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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사회적 공감' 능력 의심케 한 국감장의 MBK 김병주

박재용 기자 jypark@businesspost.co.kr 2025-10-15 17: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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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M&A를 성사시켜야 합니다. 많이 좀 도와주십시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4일 국정감사에서 홈플러스 인수·합병(M&A)이 성사되지 않으면 어쩔 계획이냐는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기자의눈] '사회적 공감' 능력 의심케 한 국감장의 MBK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138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병주</a>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오른쪽)과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 겸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홈플러스 사태 피해자들을 구제할 방법은 새로운 인수자에게 매각하는 것뿐이란 의미다.

사실상 MBK파트너스가 피해자들을 직접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으로, 여전한 책임의식 부재가 드러났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회장의 발언에 “여기(국회)가 MBK의 M&A를 도와주는 곳이나”며 “국회를 향한 모독”이라고 질타했다.

현재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의 경영실패로 청산 위기에 놓인 상태다.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아, 11월10일까지 인수대상자를 찾지 못하면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전날 김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 및 롯데카드 보안사고와 관련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회장은 국정감사에서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을 추궁당할 때마다 ‘자신은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대답만을 거듭해 빈축을 샀다.

김 회장은 올해 4월부터 수차례 국회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같은 이유로 불출석했다.

이번 이례적 출석에서도 실질적으로는 출석하지 않은 것과 다를 바 없었던 셈이다.

김 회장은 ‘사회적 책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홈플러스를 향한 5천억 원 규모 지원을 언급했다.

그는 “5월에 1천억 원을 냈고, 다 사용된 걸로 알고 있다”며 “7월 1500억 원 보증과 9월 2천억 원 현금 증여로 약속해, 다 합쳐서 5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1500억 원 규모 보증은 홈플러스 청산 뒤 회수가 가능하고, 2천억 원 증여 약속에도 ‘최대 2천억 원’이란 단서가 붙었다.

이날 국정감사에 배석한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MBK파트너스의 보통주 소각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자금 지원 약속들도 큰 의미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롯데카드 관련 질의에도 자신이 관여하는 분야가 아니라며 답변을 피했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가 향후 5년 간 정보보호예산 1100억 원어치를 확대하는 계획을 밝혔으나 이 역시 신뢰성에 의문이 남는다.

MBK파트너스는 2022년부터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해왔고, 올해 매각주관사로 UBS를 선정한 뒤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김 회장이 국정감사에 ‘안 나오느니만 못한’ 형태로 출석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정치권의 출석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워지자 어떻게든 하루만 넘겨보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회장은 국회가 국민을 대리하는 곳이고, 국정감사는 전 국민이 지켜보는 자리임을 간과했다.

국회는 김 회장을 만나 꾸짖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의 책임감 있는 자세를 기대하며 증인으로 불러 세웠다.

김 회장이 직접 참석해 얼굴을 드러내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사회적 책임 이상의 사과와 해결책을 들고 왔어야 했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와 롯데카드를 매각·청산 등으로 자금회수(엑시트)하지 않고 직접 경영으로 책임지는 것이 바람직한 해결책일 것이다.
 
[기자의눈] '사회적 공감' 능력 의심케 한 국감장의 MBK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138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병주</a>
김병주 회장(오른쪽)과 김광일 부회장이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사모펀드의 본질은 전문적이고 책임감 있는 경영으로 인수한 기업 가치를 높여 다시 판매하는 것이다.

반면 김 회장이 일련의 사태에서 보인 행보는 기업을 싸게 사들여 수익을 편취한 뒤 시장에 던져버리는 ‘약탈적 행위’다.

김 회장과 MBK파트너스가 이 같은 행위에 책임지지 않는다면 ‘기업 사냥꾼’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고착화 될 것이다.

국회와 금융당국은 홈플러스, 롯데카드, 고려아연 등 MBK파트너스 관련 사안을 집중적으로 살피겠다고 나선 상태다. MBK파트너스의 한국시장 참여를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회생 과정에서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 변경을 진행하며 국민연금에 9천억 원가량 손실을 끼쳤던 데 따른 것이다.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게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고, 한국시장에서의 퇴출은 홈플러스 관련 손실보다 더 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김 회장과 MBK파트너스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MBK파트너스 본사는 물론 김 회장의 자택도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만약 김 회장의 혐의가 구체화될 경우 사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김 회장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만 수사·재판 과정에서 정상참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오전 11시 국회 정문 앞에서는 홈플러스 피해자단체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 입점 점주 피해자는 이 자리에서 “원상복구 비용 1700만 원이 없어 홈플러스에서 퇴점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은 국민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병주 회장은 사재를 출연해서 구제하겠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멈추고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2025년 4월 기준 재산 98억 달러(약 14조 원)을 보유한 한국계 부호 1위 자산가다.

그러나 평범한 국민의 삶을 짓밟고 책임지지 않는 그를 어떻게 부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박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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