operation Improvement, O/I) 등 ‘경영의 기본기’를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구체적으로는 수익성 개선, 사업구조 최적화, 시너지 창출 등으로 2026년까지 80조 원의 재원을 확보해 AI·반도체 등에 투자하고 주주환원에 활용키로 했다.
또한 운영 개선을 통해 3년 동안 30조 원의 잉여현금흐름을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연간 103조 원을 투자하는데 이 가운데 HBM 등 AI 관련 분야에 82조 원을 집중 투입한다. SK텔레콤, SK브로브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 동안 3조4천억 원을 투자한다.
계열사 사이의 인공지능, 반도체 가치사슬에 관련한 시너지 강화를 위해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위원회’를 신설하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위원장을 겸하도록 했다.
또한 경영전략회의에서 앞으로 중복투자 해소 과정에서 전체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각 사별로 단계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최태원은 미국 출장일정을 소화하느라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AI 밸류체인 강화와 에너지솔루션 분야에서 성장기회를 역설했다.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질적 성장을 주문했다.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3년 내 그룹 부채비율 100% 이하로 개선하겠다는 목표에는 불확실성이 내재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반도체, 배터리 중심의 대규모 투자계획과 관련 자금소요를 감안하면 여전히 영업현금 창출을 통한 차입금 감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부산 엑스포 유치 노력
최태원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의 개최지로 부산이 선정될 수 있도록 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을 맡으며 발로 뛰었다. 하지만 결국 큰 표차이를 보이며 유치에 실패했다.
부산광역시는 2023년 11월29일 실시된 2030 엑스포 유치 1차 투표에서 119표를 얻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게 압도적 표차로 패배했다. 부산광역시의 득표수는 29표에 불과했다.
결선투표 없이 엑스포 유치가 확정된 경우는 후보가 2개 국가밖에 없었던 2008년 투표(2015년 밀라노 엑스포 유치 투표) 이후 처음이며 3개 국가 이상이 유치전에 참여한 경우만 따지면 엑스포 유치 투표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었다.
최태원은 SK그룹 회장이자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엑스포 유치위원장을 맡아 엑스포의 부산 유치를 위해 여러 가지 활동들을 펼쳤지만 결국 유치에 실패했다.
최태원은 2023년 12월18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열심히 뛴다고 뛰었는데 결과가 이렇게 돼서 송구스러우며 패자는 유구무언”이라며 “다만 유치 활동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에 기업들이 접촉하고 개척한 것은 기업들이 계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은 엑스포 유치를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도 마지막까지 동행하며 엑스포 유치를 위해 공을 들였다. 투표 직전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박형준 부산광역시장,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 함께 마지막 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최태원이 회장으로 있는 대한상공회의소는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의 일환으로 글로벌 사회 문제 해결 플랫폼 웨이브를 공개하기도 했다.
웨이브는 환경·인권 등 글로벌 사회문제에 관심을 촉구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파이낸셜 스토리’ 재구축 추진
최태원은 ‘파이낸셜 스토리’ 전략에 따라 구축한 경영시스템을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재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금리 인상 등이 겹친 국내외 경제위기 상황에서 파이낸셜 스토리 강화 등으로 경영시스템 전반을 개선해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위기 극복은 물론 기업가치 제고도 가능하다고 바라봤다.
SK그룹 최고경영진은 2022년 10월19~21일 파이낸셜 스토리 등 경영 방향과 구체적 전략을 논의했다. 최태원은 경영시스템 2.0 구축과 파이낸셜 스토리 재구성에 박차를 가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영진은 경영시스템 2.0 구축과 연계한 SK경영관리시스템(SKMS) 업그레이드, 지배구조 혁신을 위한 이사회 역할 및 역량 강화, 2030년 RE100 달성 등을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최태원은 2022년 6월17일 ‘2022년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현재 만들어 실행하고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는 기업가치와 연계가 부족하다”며 “앞으로 기업가치 분석 모델을 기반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경영시스템 ‘SK 경영시스템 2.0’으로 업그레이드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은 이어 “기업가치는 재무성과와 미래성장성과 같은 경제적가치(EV) 외에도 사회적가치(SV), 유무형의 자산, 고객가치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돼 있다”며 “이 가운데 어떤 요소를 끌어올리고 어떤 요소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높일지 분석해 이해관계자의 더 큰 신뢰와 지지, 지속적 혁신과 성장 방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파이낸셜 스토리를 다시 구성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의 재무성과를 넘어 시장과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 성장을 가속화하자는 전략이다. 최태원이 2020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언급했으며 2021년을 ‘실행 원년’으로 선언했다.
|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8년 11월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을 승리하고 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SK와이번즈 선수들로부터 그라운드에서 헹가레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 발표 정례화, 2024년 누적성과 120조 원 육박
최태원은 SK그룹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매년 수치화해 평가해왔다.
