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구글, 애플이 올해 하반기 내놓은 스마트폰 신제품에서 오작동이 일어나는 결함이 발견돼 논란이 확산되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리콜과 단종사태가 스마트폰업체들에 중요한 선례를 남기며 기기 결함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브랜드 이미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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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왼쪽)와 팀 쿡 애플 CEO. |
27일 외신을 종합하면 올해 출시된 주요 제조사들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잇따른 결함이 발견되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 ‘V20’ 일부 사용자들은 전원이 켜지지 않고 부팅이 계속 반복되는 문제를 겪고 있다. 이런 문제가 G4, 넥서스5X 등 이전의 LG전자 스마트폰에도 발견됐다.
LG전자는 G4 등 이전 제품의 경우 부품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는 설계결함을 인정하고 사용자에 무상수리를 실시했다. V20의 경우 정품 케이블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문제라고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전문매체 GSM아레나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케이블 문제로 이런 오작동이 발생할 확률은 희박하다”며 “V20에도 G4와 같은 설계결함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구글이 출시한 ‘픽셀’의 경우 단말기가 이유없이 몇분동안 멈추는 오작동 사례가 이미 전 세계에서 수백 건 보고됐다.
구글은 특정 앱을 설치했을 때 일어나는 소프트웨어 오류라고 설명했지만 다른 이유로 작동이 멈추는 사례가 계속 나오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7 역시 결함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아이폰7플러스에서 카메라를 실행하면 기기가 과열됐다는 문구가 뜨며 사용이 중단되는 오류가 최근 발견됐다. 애플은 이를 듀얼카메라모듈의 결함이라고 인정한 뒤 무상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6S의 전원꺼짐 논란도 아직 식지 않고 있다. 애플은 일부 단말기에 배터리 무상교체를 실시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하며 문제해결에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다른 전자기기와 마찬가지로 설계결함이나 소프트웨어 오류가 발생해 충분히 오작동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고사양화 경쟁이 치열해지며 결함이 생길 확률도 높아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스마트폰업체들은 이전과 달리 사용자들의 불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스마트폰의 결함논란이 확산되는 데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에서 발화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전량 리콜과 단종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 데 따라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기대하게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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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V20, 구글 픽셀, 애플 아이폰7플러스 (순서대로). |
갤럭시노트7에서 발생한 발화사고는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다른 업체 스마트폰의 오작동사례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
하지만 기기에서 발견되는 결함이 제품 전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스마트폰업체들은 대규모 리콜을 실시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강력한 압박에 직면하게 될 수밖에 없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선례로 대규모 리콜이라는 선택지가 소비자들의 식탁에 새로 오른 셈”이라며 “애플도 최악의 경우 충분히 고려할 만한 방법”이라고 진단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둔화로 업체들 사이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며 소비자에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경쟁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제품 결함 논란에 대응하는 방법이 소비자의 인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전자전문매체 슬래시기어는 “픽셀에서 발견되는 결함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구글의 자질마저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며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