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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제약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 백인환 수익성 악화·자회사 살리기 '꼼수' 자금조달

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 2025-09-03 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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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제약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 백인환 수익성 악화·자회사 살리기 '꼼수' 자금조달
▲ 백인환 대원제약 대표이사 사장이(사) 보유 자사주 전량을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 카드를 꺼내 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대원제약이 보유 자사주 전량을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 카드를 꺼내 들었다. 3차 상법개정안 추진 움직임에 자사주 소각·처분 의무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지자, 선제적으로 운영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백인환 대표이사 사장은 영업이익률 하락 압박에 더해 자신이 주도적으로 인수한 자회사가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저금리 자금 조달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3일 정치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뼈대로 하는 3차 상법개정안 추진 움직임이 나오자 기업들이 보유 자사주를 활용해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삼천당제약, 수젠텍 등이 자사주를 통한 교환사채발행을 결정했으며 대원제약도 이에 합류했다. 

대원제약은 2일 이사회에서 보유 자사주 99만4144주(지분율 4.43%) 전량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58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사모투자합자회사 상대로 발행결정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로 책정됐으며, 최초 교환가격은 1만5951원으로 기준가 대비 22% 할증이 적용됐다. 자금 사용 목적은 ‘사업 운영자금’이라고만 기재했다.  

교환사채는 투자자가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어, 일반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본래 주주환원 목적의 자사주를 교환사채 발행에 활용하는 것은 ‘꼼수’라는 지적이 따른다. 교환권 행사 시 사실상 3자 배정 유상증자와 동일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태광산업도 앞서 6월 3200억 원 규모 교환사채 발행을 추진하다 주주 반발에 부딪혀 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발행을 중단한 바 있다. 

대원제약의 부채 비율은 낮은 편이지만, 수익성 압박 속에서 저금리 자금 확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대원제약은 최근 몇 년 동안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계속 후퇴하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 4788억 원, 2023년 5269억 원, 2024년 5981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8.98% → 6.12% → 4.72%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 4.6%에서 2.6%로 하락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2022년 말 269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127억 원으로 감소했다.  
 
대원제약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 백인환 수익성 악화·자회사 살리기 '꼼수' 자금조달
▲ 대원제약의 교환사채 발행 자금 사용처로는 단기 차입금 상환과 자회사 지원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표 제품인 소염진통제 ‘펠루비’의 역성장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펠루비는 대원제약이 자체 개발한 신약으로 수익성이 높은 편인데 올해 들어 매출 성장세가 꺾였다. 펠루비 매출은 2022년 412억 원, 2023년 475억 원, 2024년 622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307억 원에서 295억 원으로 줄었다. 현재 약가 인하 소송 2심이 진행 중으로, 판결 결과에 따라 매출 감소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대원제약은 다음 신약 개발을 위해 꾸준히 연 400억 원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하고 있지만 상업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가장 개발 단계가 앞서 있는 파이프라인은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DW-4421’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3상 신청을 마친 단계로, 회사는 2028년 발매를 목표로 잡고 있다.

교환사채로 발행한 자금 사용처로는 단기 차입금 상환과 자회사 지원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원제약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만기 1년 이내 차입금이 약 119억 원 규모다.

아울러 대원제약이 지분 72.9%를 보유한 에스디생명공학은 현재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다. 이에 따라 자회사 구제를 위한 추가 자금 투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백 사장은 에스디생명공학 인수를 통해 화장품·바이오 소재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대원제약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모색해왔다.

대원제약은 에스디생명공학이 앞서 7월 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자 보통주 액면가를 기존 500원에서 200원으로 60% 낮추는 무상감자를 실시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올리브영과 다이소, 해외에서는 돈키호테와 로프트(loft) 등 오프라인 확장 전략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최근 동국제약 ‘센텔리안24’, 동아제약 ‘파티온’, 대웅제약 ‘이지듀’ 등 제약사들의 화장품 브랜드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화장품 사업에 더 힘을 실을 가능성도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이번 교환사채 발행과 관련해 “공시에 기재된 내용이 전부이며, 추가로 밝힐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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