사회적 가치란 이해관계자들이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완화하는데 기업이 기여한 가치를 의미한다.
2018년부터 발표한 SK그룹의 사회적 가치는 2023년까지 누적 120조 원에 육박한다.
SK그룹은 경제간접 기여성과(고용, 배당, 납세)를 비롯 환경성과(친환경 제품·서비스, 노동, 생산공정 중의 환경영향), 사회성과(삶의 질을 개선하는 제품·서비스, 노동, 동반성장, 사회공헌) 등 세 가지 분야의 성과를 측정한다.
2024년도의 분야별 성과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25조5058억 원, 사회성과 3조2128억 원이었으며 환경성과는 마이너스 2조9598억 원 등으로 평가했다.
합산 창출성과는 25조7588억 원으로 2023년도보다 53.6% 증가했다.
경제간접 기여성과는 고용, 배당, 납세 등이 모두 고루 증가하면서 2023년 보다 44.2% 성장했다.
환경성과는 제품·서비스에서 개선됐으나 환경(공정)에서 여전히 마이너스 성과를 보이며 2023년보다 11.8% 악화됐다.
사회성과는 노동·동반성장, 사회공헌 등에서 일부 후퇴했으나 제품·서비스가 크게 개선돼 2023년보다 13.2% 늘어났다.
최태원은 2025년 11월21일 일본 도쿄대 야스다 강당에서 개최된 도쿄포럼 2025에서 “사회적가치는 쉽게 측정할 수 없어, 사회적가치를 창출을 위한 최적의 자원배분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많은 거래 비용이 필요했고 데이터 부족 등의 한계가 많았지만, 현재는 디지털 기술과 AI라는 측정에 좋은 도구가 있다”고 강조했다.
2023년도의 분야별 성과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16조6천억 원, 사회성과 2조9천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환경성과는 마이너스 2조7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총 창출성과는 16조8천억 원으로 2022년도 창출성과보다 15% 감소한 수치였다.
경제간접 기여성과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주력 사업의 업황이 나빠져 배당과 법인세 납부액이 줄어들며 2022년보다 17% 줄었다.
환경성과는 2023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으며 사회성과 분야는 2023년보다 47% 늘어났다. 특히 사회성과 분야에서는 SK텔레콤이 개발한 보이스피싱 예방서비스로 3575억 원, SK바이오팜의 자체 개발 뇌전증 치료제가 351억 원을 창출했다.
SK그룹은 2030년까지 환경성과, 사회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서비스 개발로 현재보다 성과를 두 배이상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한 사회적 가치 성과 측정 시스템의 고도화를 위해서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일본 재계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사회적 가치의 국제 측정 표준 제정을 위한 논의도 지속한다.
SK그룹은 2022년 5월, 2021년도의 사회적 가치 성과를 발표함과 동시에 측정 산식과 데이터를 전격 공개했다.
SK에 따르면 사회적가치는 제품개발에서부터 생산, 판매, 인력, 비즈니스 파트너 협력 등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긍정 성과’(+)와 ‘부정 성과’(-)를 함께 측정한다.
구체적으로 사회적가치 화폐화 값은 베이스라인(시장평균 기준), 화폐화 단위기준(국제기구·정부·협회 등 발표지표 적용), 기여도 등 세 가지 주요 항목을 적용해 도출한다.
자사 제품·서비스가 전체 시장평균치를 초과 또는 미달하는지, 사회적가치 창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등을 따져 수치화하고 여기에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 등의 지표수치를 곱한 값으로 사회적가치 총액을 산정한다.
SK그룹은 산식과 데이터 등은 공공재 성격이 강한 만큼 영업기밀이 아닌 이상 이해관계자와 다른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1년 12월1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
△SK그룹 바이오·제약사업 육성
최태원은 SK그룹의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바이오·제약 분야를 점찍고 적극 육성하고 있다.
