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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홈플러스 사태 12주, '계약 해지' 대상 잠실점은 한산했고 불안만 감돌아

이솔 기자 sollee@businesspost.co.kr 2025-05-27 14: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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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홈플러스 사태 12주, '계약 해지' 대상 잠실점은 한산했고 불안만 감돌아
▲ 홈플러스가 최근 계약 해지를 발표한 점포 가운데 하나인 잠실점이 영업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홈플러스 직원들이야 다른 매장으로 가도 협력업체 직원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26일 오전 홈플러스 잠실점에서 만난 협력업체 소속 직원 한 명은 불안감을 드러내며 말했다. 잠실점은 최근 홈플러스가 계약 해지를 발표한 점포 17곳 가운데 하나다.

그는 “다른 마트에도 직원이 다 차 있어서 가기 어려울 것 같다”며 “재배정이 안 되면 실업급여를 받고 집에서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방문한 홈플러스 잠실점은 평일 오전임을 감안해도 한산했다. 손님보다 직원의 수가 오히려 많아 보였다.
 
[현장] 홈플러스 사태 12주, '계약 해지' 대상 잠실점은 한산했고 불안만 감돌아
▲ 홈플러스 잠실점 유제품 코너에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대형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식이나 판촉 행사도 없었다. 다만 상품 진열대가 비어있는 곳은 눈에 띄지 않았다. 신선식품도 모두 채워져 있었다.

그렇지만 이 점포를 오랫동안 이용한 고객의 시선은 달랐다.

야채 코너에서 장을 보던 한 70대 여성은 “이곳을 16년 정도 다녔다”며 “전보다 물건도 부족하고 손님도 적어졌음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잠실점이 개점하던 시절부터 방문했다는 60대 여성은 “근처에 롯데마트도 있고 장 볼 데야 많다”면서도 “이곳 점포가 재고 관리를 잘하는 것이 장점이라 줄곧 애용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잠실점이 계약 해지 대상인 줄 몰랐다”며 “닫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장] 홈플러스 사태 12주, '계약 해지' 대상 잠실점은 한산했고 불안만 감돌아
▲ 2층 가전 매장을 방문한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가전을 파는 2층으로 이동하니 고객이 아예 없었다. 직원 두 명만이 자리를 지켰다. 진열된 선풍기들이 공연히 허공에 바람을 날렸다.

음식점과 카페 등이 위치한 3층에는 점포 여러 곳이 비어 있었다. ‘새 단장 준비 중’이라고 써 붙였지만 어떤 가게가 언제 들어오는지 설명은 없었다.

홈플러스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 대여섯 명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다들 불편한 기색으로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다. 
 
[현장] 홈플러스 사태 12주, '계약 해지' 대상 잠실점은 한산했고 불안만 감돌아
▲ 3층에는 음식점과 카페 등의 자리가 공실로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자신을 협력업체 직원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이 점포에서 근무한 지 3년이 넘었는데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기 전과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며 “물건도 많이 없고 매장이 어수선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전에는 주말이면 고객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오늘 아침만 해도 한 고객이 ‘점포 문 언제 닫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취재는 홈플러스 관계자의 만류로 중단됐다.

자신을 매니저라고 밝힌 한 중년 남성 직원은 “본사를 거치지 않은 취재는 금지하라는 가이드가 내려왔다”며 예민하게 대응했다.

홈플러스가 3월4일 기업회생 개시를 신청한 이후 12주가 지났다.

15일에는 잠실점을 비롯해 가양, 일산, 시흥, 계산, 인천숭의, 인천논현, 원천, 안산고잔, 화성동탄, 천안신방, 천안, 조치원, 동촌, 장림, 울산북구, 부산감만 등 점포 17곳에 계약 해지가 통보됐다.

임차료를 조정해 수익성을 개선하고자 했지만 건물주와 임차료 협상이 결렬됐다는 것이 이유다.
 
[현장] 홈플러스 사태 12주, '계약 해지' 대상 잠실점은 한산했고 불안만 감돌아
▲ 홈플러스는 15일 잠실점을 비롯한 점포 17곳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홈플러스는 계약 해지 통보 이후에도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까지 임차료 협상을 이어간다는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은 7월10일로 연장됐다.

홈플러스는 계약이 해지되는 점포 직원들을 인근 점포로 전환배치하고 격려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협력업체 직원들에 대한 조치는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잠실점의 한 협력업체 소속 직원은 홈플러스에 바라는 점을 묻는 질문에 “바라다고 하면 해 주겠냐”며 “협력업체에 일은 시켜놓고 해주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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