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흥 중장거리 저비용항공사(LCC) 에어프레미아가 최대주주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의 사법리스크에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김 회장이 횡령·탈세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에어프레미아는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지난 5월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확보한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23일 탈세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확장을 추진할 예정이었던 에어프레미아 경영 계획이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
23일 대전고등법원 제1형사부(박진환 부장판사)는 김정규 회장이 일부 타이어뱅크 판매점을 점주 명의로 위장하고 현금 매출을 누락하는 수법으로 약 39억 원 상당의 소득세를 탈루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조세포탈) 등으로 징역 3년과 벌금 141억 원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자본잠식 등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한 에어프레미아의 핵심 과제인 자본 확충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은 자회사 AP홀딩스를 통해 에어프레미아 지분 70% 이상을 확보하며, 올해 5월 경영권을 장악했다.
이어 2대주주인 대명소노그룹과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약 22%의 지분까지 9월 중 추가로 매입하기로 하며 지배력을 강화해왔다.
김 회장은 항소심 선고 전 에어프레미아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검토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감자를 통해 누적된 결손금을 덜어내고, 유상증자로 500억~1천억 원의 새로운 자금을 수혈하는 방법이 거론됐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며 에어프레미아의 유상증자, 감자 등 자본 확충 작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오너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투자자들이 에어프레미아에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망설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에어프레미아는 2023년 9월 기준 자본잠식률이 50%를 초과하며 국토교통부로부터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받았다. <에어프레미아> |
에어프레미아는 2023년 9월 기준 자본잠식률이 50%를 초과하며, 국토교통부로부터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받았다.
2024년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81%를 넘어섰다.
자본잠식률 50% 이상이 2년 이상 지속되거나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면, 국토교통부 장관은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소하거나 6개월 동안 사업정지를 명령할 수 있다.
재무구조 문제 해결을 위해 김 회장이 필요한 자금은 9월 에어프레미아 지분 인수 금액 1200억 원과 항공기 리스, 노선 확대, 운영자금 등을 포함해 2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10월 최대주주(AP홀딩스)와 2대주주(JC파트너스)의 이견으로 유상증자 안이 부결되는 등 과거에도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회의 구속에 따른 경영공백은 에어프레미아 주주들의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항소심 선고 결과가 향후 경영에 미칠 영향은 알 수 없다”며 “대주주의 개인적 사안이라 회사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북미·하와이 등 장거리 가성비 노선 공략으로 매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최대주주의 사법 리스크라는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재무 안정화와 시장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떠안게 됐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