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DL이앤씨가 최근 3개년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L이앤씨의 올해 영업이익 시장기대치(컨센서스)는 4615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70.3% 늘어나는 수치다. 2023년과 비교해도 40.0% 높은 것이다.
박 대표가 세운 DL이앤씨 연간 경영목표인 5200억 원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바닥을 지나는 건설 불황 속에서 뚜렷이 개선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시계를 앞으로 더 돌리면 DL이앤씨로 분할해 출범한 2021년 뒤 매년 빠짐없이 꺾였던 영업이익의 첫 반등을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DL이앤씨는 2021년 영업이익 9573억 원을 낸 뒤 해마다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박 대표는 DL이앤씨는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 역량을 입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DL이앤씨는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810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는데 지난해 1분기보다 33.0% 확대된 것이다. 자회사 DL건설을 제외한 DL이앤씨 별도 실적(해외법인 포함)으로 보면 1년 전보다 20.1% 증가한 영업이익 591억 원을 나타냈다.
특히 DL이앤씨는 주택 부문에서 자체적으로 예상했던 원가율 개선 방향성을 현실화한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DL이앤씨 1분기 별도 주택 부문 원가율은 90.7%로 집계됐다. 겉으로 나타난 수치상으로 보면 지난해 4분기 85.9%에서 5%포인트 이상 악화했다.
다만 DL이앤씨는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하면 고원가 현장 준공에 따른 비용 탓에 1분기에는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고 시장과 이미 소통했었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고원가율 주택현장의 준공으로 주택 부문 원가율 악화 우려가 컸지만 민간참여사업 도급증액 반영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DL이앤씨가 소통해 온 주택 부문 원가율인 1분기 91.2%와 비교하면 개선된 것으로 구조적 원가 정상화가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DL이앤씨는 주택 부문 원가율을 올해 2~3분기 85% 안팎에서 4분기에는 83%대까지 낮춘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고원가율 현장의 매출 비중이 1분기 60%에서 4분기 30%대까지 줄어드는 만큼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에 박 대표가 보수적 경영기조 속에서도 매출 확대까지 도모할지 업계의 시선이 모인다.
건설업계는 최근 2년 동안 쪼그라든 착공 물량 탓에 전반적으로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했다. 수익성도 바닥을 친 탓에 매출이 감소하더라도 영업이익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시장에서도 이를 중요한 경쟁력 판단 요소로 판단하는 모양새다.
반면 DL이앤씨는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직접 제시한 수익성 개선 목표를 이행하면서 나아거 매출 성장까지 기대받고 있다.
DL이앤씨는 올해 1분기부터 과거와 비교해 착공 물량을 눈에 띄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박 대표가 향후 DL이앤씨 매출 확대 성과를 내는 데 기반이 될 수 있는 셈이다.
DL이앤씨는 1분기 별도기준으로 3842세대의 주택을 착공했다. 별도기준 연간 목표인 7940세대의 48.4%를 단 1개 분기 만에 채운 것이다.
3969세대를 착공한 자회사 DL건설과 합하면 1분기 연결기준 착공 목표인 1만1945세대의 65.4%에 이르는 7811세대의 공사를 시작했다.
별도기준 최근 2개 분기 합산 착공 세대 수는 6898세대로 2021년 1~2분기를 합산 착공 물량 7738세대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결기준으로 1분기 착공 물량은 분할 이후 2022년 3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에 박 대표가 DL이앤씨의 연간 착공 계획을 높여 잡아 외형 성장을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올해 내내 안정적 이익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간 착공 계획 상향 등 성장의 가시화가 이뤄지면 긍정적 시각에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다만 연간 착공 물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 분양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 간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 올해 1분기 DL이앤씨 수주에 잡힌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 투시도. < DL이앤씨 >
박 대표에게는 1분기 주요 경영지표 가운데 유일하게 부진했다고 평가를 받는 신규수주를 확대해 미래 성장 근간을 확보하는 일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DL이앤씨는 1분기 별도기준 1조3155억 원, 연결기준으로 1조5265억 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했다. 별도기준 10조7천억 원, 연결기준 13조2천억 원의 연간 수주목표에 빗대보면 모두 12%의 달성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DL이앤씨 1분기 수주를 별도기준 사업별로 보면 주택 부문은 1조463억 원, 달성률 19.4%로 비교적 선방했다. 다만 플랜트 부문은 1032억 원, 토목 부문은 1660억 원의 신규수주를 나타내면서 한 자릿수 달성률에 머물렀다.
박 대표는 아직 DL이앤씨 연간 수주목표 하향 조정 등의 변경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상반기가 다 지나지 않았고 일반적으로 하반기에 집중된 플랜트 및 토목 공사 발주로 수주곳간을 채울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영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실적은 안정적이지만 수주가 다소 부진하다”며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수주 및 착공 지표의 반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그간 진행해온 선별수주가 현재 양호한 수익성의 요인이 됐다”며 “수익성이 담보된 양질의 신규수주를 이어가 1분기에 확인된 실적개선 추세를 본격화하겠다”이라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