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부회장이 올해 LG전자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가 더욱 뚜렷해졌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2011년 이후 최초로 분기 영업손실을 내며 큰 위기를 맞았다. 올해 스마트폰과 TV등 수익개선이 절실한 사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이 예상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조성진 부회장이 ‘선택과 집중’을 강화하는 사업재편에 나서 LG전자의 수익성을 회복해야 하는 짐이 더욱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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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CES2017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LG전자가 2011년 3분기 이후 5년만에 분기 영업손실을 내며 크게 고전하고 있어 위기를 탈출할 강력한 전략변화가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4조7819억 원, 영업손실 353억 원을 보며 적자전환했다. G5의 판매부진과 구조조정에 따른 스마트폰사업의 손실폭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추정된다.
TV사업 역시 하반기 이어진 LCD패널의 가격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생활가전사업 홀로 꾸준한 영업이익을 내며 LG전자 전체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LG전자는 사물인터넷 가전과 인공지능 로봇, 전장부품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적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런 신사업에도 충분한 투자여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조 부회장이 이런 상황을 고려해 스마트폰사업에 더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TV도 수익성이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는 선택과 집중을 핵심전략으로 삼고 사업구조재편을 통해 실적반등을 이끌어야 한다”며 “엔지니어 출신 CEO인 조 부회장의 판단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주문했다.
소 연구원은 가전업체에서 전장부품과 에너지 전문업체로 거듭난 일본 파나소닉의 구조조정 성공사례를 제시하며 LG전자도 이를 본따 강력한 사업재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파나소닉은 TV와 스마트폰사업의 실패로 적자가 이어지자 과감히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전장부품에 집중했다. 그 결과 현재 글로벌 전기차배터리와 인포테인먼트 점유율 1위업체로 거듭났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조성진 1인CEO체제로 경영구조를 재편한 뒤 전사 차원의 전략팀도 신설하며 주력사업인 프리미엄 가전에 역량을 더욱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스마트폰사업의 대규모 적자가 전체실적에 막대한 타격을 주는 상황에서 기존 주력사업을 더 키우는 것보다 과감한 구조조정이 실적개선에 훨씬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 적자는 심각한 수준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올해 실적개선 여부의 핵심으로 조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LG전자는 미국 가전전시회 ‘CES2017’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고 LCD TV라인업도 ‘나노셀TV’로 새로 재편해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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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새로 출시하는 중저가 스마트폰 'K'시리즈. |
이런 전략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겠지만 수익성이 낮은 제품 출시가 이어지면 실적개선을 더욱 늦출 공산이 있는 만큼 전략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익성에 기반한 성장’을 중점추진과제로 내걸고 사업의 기본 경쟁력 제고와 수익창출을 위한 적극적인 전략추진을 약속했다.
이런 기조에서 적극적으로 스마트폰과 TV 라인업의 효율화와 원가절감을 위한 생산체제 변화, 인력 재배치 등이 이어질 수 있다. 전장부품 등 신사업분야에 투자확대도 예상된다.
조 부회장은 구본준 LG 부회장과 함께 CES2017을 방문해 전장부품 및 완성차업체와 LG전자의 협력방안을 찾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현금창출능력을 보유한 기업이 전장부품시장의 성장에 대응하는 데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며 “LG전자는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를 유지하며 핵심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