최태원은 수익성이 보이지 않을 때부터 바이오 사업을 적극 지원하며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키워왔는데, 그 결과 신약 개발에서 바이오의약품 생산까지 자체 역량을 갖추게 됐다.
SK그룹은 2030년까지 신약 개발에서 의약품 생산, 마케팅까지 모든 부분에서 자체 역량을 갖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신약을 개발하면 SK팜테코가 이를 생산하고 SK라이프사이언스가 제품을 판매하는 구조를 갖췄다.
앞서 SK그룹은 1993년 SK에너지 대덕연구소에 신약개발연구팀을 만들어 제약바이오사업에 발을 들였다.
최태원은 2030년에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중심축으로 세운다는 장기목표를 설정하고 2002년부터 바이오 사업 육성에 속도를 냈다.
2007년 SK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에도 신약개발 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면서 단기 실적 압박을 받지 않고 장기적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줬다. 2011년에는 신약개발사업부를 분할해 자회사 SK바이오팜을 세우며 본격적으로 바이오 사업 투자를 강화했다.
2020년 1월에는 SK가 의약품 위탁생산(CMO) 완전자회사 SK팜테코를 공식 출범시켰다.
SK바이오팜은 주로 중추신경질환과 관련된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데 주력 매출원인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유럽에 이어 동북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2025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41호 신약으로 허가 받고, 12월에는 중국에서도 품목 허가를 받았다. 일본에는 같은 해 9월 파트너사 오노약품공업을 통해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2026년 상업화가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은 방사선의약품(RPT)를 내세워 의약품 가운데 가장 큰 시장인 항암제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2024년 홍콩에서 후보물질 ‘SKL35501’을, 2025년 11월 미국으로부터 후보물질을 사들였다.
최태원은 SK그룹의 첫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가 2008년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출시가 좌절됐을 때 오히려 바이오 사업 투자를 늘리고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했다.
최태원은 2016년 6월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1993년 신약 개발에 도전한 뒤 실패도 경험했지만 혁신과 패기, 열정으로 여기까지 성장해 왔다”며 “글로벌 신약 개발 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이 예상됐던 일이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를 지속해왔다”고 구성원들을 다독였다.
SK팜테코는 상장, 인수합병 등을 통해 세계 10위권 의약품 위탁생산(CDMO)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5년 12월 제약 업계에 따르면 SK팜테코는 미국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의 원료의약품의 생산거점을 한국 내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일라이릴리 본사 직원들이 SK 세종 공장을 방문해 2주간 설비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기간은 5년이며 계약규모는 1조~2조 원 사이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전 세계적인 수요로 품귀 현상을 빚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젭바운드, 위고비 등과 같은 비만 치료제를 생산하는 것은 SK팜테코가 처음이다.
앞서 SK는 2020년 1월 SK바이오텍과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엠팩 등 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을 하는 3개 법인을 통합해 ‘SK팜테코’를 세웠다. 엠팩은 SK가 2018년 국내 바이오업계 인수합병 사상 최대 금액인 7천억~8천억 원에 인수한 미국 바이오제약 위탁생산 기업이다.
SK는 2022년 1월 SK팜테코를 통해 미국 유전자세포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CBM에 3억5천만 달러를 투자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를 토대로 합성의약품 위탁생산에서 매출 1조 원, 유전자세포 위탁생산에서 매출 1조 원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5년까지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주요 거점별로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해 기업가치를 10조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SK팜테코는 2022년 6월 아일랜드에 있는 법인의 생산시설 증설에 35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2021년 3월 인수한 프랑스 유전자세포치료제 위탁개발생산 업체 이포스케시도 생산시설 투자 후 2024년부터 본격 가동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SK팜테코의 매출은 2017년 1094억 원에서 2022년 9070억 원으로 늘었다. 원료의약품부터 세포유전자치료제까지 사업을 확대해 2026년 매출 20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SK팜테코는 2022년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2022년에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를 추진하고 기업공개 계획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애초 계획보다 기업공개 일정은 다소 늦어지고 있다.
SK는 2023년 7월18일 SK팜테코의 상장 전 투자유치 우선협상대상자로 브레인자산운용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투자 유치 규모는 약 5억 달러(약 6300억원) 수준이다.
이후 2023년 9월 말 SK팜테코는 브레인자산운용과 상장 전 투자유치를 위한 거래조건을 확정하고 본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4조 원으로 책정됐고 2028년까지 미국 증시 상장이라는 조건이 걸렸다.
|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02년 6월22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2002 한일 월드컵의 한국 대표팀 8강 경기의 응원전에 함께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
최태원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여러 차례 동행했다.
