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신약 연구개발(R&D)의 성과를 당분간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유한양행이 개발하고 있던 신약 2건이 연이어 문제가 발생하면서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가치가 재평가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유한양행 연구개발의 기대는 잠시 접어두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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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 |
유한양행은 중국 제약사 ‘뤄신’과 체결한 비소세포폐암치료제 ‘YH25448’의 기술수출계약을 지난해 12월 해지했다. 지난해 10월에도 퇴행성디스크치료제 ‘YH14618’의 임상시험을 중단하며 연구개발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두 물질은 유한양행이 보유한 신약후보물질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었는데 연구개발 진행에 타격을 입었다. 다만 YH25448은 효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임상시험을 승인을 받아 개발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두 물질 외에도 기능성 소화불량치료제와 비알콜성 지방간염치료제 등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연구개발 초기단계여서 당분간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유한양행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어서 당장 기술수출계약을 맺는 것보다는 현재 들어가 있는 임상시험의 진행과 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정 연구원은 “유한양행이 연구개발 성과를 내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임상시험의 결과가 나오거나 임상시험 단계가 도약하는 등의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원료의약품(API) 수출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면역결핍바이러스(HIV)치료제와 항생제 등의 원료의약품 수출이 크게 늘어났는데 올해도 이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연구원은 “유한양행은 올해 원료의약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15% 증가할 것”이라며 “일부 신약의 임상시험 중단으로 연구개발 비용이 줄어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한양행은 올해 매출 1조4360억 원, 영업이익 87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예상치보다 매출은 9.36%, 영업이익은 20.83%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