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남은 2년 임기 동안 보험연수원을 ‘인공지능(AI) 신금융 교육기관’으로 만들겠습니다.”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취임 1년을 맞아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취임 당시부터 말한 ‘AI 신금융 교육’ 방향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하 원장이 말하는 ‘신금융’은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금융이 결합한 형태다.

그는 최근 화제가 된 두나무와 네이버 합병설을 언급하며 “거대한 쓰나미이자 신금융 공룡의 탄생이 될 수 있다”고 표현했다.

또 AI와 블록체인이 결합해 생겨날 새로운 산업군에서는 블록체인 특화 인재 등 지금까지와 다른 인력 수요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하 원장은 보험연수원이 그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는 기관으로서 나아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고자 추진하는 방향성은 크게 3가지로 나눠 언급됐다.

첫 번째는 ‘학습AI’다. 사례로는 연수원이 시행하는 보험 관련 자격시험 6종의 문제를 직접 출제할 수 있는 AI 개발을 들었다.

두 번째로는 블록체인 관련 이해도를 뜻하는 ‘크립토 리터러시’ 교육과 학습 참여 결과를 ‘토큰’으로 보상하는 모델 등을 제시했다.

하 원장은 “크립토 관련 인력 수요가 많은데 무엇으로 평가할지 잣대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보험연수원이) 크립토 관련 자격증을 등록하고 관련 시험을 보는 등 기준을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 전략은 보험연수원 ‘학습 토큰’이다. 이는 일종의 블록체인 기반 포인트 형태에 가까우며, 아직 구체적 내용은 논의되고 있는 단계로 파악됐다.

하 원장은 “보험연수원 교육을 들으면 학습 토큰을 지급하고 이를 활용해 다른 교육을 수강하는 등에 활용할 수 있게 하고자 한다”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상장 코인으로 교환해 현금화할 수 있게 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보험연수원은 하 원장 취임 뒤 가상자산 교육 업무협약, AI 신규교육 강화, 금융권 최초로 가상자산시장 전반과 관련해 교육하는 ‘크립토 스쿨’ 등을 열어왔다.
  다만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보험’ 연수원에서 왜 AI와 블록체인 내용을 더 많이 다루는지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냈다.

현장에서도 제기된 질문에 하 원장은 보험 포함 기존 금융과 신기술 결합 자체도 피할 수 없는 흐름이지만, 또 보험연수원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하 원장은 “국내 보험업계는 포화한 시장이며 각 회사 내부 교육도 잘 마련돼 있다”며 “그 가운데 보험연수원의 생존 전략을 고민하다가 (AI와 블록체인 등) 융합 교육으로 시장에 다가가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9월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25’ 행사에도 직접 참여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은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 브니엘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중국 길림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1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후 19대부터 21대까지 부산 해운대구갑 선거구에서 3선에 성공했다. 2024년 9월2일 보험연수원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