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네트웍스는 최신원 회장, SK케미칼은 최창원 부회장으로 역할분담을 확실히 정한 것일까?
최 회장이 SK그룹 사장단의 대규모 세대교체형 인사를 단행했으나 SK네트웍스와 SK케미칼은 상대적으로 무풍지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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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
SK그룹은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최신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 등 사촌들이 함께 경영을 하고 있다.
21일 실시된 SK그룹 임원인사에서 SK네트웍스는 문종훈 사장이 물러나고 박상규 워커힐호텔총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사장은 SK 소매전략팀장과 투자회사관리실 기획팀장, SK네트웍스 S-모빌리언(수입차판매사업)본부장과 소비재플랫폼본부장, SK에너지 리테일마케팅사업부장, SK홀딩스 비서실장, SK네트웍스 워커힐 호텔총괄을 두루 거쳤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박 사장은 전략과 투자, 소비재마케팅은 물론 자동차, 호텔사업 등에 대한 통찰력과 사업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SK네트웍스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말했다.
문종훈 SK네트웍스 대표이사 사장은 퇴임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문 사장은 지난 2년간의 재임기간 동안, 미래 경영환경 변화와 회사의 핵심역량에 기반한 중장기 전략방향성 정립과 이에 따른 사업재편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으나 새롭게 회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후배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됐다”고 말했다.
박 사장이 문종훈 대표의 역할을 맡게 되겠지만 최신원 회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에 오를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전했다. 일각에서 SK네트웍스가 앞으로 최신원 회장 단독대표체제로 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최신원 회장은 올해 4월에 SK네트웍스 대표이사에 복귀한 뒤 SK네트웍스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 패션부문 매각, SK매직(구 동양매직) 인수, 렌터카사업 확장, 워커힐면세점 탈환 등 사업구조개편에 힘을 쏟았다. 워커힐면세점 탈환은 실패했지만 SK매직 인수와 패션부문 매각은 성공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박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을지는 주주총회까지 가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SK네트웍스는 상사부문에 중동사업부를 신설하는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정보통신사업 개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정보통신사업지원실을 사업개발실로 변경하고 카라이프(Car Life) 전략실을 비즈이노베이션(Biz. Innovation)실로 바꿔 신사업과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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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
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SK케미칼은 SK네트웍스보다도 변화가 더 적었다. 사장단의 변화는 없고 일부 임원 승진만 있었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을 중심으로 소그룹을 만들어 SK그룹에서 독립경영을 해왔다. 이번 인사에서 SK케미컬 계열의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점은 최 부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앞으로 독립경영 기조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최창원 부회장은 SK케미칼 지분 17.00%로 최대주주에 올라있으며 SK케미칼은 SK가스-SKD&D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사촌들이 경영하고 있는 SK네트웍스와 SK케미칼은 사실상 손대지 않았다”며 “SK네트웍스와 SK케미칼은 최신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의독립적 경영을 승인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