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에 조현준 회장시대가 열리면서 신규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떠오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이 최근 수소차 충전소사업, 정보 보안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효성은 섬유와 산업자재, 중공업 등 제조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지만 최근 수소차 충전소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IT 전문서비스 기업인 효성ITX를 통해 정보보안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
|
|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
효성은 최근 인수적격후보에서 탈락했으나 대성산업가스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효성은 현재 반도체 등 정밀 IT기기를 세척하는 데 쓰이는 특수가스인 삼불화질소(NF3)를 생산하고 있는데 대성산업가스 인수를 통해 산업용 가스시장에 본격적 진출을 추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조현준 회장이 앞으로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본다.
효성은 2000년대 초반 공격적 인수합병을 통해 외형을 크게 키웠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진행된 인수전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효성은 2014년 KT렌탈 인수전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으나 본입찰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2009년에도 하이닉스 인수전에 단독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얼마 뒤 인수의사를 철회했다.
효성이 인수전에 이름만 올리고 실제 인수전을 완주하지 않는 이유로 효성의 보수적인 자금운영을 꼽는 시각이 많다. 효성이 일단 인수합병시장에 참여는 하지만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그 가격이 아니면 인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형제분쟁과 탈세재판도 효성이 인수합병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로 지목된다.
그러나 조현준 회장이 총수로 오르면서 효성이 앞으로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참여할 수 있다.
효성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돌파가 확실시되며 현금동원 능력도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현준 회장이 대외적으로 회장 직함을 물려받으면서 앞으로 효성이 인수합병이나 해외사업 확장 등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배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인수합병을 추진한 경험이 있는데다 인맥이 넓고 다양한 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2015년 효성의 여러 계열사를 통해 다수의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등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대주주 적격성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철회했다.
2008년에 대주주로 있던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효성ITX,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등을 통해 제이슨골프, 럭스맥스, 럭스맥스네트워크, 인포허브, 크레스트인베스트먼트, 바로비전 등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하기도 했다.
2004~2005년 효성에서 전략본부 경영혁신담당 부사장을 지내며 대우종합기계와 대우정밀 인수를 추진한 경험도 있다.
조 회장은 미국 세인트폴 고등학교와 예일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대 법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효성에 입사하기 전에 일본 미쓰비시상사와 모건스탠리에서 근무하며 해외경험도 쌓았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등이 조 회장과 세인트폴 고등학교 동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경기초등학교, 일본 게이오대 동문이기도 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