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 사장이 2나노 공정으로 개발 중인 엑시노스2600의 올 하반기 양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이 모바일 프로세서(AP)에서 삼성전자 추격을 가속화하고 있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 사장은 2나노 공정으로 제작한 자체 AP ‘엑시노스2600’을 하반기 양산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2나노 공정 수율이 상당히 올라온 것으로 파악되는 상황에서 엑시노스2600의 양산 성공은 MX사업부의 스마트폰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 파운드리 사업부 부활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테티스(Thetis)’라는 프로젝트 이름으로 엑시노스2600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엑시노스2600은 첨단 2나노 공정으로 제작되는데, 그 성공의 핵심은 파운드리 사업부의 수율이다.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나노 수율은 현재 40%를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일반적으로 수율이 60%를 넘어야 양산성이 있다고 평가되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은 수율 안정화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600을 내년 초 출시할 갤럭시S26 시리즈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엑시노스2600의 성공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를 지닌다. 중국이 막대한 투자로 추격을 가속하는 상황에서 이를 따돌릴 수 있고, 파운드리 사업부가 2나노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으며, MX사업부는 스마트폰 원가 절감도 이뤄낼 수 있다.
중국 샤오미는 최근 자체 AP ‘XRING 01’을 출시했다. 이는 TSMC의 2세대 3나노 공정을 활용해 제작됐으며, 성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4나노 공정으로 제작한 엑시노스2400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XRING 01의 성능이 퀄컴의 최신 AP ‘스냅드래곤8 엘리트’와 비견될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스냅드래곤8 엘리트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되며, 업계 최고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실제 AP의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을 테스트하는 수치인 ‘긱벤치6’ 점수에서 XRING은 싱글코어 3119점, 멀티코어 9673점을 기록했다. 이는 스냅드래곤8 3세대를 뛰어넘고 스냅드래곤8 엘리트에는 조금 부족한 수치다.
▲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 프로세서(AP) XRING 01 소개 이미지. <샤오미> |
2014년 AP 개발에 도전했지만 실패한 샤오미는 2021년 다시 모바일 AP에 도전해 XRING 01개발에 성공했다. 샤오미의 올해 4월 말 기준 누적 AP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135억 위안(약 2조6천억 원)을 넘겼다.
중국의 AP 기술 추격이 급격히 빨라지면서 삼성전자 엑시노스2600의 성공은 더 중요해졌다. 샤오미가 저가 경쟁력을 앞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엑시노스2600의 성공적 양산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2나노 공정의 기술력을 입증하며 빅테크 고객사 유치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TSMC의 생산 능력에 과부화가 걸린 상황에서 일부 미국 빅테크 기업은 생산 일정을 고려해 삼성전자 파운드리나 인텔 파운드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엑시노스2600의 양산은 고객사에 삼성전자 파운드리 2나노 공정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텔 파운드리 역시 올해 말 자체 CPU ‘팬서 레이크’를 18A(1.8나노급) 공정으로 제작, 삼성전자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MX사업부에 엑시노스2600의 양산 성공은 원가 경쟁력을 키워줄 수 있다. 매년 20~30% 씩 높아지는 퀄컴의 AP 가격으로 MX사업부의 원가부담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모바일 AP 구입에만 10조9326억 원을 사용했다. 이는 MX사업부가 소속된 DX부문 전체 원재료 구입 가운데 16.1%를 차지한다.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5 시리즈는 모든 모델이 퀄컴 AP를 탑재, 올해 원가 부담은 더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AP 구입에 4조7891억 원을 사용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 이상 늘어난 수치다. DX부문 전체 원재료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1분기 18.7%에서 22.5%까지 증가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