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재무 체계 세우고 투자 유치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408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안준형</a>, 인수한 티몬에서도 솜씨 보여줄까]() 
 | ▲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이사가 올해 티몬 대표이사를 겸임하게 됐다. <그래픽 씨저널> | 
 
[비즈니스포스트] 지어소프트가 티몬을 인수하며 내세운 ‘종합 이커머스’ 구상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걸림돌을 만났다.
티몬의 회생절차 후유증과 신뢰회복 지연으로 영업 재개가 무기한 연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는 올해부터 티몬 대표이사도 겸임하며 티몬의 리스크를 관리와 오아시스 마켓과의 플랫폼 시너지 극대화라는 역할을 맡았다.
◆ 티몬 인수 뒤 재개는 아직, 거래처 확보보다 중요한 건 신뢰 회복
 
티몬은 회생절차 과정에서 발생한 고객·입점업체 피해보상 문제가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
피해 규모는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아시스가 직접적으로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지만, ‘티몬’이라는 브랜드로 영업을 재개할 경우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티몬은 올해 8월 영업 재개를 예고했으나, 제휴 카드사와 관계기관에 민원이 쏟아지면서 오픈을 연기했다.
티몬 공식 홈페이지 공지에서도 “피해자 보상 절차를 우선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재개 시점을 미정으로 남겨두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티몬은 과거 입점 판매업체들에게 평균 15% 정도의 플랫폼 수수료를 받아왔으며, 거래가 활발했을 때는 연간 2조~3조 원 규모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지어소프트는 영업 재개 시 수수료율을 10%포인트 밑인 3~5%로 낮춰 입점업체와의 ‘상생형 거래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용 소비자에게는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
지어소프트 관계자는 “1조8천억 원에 달하는 피해금액을 직접 보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입점업체에는 3~5% 수준의 낮은 수수료율로 계약을 맺어 피해 복구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 티몬 인수 다음 과제는 ‘부정적 꼬리표 떼기’만이 아니다
티몬의 영업 재개가 불투명해지면서 지어소프트가 구상한 ‘플랫폼 간의 시너지’도 사실상 멈춰 있다.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12년 동안 흑자를 이어온 오아시스의 재무 안정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어소프트 관계자는 “티몬과 오아시스 마켓을 플랫폼 특화전략에 따라 별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분리운영이 규모의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비효율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오아시스 마켓은 생협 조합원과 온라인 회원을 주고객층으로 두고 친환경 농수산물과 생활용품 등 지역 기반의 직매입 상품에 집중해왔다.
이 구조에서는 외부 브랜드를 대거 유입하거나 입점 판매자를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어소프트가 ‘티몬’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기보다 오아시스 마켓과의 통합 브랜드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티몬이 보유한 고객 DB와 입점업체 네트워크, 상품의 다양성 등은 오아시스 마켓 플랫폼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통합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오아시스 마켓이 티몬 브랜드의 ‘리스크’를 떠안을 경우 기존 고객의 신뢰 저하와 이탈 우려가 크다.
오아시스는 출범 초기부터 ‘생협 탈을 쓴 기업’이라는 정체성 갈등을 겪었던 기업으로, 대형 오픈마켓인 티몬과 플랫폼을 결합은 생협 업계의 반발이 다시 불러올 가능성도 높다.
 
결국 
안준형 대표가 ‘오아시스의 안정성’과 ‘티몬의 확장성’을 조화롭게 관리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 안준형, 오아시스 시스템 기반 마련한 뒤 외부 투자 유치 노력
안준형 대표는 오아시스의 시장 주목도를 높이는 동시에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한 시스템 기반을 다져왔다. 
그가 대표로 취임한 2022년부터 오아시스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안 대표는 회계사 출신의 경영 전문가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EY한영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며 재무·회계 시스템 전반을 경험했다.
2018년 오아시스와 지어소프트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될 당시만 해도 월말 결산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던 오아시스의 재무 체계를 직접 세워나갔다.
단순한 재무관리자 역할에 그치지 않고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한 인프라를 처음부터 설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 유치를 위해 IR 부서도 새로 조직했다.
당시만 해도 오아시스는 시장의 관심 밖이었고 IR인력을 모집하기 위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자들을 본사로 불렀지만 단 한 명도 찾아오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안 대표는 이런 환경을 개선하며 2020년 4월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526억 원 규모의 첫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그 뒤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머스트벤처스 등 외부투자자의 추가 투자도 이끌어내며, 오아시스의 기업 가치를 1조1천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투자 인프라를 조성한 뒤 2022년 오아시스 대표로 취임하면서 오아시스 IPO(기업공개)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희망 공모가 3만 원대, 시가총액 1조 원 규모를 목표로 삼았다. 
다만 공모가 수준에 미달하는 가격이 형성되고 주식시장이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시장의 저평가 우려로 1개월 만에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안 대표는 티몬 인수와 오아시스의 외형 확장도 총괄했다.
티몬 인수 작업에 돌입하면서 ‘농수산물 직거래’ 중심의 오아시스 마켓 한계를 넘어 종합 상품몰로 도약하겠다는 전략 의지를 드러냈다.
인수 이후에는 전용 물류센터 확충을 위해 약 500억 원 규모의 물류망 투자 계획도 내놨다. 안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