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직속으로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조직을 신설해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외부기관과 협력해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에도 뛰어든다.
메모리반도체 위주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앞으로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시스템반도체분야에서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
|
|
▲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시스템반도체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사용되는 이미지센서를 자체개발하며 위탁생산사업부에서 반도체를 생산해 고객사에 공급하는 등 시스템반도체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 미만으로 미미하다.
세계 시스템반도체시장의 규모는 전체 반도체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하는데 그만큼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경쟁업체들이 많아 진입장벽이 높다.
SK하이닉스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메모리반도체에 집중투자를 이어온 성과로 급성장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분기 기준 글로벌 D램시장에서 2위, 낸드플래시시장에서 4위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강자로 꼽힌다.
하지만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등 IT 신산업의 발달로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변화를 추진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있다.
박성욱 사장은 이런 시장변화에 대응해 장기적으로 SK하이닉스의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미래기술부문에 통합돼있던 이미지센서사업부와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를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위탁생산사업부는 박 사장의 직속조직으로 변경됐다.
사물인터넷과 스마트카 등 시스템반도체가 적용되는 산업분야가 빠르게 성장하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위탁생산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며 각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미지센서와 위탁생산사업의 관련성이 적어 각 사업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한 것”이라며 “박 사장이 직접 사업을 챙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전력관리칩과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을 생산해 고객사에 공급한다. 조직개편을 계기로 성장전략이 본격화될 경우 위탁생산 품목과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를 양산하는 공장을 내년에 더 규모가 큰 곳으로 이전하며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계획도 세우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설계의 기술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외부기관과 협력도 진행되고 있다.
|
|
|
▲ SK하이닉스가 개발해 공급하는 이미지센서. |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와 공동으로 인공신경망 반도체를 개발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는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의 연산능력을 합친 차세대 반도체기술이다.
이런 기술협력이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시스템반도체 설계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메모리반도체시장은 비교적 기술진입장벽이 낮아 향후 수년 안에 한국업체의 성장전략을 본딴 중국업체들의 진입으로 심각한 공급과잉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가 시스템반도체 사업역량을 조기에 확보해 매출처를 다각화하며 업황변화의 타격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가 시급해지고 있는 셈이다.
박성욱 사장은 최근 제9회 반도체의날 기념행사에서 “반도체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연구개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