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록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이 올해 해외에서 일감을 확보하는 데 온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가파른 성장세로 다른 대형건설사를 제치고 해외 신규수주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부진한 성과를 내며 체면을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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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상록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해외 신규수주에서 부진하면서 5년 만에 처음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5년 해외에서 모두 57억6878만 달러의 일감을 확보해 모회사인 현대건설뿐 아니라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대형건설사를 제치고 해외 신규수주 1위를 차지했다.
해외 신규수주에서 2012년 9위, 2013년 4위, 2014년 2위를 기록하며 전통의 강자들을 제치고 업계 선두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지난해 이런 성장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해외에서 23억5753억 달러를 신규수주해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 현대건설에 이은 4위로 순위가 주저앉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도 부진했다. 지난해 매출 6조9406억 원을 냈는데 이는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한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성상록 부사장은 최근 현대차그룹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엔지니어링 화공플랜트사업본부장을 맡고 있었고 이번에 유일한 승진인사였던 만큼 성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성 사장은 10일 열린 현대엔지니어링 창립 기념식에서 “어려운 때인 만큼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자”며 사장 취임 소감을 짧게 말했다.
해외수주가 회복할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국내 주택경기마저 침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자 당분간 경영의 내실을 다지는데 충실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건설업계는 성 사장이 그동안 화공플랜트부문에서 쌓아온 경험을 발판 삼아 해외 신규수주 회복에 힘을 쏟을 것으로 내다본다.
성 사장은 동아대학교 공업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현대엔지니어링에 입사해 화공플랜트사업본부 영업본부장 전무, 본부장 부사장 등을 역임한 화공플랜트 전문가다.
해외 발주처와의 수주협상 일선에 나서며 영업을 진두지휘한 경험도 있어 해외 신규수주를 회복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현대엔지니어링 안팎에서 나온다. 성 사장은 2015년에 우즈베키스탄에서 3조 원 규모의 대규모 가스플랜트 공사의 계약을 따내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중동국가들은 최근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를 돌파하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플랜트 발주를 재개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동안 중동국가들과 다져온 네트워크를 활용해 올해 본격적으로 신규수주를 회복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에서 화공플랜트사업본부 사업부장을 맡고 있던 김창학 전무도 최근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화공플랜트부문에서 성 사장과 발을 맞춰 수주를 확대하는데 탄력을 주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