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이사가 2023년 2월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오아시스 기업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아시스> |
△기업공개(IPO) 다음으로 미뤄
안준형은 오아시스의 기업공개(IPO)를 적극 추진했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오아시스는 2023년 2월13일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공모가격이 기대치보다 낮게 나오자 자진철회한 것이다.
오아시스는 지난 2023년 1월12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친환경, 유기농 상품을 주력 판매하는 기업으로서 성공적 기업공개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희망공모가는 3만 원대(3만500원~3만9500원)였다. 희망공모가 기준 목표 시가총액은 1조 원대로, 수요예측일(2월7일), 공모 청약일(2월14일)을 거쳐 2월23일에 상장될 예정이었다.
앞서 오아시스는 2021년 5월 NH투자증권 및 한국투자증권과 대표주관계약을 맺고 상장 작업을 본격화했다.
당시 얼어있던 증시 분위기가 결정적 장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는 희망공모가를 3만 원대로 설정했으나 수요예측일에 기관투자자들은 2만 원대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수요예측 결과에도 오아시스 이사회는 2023년 2월 초 최종적으로 상장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오아시스 이사회는 3명의 사내이사, 3명의 사외이사, 3명의 기타비상무이사 등 모두 9명으로 이뤄져 있다.
기업공개를 통해 투자재원을 마련해 외형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때문으로 보인다.
안준형은 2023년 1월27일 언론 인터뷰에서 기업공개 도전을 두고 "앞으로 오아시스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준형은 언론을 통한 홍보에 주력했다.
안준형은 2023년 2월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오아시스 기업설명회에서 "코스닥 상장을 통해 오아시스의 인지도를 높이고 기존 사업 역량 강화와 신규 비즈니스 진출을 바탕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또 흑자를 내는 '독자적 물류 솔루션'을 바탕으로 기존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신사업에도 진출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하지만 오아시스는 결국 기업공개를 자진철회했다.
2023년 초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시장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주식시장도 얼어붙었다. 기업공개에 따른 이득은커녕 자칫 주가 폭락으로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오아시스는 2023년 2월 상장 시도 철회를 두고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이사 선임
안준형은 2022년 1월 오아시스 최고재무책임자(CFO)에서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오아시스 창업주 김영준 지어소프트 대표이사의 ‘겸직문제’ 해결을 위한 조처로 보인다.
오아시스의 지주회사격인 지어소프트는 2022년 1월4일 이사회를 열어 안준형을 오아시스의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어소프트는 IT컨설팅, 인공지능(AI), 마케팅 등을 제공하는 IT전문기업이다. 1998년 8월 설립돼 2002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2022년 12월31일 기준 지어소프트의 오아시스 지분율은 55.17%에 이른다.
지어소프트와 오아시스는 지어오아시스그룹의 중추를 이루고 있다.
2022년 12월 기준 지어오아시스그룹에는 상장 회사로 지어소프트가 있고, 비상장 회사로 오아시스와 실크로드, 우리인베스트먼트, 우리에프앤비, 브이 등이 있다. 총 9개 유통·이커머스·제조·물류 회사로 구성돼 있다.
김영준 대표이사는 그동안 지어소프트와 오아시스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었지만 2022년 1월부터 지어소프트 대표이사만 맡기로 했다. 한국거래소가 상장사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임직원 겸직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준형은 당시 지어소프트그룹과 계열사 실크로드, 브이의 사내이사에서 재직하고 있었다. 2022년 1월 오아시스의 대표이사가 되면서 다른 자리에서는 모두 물러났다.
오아시스는 안준형의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안준형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신임 대표이사를 맡아 '재무 총괄 경력'을 적극 활용해 기업 가치 극대화를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안준형의 대표이사 선임에는 그가 지어소프트와 오아시스의 최고재무책임자로 일하면서 대규모 투자금 유치에 성공한 점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안준형은 2020년 4월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526억 원의 첫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머스트벤처스 등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이끌어냈다.
△‘유일한 새벽배송 흑자 기업’ 명성 이어가
오아시스는 2022년 매출 4272억 원, 영업이익 48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해 각각 20%, 11% 증가한 수치다.
안준형이 오아시스마켓의 대표이사가 된 이후에도 오아시스는 견조한 실적세를 이어갔다.
오아시스는 사실상 유일한 새벽배송 흑자 플랫폼 기업이다.
2021년 기준 마켓컬리와 SSG닷컴, 쿠팡은 영업손실 2177억 원과 1079억 원. 1조8천억 원을 냈다. 이 업체들은 국내 새벽배송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새벽배송 빅3 업체들이다.
업계에서는 새벽배송을 위해 전국 단위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을 영업손실의 핵심 이유로 꼽았다.
이에 새벽배송을 포기하는 기업도 생겼다. 신선식품 유통업체인 헬로네이처, 프레시지, GS프레시몰, 롯데온은 2022년 줄줄이 새벽배송을 중단했다.
실제 오아시스는 2018년 사업 시작 이후 2022년까지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매출의 꾸준한 성장과 함께 안정적 흑자구조를 안착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오아시스는 매출로 2018년 1112억 원, 2019년 1423억 원, 2020년에 2386억 원, 2021년 2601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억 원, 10억 원, 97억 원, 43억 원을 거뒀다.
오아시스의 안정적 수익구조는 플랫폼('오아시스마켓') 방문 대비 구매율이 높은 데 바탕을 두고 있다.
이는 순고객추천지수(NPS, Net Promoter Score)에서 확인할 수 있다. NPS는 소비자 설문 조사를 통해 도출하는 기업의 사용자 만족도를 나타내며 –100~100 사이의 수치로 나타난다.
오아시스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오아시스의 NPS는 25.2로 경쟁사들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오아시스의 NPS는 경쟁사 마켓컬리(-19.2)보다 44.4점 높다. 다른 유통사인 네이버(-18.4), 쿠팡(-2.6), 이마트(-12.9)에 견줘도 30점 이상 높다.
다만 오아시스의 회원 수는 2023년 4월 현재 130만 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마켓컬리는 1000만 명이 넘는다. 고객 충성도는 높지만 외원 규모는 10분의 1 수준인 셈이다.
△물류 자동화 체계 '오아시스 루트' 구축
안준형은 '오아시스 루트' 체계의 안착을 통해 오아시스의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오아시스 루트는 지어소프트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물류 자동화 시스템이다.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물류의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앱으로 구현돼 편의성도 높다.
안준형은 2022년 10월 언론 인터뷰에서 오아시스의 지속적 흑자 비결로 오아시스 루트를 꼽았다.
안준형은 "건당 배송비, 포장재, 소모품비 등 고정비를 얼마나 낮추느냐에 따라 영업이익이 달라지는데 우리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물류센터 자동화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안준형은 2022년 5월 다른 인터뷰에서 "오아시스는 이미 물류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으로 판관비 비중을 최대한 줄여 극도의 효율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CFO로 오아시스 합류, 대규모 투자 이끌어 내
안준형은 2018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오아시스에 합류했다.
안준형이 입사할 당시 오아시스는 월말 결산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안준형은 재무 체계를 직접 설계하고 계통을 세워갔다.
안준형은 이와 함께 기업현황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하는 IR조직도 신설했다. 당시 오아시스 본사로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기관 투자자들을 불렀지만 단 한 명도 찾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안준형은 포기하지 않고 직접 투자자들을 만나러 다니며 회사를 홍보했고, 2020년 4월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526억 원의 첫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머스트벤처스 등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이랜드리테일은 오아시스의 기업가치를 1조1천억 원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