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도시정비 강자 위상 회복을 노리는 GS건설이 강북권 도시정비 ‘최대어’ 성수 1지구 무혈입성 가능성을 높였지만 격전지 압구정에서는 한 발 물러섰다.
허윤홍 대표이사 사장은 도시정비 사업 확장 과정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계산된 이탈’로 읽힌다.
| ▲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성수 1지구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
23일 압구정 3구역과 5구역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GS건설은 이날 열린 두 곳의 현장설명회에 모두 불참했다. 통상 재개발·재건축 조합 현장설명회는 불참하면 입찰 참여가 불가능하다.
GS건설이 도시정비 업계 격전지 압구정에서 발을 뺀 것이다. 지난 12일 열린 압구정 4구역 현장설명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압구정 재건축 구역 사업비 규모가 모두 ‘조 단위’여서 당초 대형 건설사 GS건설 참여도 점쳐졌다.
그만큼 GS건설이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성수 1지구 재개발사업 시공권 확보에 집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성수 1지구 재개발은 2조1540억 원으로 성수 1~4지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강북을 통틀어 올해 도시정비 최대어로 꼽힌다.
GS건설은 지난 20일 마감한 성수 1지구 재개발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당초 참여가 점쳐진 현대건설은 불참해 재공고 이후 GS건설이 또다시 단독 응찰하면 시공권은 수의계약을 통해 GS건설에 돌아갈 수 있다.
GS건설은 성수 1지구 입찰 보증금 1천억 원을 입찰 마감 하루 전인 지난 19일 미리 내고 단지명은 ‘리베니크 자이’로 제시하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무리해서 도시정비 전선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도 보인다.
압구정 3~5구역은 일찌감치 다른 대형 건설사가 입찰 참여를 공식화해 GS건설이 발을 들였을 때 수주전 경쟁이 불가피하다.
압구정 4구역에는 삼성물산이 건설업계에서는 드문 책임준공 확약서를 제출할 가능성도 나온다. 책임준공 확약서는 건설사가 기한 내 공사를 완료하겠다고 금융기관에 약속하는 문서로 지키지 못할 때 법적 책임이 따른다.
압구정 5구역에는 DL이앤씨가, 5구역과 3구역 모두에는 현대건설이 도전장을 내고 임직원 도열 인사를 진행했다.
| ▲ (위쪽부터) 삼성물산 임직원이 압구정 4구역에서, DL이앤씨 임직원이 압구정 5구역에서, 현대건설 임직원이 압구정 5구역에서 출근길에 나서는 조합원에 인사하고 있다. |
이들 건설사 모두 GS건설이 경쟁입찰에서 상대하기 까다로운 것으로 여겨진다. 재무적 여유가 크지 않아 수주전 핵심 가늠자인 금융조건에서 앞서는 조건을 내걸기 어려워서다.
GS건설 연결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234.2%로 주요 상장 대형 건설사 가운데 대우건설(284.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무보증사채 등급은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A, 안정적’이지만 DL이앤씨(AA-, 안정적)나 현대건설(AA-, 안정적), 삼성물산(AA+, 안정적)보다 낮다.
그런 만큼 허 사장이 수주 가능성이 높은 사업지에 기대를 걸고 한강변 랜드마크 단지를 확실히 세우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도 보인다.
GS건설은 주거 브랜드 ‘자이(Xi)’ 경쟁력이 높은 정비업계 강자로 여겨진다. 다만 ‘자이’의 한강변 단지는 1천 세대 이하의 ‘청담 자이’ 정도에 그쳐 현대건설이나 삼성물산, DL이앤씨 등 다른 건설사 대비 적다.
다만 허 사장이 '최대어' 압구정에서 발을 뺀 만큼 여의도와 목동 등 향후 연내 시공사 선정이 전망되는 상급지에서 수주잔고를 쌓아야 할 필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GS건설은 2월 초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8조 원어치를 새로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GS건설이 업계 최고 수주액을 기록한 2015년(8조810억 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그만큼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포부도 제시했다.
GS건설은 도시정비 수주 목표를 제시하며 압구정 4구역과 5구역, 여의도 삼부와 은하, 삼익, 목동 12단지 등 핵심지를 수주 후보군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성수 1지구에 단순한 주거단지를 넘은 100년 랜드마크를 조성할 것”이라며 “여의도와 목동 등 서울 핵심지 주요 단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