최태원은 체코(2024년 9월), 중앙아시아 3개국(2024년 6월), 네덜란드(2023년 12월) 등의 순방행사에 윤석열 대통령과 동행했다.
최태원은 2022년 9월 일본을 방문한 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일정에 맞춰 미국으로 이동해 부산엑스포 유치 등을 위한 활동을 벌였다. 같은 해 7월 미국 방문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미국을 찾은 것이다.
이후 2023년 부산 엑스포와 관련된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에도 함께해 최종 투표 날까지 자리를 지켰다.
앞서 2021년 가을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일정 가운데 헝가리 국빈방문에 동행했다.
최태원은 2021년 11월3일 코트라, 헝가리 수출청·투자청과 함께 ‘한국과 비세그라드그룹(헝가리,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의 미래 전략산업 협력’을 주제로 비즈니스포럼을 개최했다.
2021년 봄에는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일정에 동행했다. 주요 경제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최태원만 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동행해 한국과 미국 사이 실질적 경제협력 방안 논의에 앞장섰다.
2021년 5월21일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문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3대 산업의 대미 투자를 확대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환경보호 등 지역사회 중심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했다.
최태원은 다음날인 5월22일 문 대통령과 함께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전기차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2021년 6월2일 최태원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하고 재계의 적극적 협조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 인적분할
최태원은 2021년 11월1일 SK텔레콤을 통신사업회사 SK텔레콤과 투자전문 중간지주회사 SK스퀘어로 인적분할했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등 비통신사업 계열사들을 지배하게 됐다.
그동안 기간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 체제에서는 전기통신사업법상 기업인수 등을 위한 투자에 제한을 받았다. 이에 SK텔레콤의 자회사 SK하이닉스나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을 둔 SK쉴더스, 원스토어, 11번가 등 플랫폼 기업의 덩치를 키우기 위한 인수합병과 투자를 적극적으로 수행하지 못했다.
게다가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보유 요건을 규정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사(SK)의 손자회사(SK하이닉스)가 자회사를 거느리려면 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기업 인수합병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인수할 기업의 지분을 모두 사들여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투자전문 중간지주회사 SK스퀘어를 출범시킴으로써 이와 같은 제한을 적용받지 않게 되어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다른 자회사의 성장에도 필요한 기업 인수합병 또는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SK스퀘어는 분리 독립 이후 SK텔레콤, SK하이닉스와 'SK ICT 연합'을 이루고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사피온을 세우는 등 사업 확대에 나섰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원스토어, SK쉴더스, 11번가, 콘텐츠웨이브, 티맵모빌리티 등을 자회사로 두고 기업가치 증대와 상장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SK스퀘어는 인수합병 전문가인 박정호 부회장이 초대 대표로 선임했고 2022년 연말 인사에서 투자전략 전문가인 박성하 사장을 2대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다만 SK스퀘어는 여전히 SK하이닉스와 관련한 지배구조 문제를 안고 있다.
2021년 12월30일부터 시행된 개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간지주사인 SK스퀘어는 상장 자회사 SK하이닉스의 지분 3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SK스퀘어는 2024년 9월 말 기준으로 SK하이닉스 지분을 20.07%만 들고 있다.
|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0년 7월6일 이천서브포럼 사내 홍보를 위해 '최태원 클라쓰'라는 제목으로 유머와 예능코드를 가미한 영상에 출연했다. < SK > |
△‘BBC’ 배터리·바이오·반도체 분야 대규모 투자계획
최태원은 SK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인 배터리·바이오·반도체, 이른바 ‘BBC’를 키우기 위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SK는 2022년 5월26일 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등에 2026년까지 247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SK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중장기 투자계획을 내놓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투자 분야를 살펴보면 반도체·소재 142조2천억 원, 그린 비즈니스 67조4천억 원, 디지털 24조9천억 원, 바이오·기타 12조7천억 원 등이다.
반도체·소재 분야에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해 반도체 Fab 증설, 특수가스와 웨이퍼 등 소재·부품·장비 관련 설비 증설 등이 투자 대상이다.
그린에너지분야는 전기차 배터리와 분리막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최근 SK가 주력하는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설비를 갖추거나 글로벌 기업에 투자한다.
