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미우리신문 직원이 23일 일본 도쿄 시내에서 미국과 관세 합의를 담은 호외를 배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과 일본이 무역 협상을 타결하면서 한국과 대만 등 국가의 대미 협상에도 기준점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로이터는 글로벌 주요 증권사가 미일 무역협상 타결을 두고 시장 반응과 정치적 여파에 주목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DBS은행의 마 티에잉 수석 분석가는 “이번 15% 관세는 한국과 대만 등 동북아 국가에도 협상 기준선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일본의 대미 5500억 달러(약 759조 원) 투자와 시장 개방 약속을 받고 당초 예고한 25%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무역 상대국은 대미 협상 시한인 8월1일을 앞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데 미일 합의를 참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티에잉 분석가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국내 지지율 회복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수 있지만 하반기 경기 전망을 둘러싼 우려를 일부 해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 투자업체 페퍼스톤 그룹의 크리스 웨스턴 리서치 총괄은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일본 주식시장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됐다”라고 전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무역 협상 타결 발표에 23일 장중 3.9%가량 오르며 최근 1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삭소은행의 샤루 차나나 수석 전략가는 “기대치가 낮았던 만큼 이번 합의는 시장에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관세 인하가 수출 중심 업종에 긍정적이고 트럼프가 일본을 당분간 압박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 자동차주는 이날 상승세를 기록했다. 토요타와 닛산이 일본 증시에서 각각 12%와 8%가 넘는 상승폭을 기록했다.
관세협상 타결 소식에도 엔화 환율 변동폭이 미미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일본이 관세 협상에 선방해 불확실성과 경제 타격을 줄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다만 당초 예상보다 관세율이 높다는 일부 증권가 지적도 있다.
호주 투자은행인 AMP의 셰인 올리버 수석 분석가는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 8월1일 더 높은 관세를 적용할 수 있는 시점에 미일 합의는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면서도 “15%는 연초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