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멘트 본입찰이 열린다.
한앤컴퍼니와 한라시멘트 모두 시멘트산업에 투자하려는 의지가 큰 만큼 시멘트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마지막 매물인 현대시멘트 인수전을 완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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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
13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시멘트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하나금융투자 컨소시엄과 삼일회계법인이 14일 현대시멘트 본입찰을 실시한다.
시멘트업계는 한앤컴퍼니-쌍용양회 컨소시엄과 한라시멘트가 예비입찰에 이어 본입찰까지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쌍용양회와 한라시멘트 모두 해안에 공장을 둔 해안사로 분류되는 만큼 내륙사인 현대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시너지를 크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앤컴퍼니는 한앤코시멘트홀딩스를 통해 지분 100%를 확보하고 있는 대한시멘트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최근 대한시멘트의 매각주간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하고 3월 안에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융업계는 한앤컴퍼니가 대한시멘트의 상장을 통해 그동안 시멘트기업을 인수하는데 썼던 자금을 회수하는 한편 현대시멘트 인수전에 뛰어들기 위한 실탄을 확보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쌍용양회가 최근 자회사들의 매각을 추진해온 점도 투자자금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쌍용양회는 지난해 12월 말에 OCI그룹 계열사인 유니온에 자회사인 쌍용머티리얼을 801억 원에 팔았다. 1월에는 석유유통을 담당하는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쌍용에터텍을 설립했는데 매각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앤컴퍼니를 이끄는 한상원 대표의 이력을 놓고 봐도 시멘트업계의 마지막 매물인 현대시멘트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데 힘을 싣는다.
한 대표는 과거에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PE)에 근무할 당시 시멘트기업에 투자해 큰 평가차익을 거둔 경험이 있다. 한 대표는 중국 시멘트업계가 구조조정을 실시하기 전에 중국 시멘트기업 산수이시멘트를 산 뒤 회사를 되팔아 4배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한 대표는 2010년에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를 세운 뒤에도 대한시멘트와 유진기업의 광양시멘트공장(현 한남시멘트), 쌍용양회 등을 사들이며 시멘트산업에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한 대표가 현대시멘트까지 손에 넣을 경우 시멘트업계의 시장점유율을 35%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사실상 업계 독주체제를 굳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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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
하지만 이에 맞서는 한라시멘트의 인수의지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라시멘트의 지분을 99.7% 보유한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베어링PEA는 최근 현대시멘트 인수전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글랜우드PE는 애초에 한라시멘트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더이상 시멘트업계에 투자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베어링PEA가 글랜우드PE와 오랜 기간 협업해 온 점을 고려해 현대시멘트를 인수하는데 힘을 보태기로 했다.
베어링PEA와 글랜우드PE는 2015년부터 동양시멘트와 라파즈한라시멘트, 쌍용양회 인수전 등에서 함께 손발을 맞췄다.
한라시멘트가 현대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시멘트업계의 강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점도 본입찰 참여 가능성이 높은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한라시멘트는 2015년 말 기준으로 시멘트업계 시장점유율 9.5%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시멘트(7.4%)를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이 17%에 육박해 쌍용양회와 한일시멘트에 이어 업계 3위를 꿰찰 수 있다.
한앤컴퍼니-쌍용양회 컨소시엄과 한라시멘트 외에도 IMM프라이빗에쿼티(PE), 유암코(연합자산관리), LK투자파트너스-신한금융투자 컨소시엄, 현대성우홀딩스 등이 12월 말에 실시된 현대시멘트 예비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현대시멘트 매각가격은 5천~6척억 원대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