바이오 분야는 뇌전증 신약과 코로나19 국내 백신 1호 개발 신화를 이어갈 후속 연구개발비와 의약품위탁생산시설(CMO) 증설 등에 투자하며 디지털 분야는 유무선 통신망과 정보통신 콘텐츠 개발 등에 주로 투자한다.
SK그룹은 성장동력을 찾고, 이를 키워나가는 주체는 결국 인재라고 보고, 고용 창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SK그룹은 2026년까지 5년간 5만명을 채용키로 했다.
△수소사업 육성에 힘 실어
최태원은 수소사회 구현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협의체인 ‘코리아H2비즈니스서밋’에 참여하고 있다. SK는 포스코, 현대자동차와 함께 코리아H2비즈니스서밋의 공동 의장사를 맡았다.
코리아H2비즈니스서밋은 2021년 9월 결성된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민간기업 협의체다. 현대차그룹, SK그룹, 포스코그룹 등 의장사 3곳을 포함해 롯데그룹, 한화그룹, GS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두산그룹, 효성그룹, 코오롱그룹, 삼성물산, LG화학 등 17개 기업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코리아H2비즈니스서밋은 2023년 6월14일 2차 총회를 열고 ‘글로벌 수소 경제 선도를 위한 서밋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2030년 탄소 배출 감축량의 10% 이상을 수소를 통해 달성하고, 2050년에는 이 비율을 25%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코리아H2비즈니스서밋 2차 총회에는 17개 회원사 가운데 16개 회원사의 최고경영진이 참석해 수소 산업에 대한 투자 의지를 밝히고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SK그룹에서는 최재원 SK그룹 부회장이 참석했다.
코리아H2비즈니스서밋은 2022년 7월6~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5천억 원 규모의 수소펀드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참여 기업들은 앞으로의 수소사업 비전과 투자계획을 공유키로 했다. 다수 글로벌 투자사의 고위급 인사들도 참여해 연설과 패널토론 등을 진행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와 뉴욕주연기금(NYSCRF), 런던연기금(LGPS)의 고위급 인사들도 참여했다.
앞서 코리아H2비즈니스서밋은 2021년 9월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총회를 열고 출범했다.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민간기업 주도의 협력을 추진한다.
최태원을 포함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 등이 총회에 참석했다.
SK그룹은 지주회사 SK를 필두로 대표적 친환경에너지인 수소의 생산·공급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SK는 2020년 말 수소 생산·공급 사업을 위해 그룹의 에너지부문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SKE&S 등의 전문인력 20여 명으로 수소사업 전담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했다.
SK는 “ESG경영 가속화 작업의 하나로 수소사업을 집중 육성해 2025년까지 액화수소 28만 톤을 생산하겠다”며 “수소사업 진출은 회사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친환경으로 바꾸는 출발점의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SKE&S는 2022년 12월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고 충남 보령에 연간 25만 톤 규모의 블루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일에 착수했다. 이 외에 호주에서 탄소포집·저장(CCS), 인천에서 액화수소 플랜트 사업 등도 진행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도 하수·폐수 및 폐기물 처리 기업 EMC를 인수하고 친환경 사업모델 개발을 본격화했다.
SKE&S와 SK브로드밴드로 구성된 SK컨소시엄은 2020년 9월 새만금 산업단지에 2조1천억 원을 들여 데이터센터와 창업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사업을 맡았다. SK컨소시엄은 이 사업으로 200MW 규모의 수상태양광 사업권을 인센티브로 확보했다.
최태원은 2020년 11월24일 전북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창업클러스터 구축 및 데이터센터 유치 투자협약식에 참석해 “이번 투자는 SK그룹의 핵심 주제인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비전 제시’와 ‘ESG경영’이 잘 녹아 있다”며 “새만금이 ESG의 시작점이 되고 도약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K 주식 9200억 원어치 친족에게 증여
최태원은 2018년 11월23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등 친족들에게 SK 주식 329만 주(4.68%)를 증여했다. 모두 9228억4500만 원어치다.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타계하고 최태원이 그룹 회장에 취임한 지 20주년을 맞아 그룹 성장의 근간이 되어준 형제 등 친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라고 최태원은 설명했다.
이번 증여로 최태원의 SK 지분율은 22.93%에서 18.29%로 줄어들었다.
최태원은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에게 가장 많은 주식(166만 주, 2.36%)을 증여했다.
