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울산시 남구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에서 열린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에서 참석자들이 버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대규모 해킹 사고로 경영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도 인공지능(AI)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AI DC) 건립에 나서며 통신사업을 넘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정부의 AI 육성 정책과 보조를 맞춘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이 향후 AI 관련 정부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오후 열린 울산 AI DC 기공식에는 유 사장을 비롯해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형근 SK에코플랜트 사장,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신재원 아마존웹서비스(AWS) 코리아 전무 등이 참석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SK텔레콤과 AWS가 총 7조 원을 투자해 2029년까지 1기가와트(GW)급 규모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완공 때 국내 최대 규모이자 비수도권 최초의 AI 전용 데이터센터가 된다.
SK텔레콤은 올해 4월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로 위기 국면에 몰려 있다는 분석이다.
해킹 사고로 가입자 이탈, 매출 감소,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통신분쟁조정위원회의 위약금 면제기간 연장 결정,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등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해 올해 실적 부진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연결기준 매출이 기존 전망치 17조8천억 원보다 8천억 원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지난해 대비 줄어들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 사장이 꺼낸 승부수는 ‘AI’다.
울산 AI DC는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위기 국면을 돌파하고 AI 중심의 정보통신기슬(ICT)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성장 비전을 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번 사업을 그룹 차원의 성장 축으로 바라보고 있다. 최 회장은 울산 AI DC 투자를 에너지, 정보통신, 반도체에 이은 ‘4번째 도약 사업’으로 정의했다.
▲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29일 울산시 남구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에서 열린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 완공 후 연간 1조 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해 실적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2분기 AI DC 사업 매출은 1087억 원이었으나, 2030년 울산 AI DC 증설이 마무리되면 연간 1조 원대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회사 측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울산 데이터센터는 전통적 센터와 달리 첨단 구조와 냉각 설계를 적용해 수익성도 더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정부 정책과도 맞물려 있어 정책적 수혜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재명 정부는 국가 차원의 AI 경쟁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으며, AI 컴퓨팅 인프라 확대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정부가 선정한 5개 독자적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컨소시엄 가운데 하나로 참여 중이다.
울산 AI DC 사업이 SK텔레콤에서 향후 정부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하는 발판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회사 측은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정부 AI 프로젝트의 주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울산 데이터센터 구축하는 등, 정부 목표에 선제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지역 산업 혁신의 구심점이자, 국가적으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허브로 도약할 기회”라며 “AI DC 클러스터 구축은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