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판매부진을 겪는 딜러들로부터 4천억 원의 보상을 요구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 “기아차의 중국딜러 100여 명이 기아차의 재고가 너무 많이 쌓여 있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기아차에 24억 위안(4천억 원)의 보상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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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기아차 중국딜러들은 기아차의 판매성장률이 둔화하고 차량출고가 지연되면서 재고증가로 몇 년 동안이나 적자를 봤다는 내용의 서신을 기아차의 중국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에 보냈다.
첸커윈 기아차 중국딜러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중국딜러들은 현재 기아차 재고가 너무 많이 쌓여 있어 은행에서 대출도 못 받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중국딜러가 보유하고 있는 기아차 재고차량은 15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두 달치 판매량과 맞먹는다. 중국 재고량이 1.5개월 판매량을 넘어서면 딜러가 손해를 보는 것으로 증권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기아차 중국딜러들은 앞으로 기아차의 재고량이 1.2개월 판매량 수준으로 줄어들 때까지 기아차 차량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올해 중국판매를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TS마킷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한국 완성차회사의 브랜드 경쟁력은 다른 완성차회사보다 약한 편”이라며 “중국의 완성차회사가 낮은 가격을 앞세운 SUV를 공격적으로 출시하면서 기존의 기아차 소비자가 중국차량으로 갈아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정부가 올해 구매세를 지난해보다 덜 깎아주는 점도 기아차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올해 1.6L이하의 엔진이 탑재된 차량에 부과하는 구매세가 사실상 지난해보다 늘면서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대차글로벌경영연구소는 지난해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성장률은 15%에 이르렀지만 올해 4.4%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는 현대차와 함께 중국시장 점유율이 줄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2014년 9.0%에 이르렀지만 2015년 7.9%, 지난해 7.4%까지 낮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