최태원은 1998년 최종현 선대회장이 타계했을 때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자신의 상속분을 포기하고 최태원에게 힘을 실어준 것을 늘 고맙게 생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은 종종 “동생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밖에 최태원은 사촌형인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가족에게 모두 49만6808주, 사촌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그의 가족에게 83만 주를 증여했다.
최태원은 이날 최종현학술원에 SK 주식 20만 주(0.28%)를 출연했다. 최종현학술원은 최종현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최태원이 설립한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최태원은 2018년 10월에도 20만 주를 이 재단에 내놨다.
최태원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도 최태원의 취지에 공감해 SK 주식 13만3332주(0.19%)를 친족들에게 증여했다.
SK 관계자는 “이번 증여에도 최 회장 중심의 SK그룹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에게만 SK 지분을 증여하지 않은 것을 놓고 이번 증여가 친족들의 화합을 다지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최창원 부회장은 이미 SK디스커버리 등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SK나 SK 관련 계열사들에 대한 추가 지분 확보가 필요하지 않다.
|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6년 12월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
△인수합병 통한 사업 확장
최태원은 자체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인수합병 등을 통해 신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분야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에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했으며 다음해에는 국내 파운드리업체인 키파운드리를 인수했다.
2021년 9월9일 에너지 사업을 하는 자회사 SKE&S을 통해 약 7천억 원을 투자해 미국 에너지솔루션 기업 KCE 지분 95%를 인수했다.
KCE는 2016년부터 미국에서 그리드솔루션 사업을 추진해 3GW(기가와트)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드솔루션은 송전망과 배전망에 연계된 에너지저장장치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전력공급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에너지 분야 신산업이다.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공급은 날씨와 시간에 따라 변동이 심한 특성이 있지만 그리드솔루션을 활용하면 전력공급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지주사 SK도 기업 인수합병을 활발히 진행했다.
SK는 2021년 4월15일 급속충전기 제조업체 '시그넷이브이' 지분 55.5%를 2930억 원에 인수했다.
시그넷이브이는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미국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50%를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SK는 시그넷이브이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급속충전소를 구축해 전기차 충전 시장을 선도하고 친환경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는 2021년 1월에는 전기차, 수소차 등의 필수 부품으로 꼽히는 실리콘카바이드(탄화규소) 전력반도체를 생산하는 예스파워테크닉스 지분 33.6%도 인수했다.
이 밖에 SK텔레콤은 2018년 5월 ADT캡스(현 SK쉴더스), SK브로드밴드는 2019년 2월 유료방송사업자 티브로드를 각각 인수했다.
SK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도 기업 인수합병이 있었다.
SKC는 2019년 6월13일 2차전지용 동박 생산기업 KCFT를 인수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업체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KCTF 지분 100%를 1조2천억 원에 사들였다. KCTF는 2020년 4월 회사이름을 SK넥실리스로 바꿨는데 글로벌 동박 시장에서 점유율 7.4%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SK는 2018년 11월 전기차배터리 부품인 동박을 제조하는 중국 1위 기업 왓슨 지분을 확보하는 데 2700억 원을 투자했다. SK는 왓슨 지분 30% 가까이를 확보해 2대주주에 올랐다.
해외투자도 많이 이뤄졌다.
SK그룹은 2018년 8월 SK동남아투자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10월 베트남 시가총액 2위인 마산그룹에 5300억 원을 투입해 9.5%의 지분을 확보했다. SK그룹과 마산그룹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베트남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발굴과 전략적 인수합병 등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SK동남아투자법인은 2019년 5월 또다른 베트남 기업 빈그룹 지분 6.1%를 확보하는 데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SK는 2018년 5월 미국 셰일가스 이송·가공 회사인 '브래저스 미드스트림홀딩스'에 2700억 원, 같은 해 4월 동남아 최대 승차공유 업체 그랩에 810억 원을 투자했다.
SK그룹이 정리한 계열사도 있다.
SK그룹의 중국 지주사인 SK차이나는 2021년 8월 SK렌터카 지분 전량을 중국도요타에 매각했다. SK그룹은 2011년 금호그룹으로부터 금호렌터카를 인수하고 중국 렌터카 시장에 진출했는데 10년 만에 중국 렌터카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SK차이나는 2021년 6월 베이징 SK타워 건물도 팔았다.
2021년 2월에는 SK텔레콤이 보유한 SK와이번스 야구단 지분도 전량 매각했다.
