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미 세아상역 대표가 2023년 7월4일 열린 대표이사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세아상역> |
[씨저널] 세아상역은 글로벌세아그룹의 모체이자 핵심 계열사로, 국내 최대 의류 OEM·ODM 제조회사다. 세아상역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의류 수요의 둔화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세아상역의 매출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2조 원을 넘어섰으나 2023년과 2024년에는 2조 원 아래로 하락했다.
최근 세아상역의 리더십이 영업 전문가인 문성미 대표, 오너 2세인 김세라 부사장으로 교체되며 활약이 주목되고 있다.
◆ 국내 1위 의류 OEM·ODM 업체 세아상역은 어떻게 성장했나
세아상역은 1986년
김웅기 회장이 세운 의류 무역회사 세아교역이 전신이다.
김웅기 회장은 국내외 패션 브랜드로부터 일감을 수주해 의류를 대규모로 생산해 납품하는 OEM 방식의 사업을 구상하고 이를 실현해 회사의 외형을 크게 키웠다.
또한 세아상역은 의류 업계 최초로 ODM 방식을 도입했고, 해외 생산기지를 원사·원단·봉제·포장으로 분업화, 수직계열화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세아상역은 베트남, 과테말라, 니카라과, 아이티 등 아시아와 중남미 여러 지역에 완제품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에는 원단 생산 자회사, 코스타리카에는 원사 생산 자회사를 각각 세워 글로벌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의류 수요 감소로 외형 줄어
하지만 세아상역은 2023년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소비 둔화, 그에 따른 의류 시장 침체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실제로 매출액은 2022년 2조3397억 원에서 1조8219억 원으로 22.13%, 영업이익은 2022년 1769억 원에서 622억 원으로 64.84% 각각 줄었다. 2024년에는 매출액 1조9583억 원(7.48% 증가), 영업이익 831억 원(33.63% 증가)을 내며 반전했지만 여전히 2022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세아상역의 실적 부진은 세아상역 지분 61.94%를 들고 있는 지주회사 글로벌세아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세아의 영업이익은 2021년 2332억 원에서 2022년 1813억 원, 2023년 1164억 원으로 줄어드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2024년에는 1376억 원으로 소폭 반등했다.
세아상역은 이 같은 위기를 영업력 강화, 스포츠웨어 등 제조 품목 다변화, 해외 생산기지 운영 효율화 등의 방법으로 극복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세아상역의 이사회는 2023년 7월 취임한 문성미 대표이사와 함께
김웅기 회장의 부인인 김수남 세아재단 이사장, 김진아 글로벌세아 경영협의회 의장, 김세라 부사장 등이 사내이사로 있다.
특히 문성미, 김진아, 김세라 등 세 여성 경영인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 문성미 세아상역 대표(가운데)가 2025년 4월15일 ‘제로파워 챌린지’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세아> |
◆ 영업 전문가 문성미 대표, ‘영업역량 극대화와 효율성 제고’ 강조
전문경영인인 문성미 대표(1964년생)는 그룹에서 영업 전문가로 꼽힌다.
문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마스트(Mast Industries)와 타깃(Target Sourcing Services)을 거쳐 2011년 세아상역 미국법인에 입사했다. 이후 본사 해외영업 담당 전무와 해외영업 총괄 부사장을 지냈다.
문 대표는 2023년 7월4일 열린 취임식에서도 영업 역량의 제고를 강조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세아상역이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영업역량을 극대화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효율성 제고를 통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무한 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는 경영 환경 속에서 주인 의식을 통해 하나로 뭉치는 ‘원(one) 세아 스피릿(spirit)’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웅기 회장의 셋째딸인 김세라 부사장도 2024년 8월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세아상역 경영 책임을 분담하게 됐다. 김 부사장은 세아상역에서 전략기획총괄 전무로 일하다가 2024년 8월 인사에서 세아상역 영업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처음으로 사내이사가 됐다.
지주회사인 글로벌세아 경영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진아 글로벌세아 사장도 세아상역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김 사장은
김웅기 회장의 둘째딸로, 역시 2024년 8월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두 사람이 세아상역의 위기가 부각된 상황에서 승진한 것을 두고, 경영능력을 검증하겠다는
김웅기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