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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5년차 맞은 LX그룹 '1등 DNA' 꺼질까, 구본준의 반도체 집념 시험대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5-05-30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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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5년차 맞은 LX그룹 '1등 DNA' 꺼질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57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구본준</a>의 반도체 집념 시험대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할 때 초기의 기세를 되살릴 수 있을까?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실적 반등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임직원들을 다독이고 있다.

LX그룹이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한 지 5년. 출범 초기의 기세는 주춤하고 있어서다. 반도체에 대한 오랜 꿈을 안고 시작한 독립경영이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 ‘1등 DNA’ 외쳤던 구본준, 실적으로 응답할 수 있을까

2021년 5월, 구본준 회장은 “연결, 미래, 사람”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LX그룹의 출범을 알렸다. 

“우리에게는 1등 DNA가 있다”는 구호는 임직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상징적인 메시지였다.

출범 직후 LX그룹은 화려한 성적표를 받았다. 2022년 전체 매출은 25조2732억 원, 영업이익은 1조3457억 원으로 계열분리 이전인 2020년 대비 각각 57.7%, 234.3% 급증했다. 자산총액도 4조 원 넘게 늘었다.

하지만 그 이후 흐름은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요 계열사 실적이 기대만큼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1등 DNA’의 실질적 구현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 반도체, 자원, 화학 계열사 성적표는 ‘희비교차’

LX그룹의 핵심 계열사는 △LX세미콘 △LX인터내셔널 △LXMMA다. 이들 기업의 성과는 그룹 전반의 성장 방향을 좌우한다.

LX세미콘은 LX그룹의 유일한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다. 2022년 국내 팹리스 기업 최초로 매출 2조 원을 돌파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실적은 둔화세다. 

2024년 매출은 1조8656억 원, 영업이익은 1670억 원으로 2022년과 비교해 모두 감소했다.

디스플레이구동칩(DDI)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대만 노바텍의 시장 진입 등 경쟁 심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가 DDI 공급사를 다변화하면서 LX세미콘의 점유율은 45% 수준으로 낮아졌다.

실적 부진에 따른 위기감 속에 LX세미콘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칩, 전력반도체, 방열기판 등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자원개발 및 트레이딩 중심의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둔화로 자원 시황이 악화되면서 연결매출은 2022년 18조7595억 원이던 2023년 14조5143억 원으로 하락했고, 2024년에도 16조6375억 원에 그쳤다. 연결 영업이익 역시 2022년 9655억 원, 2023년 4331억 원, 2024년 4891억 원으로 둔화하고 있다.

다만, 포승그린파워(바이오매스 발전소)와 자동차용 판유리 업체 한국유리공업 인수로 인해 신사업 진출 기반은 확보한 상황이다.

LXMMA는 그룹의 석유화학 계열사다.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부가 소재인 PMMA(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 매출은 8643억 원, 영업이익은 1344억 원을 기록하며 그룹 내 긍정적 사례로 부상하고 있다.

구본준, 반도체 향한 집념 어디까지 이어질까

구 회장의 반도체에 대한 애정은 LX세미콘을 통한 집중 육성 전략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2021년 계열분리 직후 그룹 집무실 외에도 LX세미콘에 별도 사무실을 마련해 직접 챙겼다. 이는 단순 투자 이상의 전략적 상징성을 지닌 행보였다.

그의 반도체 집념은 1990년대 후반 LG반도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당시 현대전자와의 합병을 추진하던 정부 방침에 반기를 들며 미국 ADL의 보고서를 정면 비판했던 일화는 아직도 재계에 회자된다. 그는 “왜곡된 평가”라며 미국 법원 제소까지 언급했으나, 결국 1999년 LG반도체는 현대전자에 인수됐다.

이후 접었던 꿈은 LX세미콘을 통해 다시 피어나고 있다. 특히 2023년 말, 손보익 사장을 대신해 삼성전자 출신 이윤태 사장을 전격 영입하며 반도체 체질 개선에 나선 것도 이 연장선이다. 

이윤태 사장은 삼성전기 대표 재직 시절 전장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로, 전기차용 전력반도체, 방열기판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데 핵심 역할이 기대된다.

◆ ‘포스트-DDI’ 가능할까, 구조 전환이 관건

LX세미콘의 현재 최대 과제는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DDI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DDI 시장은 2023년 95억 달러에서 2030년 75억 달러로 축소될 전망이다. 저가 중국 업체들의 공세와 기술평준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구조적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LX세미콘은 전장용 반도체, 차량용 방열기판 등 고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매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FJ머티리얼즈 지분 인수, 시흥 공장 완공 등을 통해 제조 기반을 확보하며 생산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 위기를 기회로, ‘변화’가 곧 성장

구본준 회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5년은 국내외 리스크가 산재한 해”라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내부 인사 중심의 운영 방식을 탈피해 외부 인재를 영입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실질적인 실적으로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다. 

재계에서는 캐시카우 육성, 반도체 사업 재정비, 자원·화학 부문의 고부가 확장 등 각 계열사의 전략이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때, 구 회장이 말한 ‘1등 DNA’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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