SK는 2018년 12월28일 한앤컴퍼니에 SK해운을 1조5천억 원에 매각하며 36년 만에 해운업에서 손을 뗐다.
SKC는 2020년 10월 화장품소재 기업 SK바이오랜드를 현대백화점에 넘겼다. 2022년 9월에는 필름사업을 분할해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SKC 자회사 SK텔레시스는 통신사업을 매각했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12월 플랜트사업부문을 분할매각했고, SK케미칼은 2021년 10월 엔지니어링플라스틱(PPS) 사업을 HDC현대EP에 넘겼다.
그룹 차원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기조에 맞춰 전통적인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줄이고 친환경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지오센트릭(옛 SK종합화학) 매각을 추진하다가 철회한 적도 있다.
△일가 합의로 SK그룹 회장에 추대
최태원은 가족 사이 합의에 따라 SK그룹 회장이 됐다.
최태원은 SK그룹 오너 가족 사이 연대를 중요시한다. SK그룹 오너 가족은 분쟁이 없는 재벌가로 유명하다.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가족과 최종현 선대회장의 가족 사이에 두터운 신뢰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최종건 창업주는 최태원의 아버지인 최종현 선대회장의 형이다.
1998년 8월26일 최종현 선대회장이 유언 없이 갑작스레 별세함에 따라 SK그룹이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에 휩싸일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장례를 치른 뒤 최종건 창업주의 아들들과 최종현 회장의 아들들이 한자리에 모여 앉았다.
당초 SK그룹의 경영권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던 최종건 회장의 장남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이 큰 결심을 했다. 최윤원 회장은 “우리 가운데 태원이가 가장 뛰어나다”며 최태원을 후계자로 추천했고, 만장일치로 최태원이 경영권을 승계하게 됐다.
최종건 창업주의 아들인 최윤원 회장,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과 최태원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모두 상속포기 각서를 썼다.
최종현 회장이 세상을 떠나고 정확히 일주일 뒤인 1998년 9월2일 최태원이 서른여덟의 나이로 SK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SK그룹이 걸어온 길
SK그룹의 모태는 최종건 창업회장이 설립한 선경직물이다.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은 최태원의 큰아버지로 1953년 한국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선경직물 공장을 사들여 공장을 새로 지은 뒤 한국을 대표하는 섬유회사로 키워냈다.
선경직물은 처음에는 폐허에 남아있던 낡은 직기 부품을 수집, 조립해 만든 고물 직기 4대로 시작했는데 불과 5년 만에 신형 직기 1천 대를 돌리는 직물공장이 됐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1962년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경제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귀국한 동생 최종현(최태원의 아버지)을 선경직물 경영에 합류시켰다. 같은 해 선경산업을 설립하고 1970년 선경산업과 선경직물을 합병해 선경그룹을 세운 뒤 회장에 올랐다.
이어 1972년 서해개발(현 SK임업)을 설립해 산림개발 사업을 시작했고, 1973년 워커힐을 인수해 선경개발 워커힐로 회사이름을 바꾸고 호텔 사업으로 발을 뻗었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1973년 선경유화와 선경석유를 세워 정유업에 진출했지만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최종건 창업회장이 1973년 별세하자 그와 함께 그룹을 이끌었던 최종현 회장이 회사 경영을 맡았다.
최종현 2대 회장은 석유 값이 크게 오르는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직접 에너지를 개발하자는 생각으로 에너지 사업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했다.
최종현 회장은 1980년 정부로부터 대한석유공사(유공)를 인수해 선경그룹의 주력 사업체로 키워냈고, 1989년부터는 통신업에 진출해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했다.
최종현 회장은 1990년대에 통신 사업과 함께 제약바이오 사업의 잠재력에 주목해 신약개발 산업의 최전선인 미국 뉴저지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국내에 별도의 연구팀을 구성하는 등 SK그룹 바이오 사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최종현 회장이 1998년 별세한 뒤 최태원이 30대에 그룹을 물려받아 SK그룹을 20년 넘게 이끌어오고 있다.
선경그룹은 1998년 회사이름을 SK로 바꿨다.
최태원은 2012년 SK텔레콤을 통해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를 인수해 반도체 사업을 SK그룹에 추가했다.
SK그룹은 2022년 국내 재계 순위 2위로 올라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5년 5월 발표에서도 2위 자리를 유지했다.
2025년 5월 발표 기준 SK그룹의 계열회사 수는 198개, 자산총액은 362조9620억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