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은 2024년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 형이 확정돼 복역하고, 그해 10월 출소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11월 안국약품 대표이사 자리에 복귀했는데, 이는 2022년 사법 리스크로 대표에서 물러난 지 2년 반 만이었다.
당시
어진 부회장의 조기 복귀를 두고 비판이 나왔다.
어진 부회장은 2016년과 2017년, 신약 후보 물질을 식약처 승인 없이 직원들에게 투여해 임상시험을 진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또 비임상시험 자료를 조작해 임상시험계획 허가를 받았다는 혐의도 있었다.
2019년에는 의료인들에게 89억 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 재판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 같은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어진 부회장이 사실상 안국약품을 단독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지분율은 43%가 넘는다.
더 큰 문제는
어진 부회장의 독단 가능성을 견제할 장치가 너무 허술하다는 것이다.
현재 안국약품 이사회는 사내이사가 3명인데 사외이사는 1명뿐이며, 이사회 산하 위원회는 하나도 없고, 감사는 상근감사 1명이 맡고 있다.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겸직하는 구조라,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현재 선임돼 있는 사외이사는 건강보험심사평가 전문가로, 회계나 지배구조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
이 같은 이사회 구조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지배구조 선진화라는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국약품이 기업 신뢰를 회복하고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이사회 개편과 독립성 강화 등 거버넌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