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연말쯤 출시하려던 신형 쏘나타 택시 모델을 앞당겨 출시했다.
현대차는 ‘쏘나타=택시’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매출까지 포기하고 신형 쏘나타 택시 출시를 미뤄왔던 방침을 바꾼 것이다.
신형 쏘나타의 신차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택시를 앞세워 실적 끌어올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신차효과 기대 못미친 신형 쏘나타
21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신형 쏘나타 택시를 출시하고 시판에 들어갔다.
신형 쏘나타 택시는 지난 3월 말 출시된 신형 쏘나타 세단과 동일한 차체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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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신형 쏘나타 차체는 초고장력강판이 확대 적용되면서 이전 모델에 비해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고속도로안전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충돌시험 결과 신형 쏘나타는 최우수 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받았다.
신형 쏘나타 택시는 누우 2.0 LPi 엔진과 전륜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151마력, 최대토크 19.8kg.m, 복합연비는 9.6km/ℓ다. 판매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1635만~2210만 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초에 택시 생산계획이 없었지만 고객들의 요구가 많아 신형 쏘나타 택시모델을 선보이게 됐다”며 “이 차를 타는 운전자와 탑승객은 이전과 전혀 다른 개념의 택시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과 달리 신형 쏘나타 신차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현대차가 택시 조기출시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본다.
신형 LF쏘나타 판매량은 판매에 돌입한 4월과 5월 1만 대를 넘겼지만 6월과 7월 6천~7천 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전 모델인 YF쏘나타가 출시 초기 3개월 동안 매달 1만6천~1만7천 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했던 것과 비교된다.
현대차는 YF쏘나타의 경우 출시 당시 택시모델도 함께 출시됐다. 그러나 신형 쏘나타의 경우 8개월여의 시간을 두고 택시모델을 출시하기로 했었다.
◆ 조기출시, 브랜드 고급화 전략 힘빠지나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 택시모델 출시를 미룬 이유는 브랜드 고급화를 위해서였다.
보통 택시모델의 판매비중은 전체 판매에서 30~40%에 이를 정도로 높다. 현대차는 브랜드 고급화를 위해 택시 판매로 얻을 수 있는 매출을 포기했던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쏘나타를 고급스럽게 만들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였다”면서 “하지만 그동안 쏘나타하면 바로 택시를 떠올릴 정도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받아 경영진이 상당히 고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형 쏘나타 택시가 조기출시되면서 현대차의 브랜드 고급화 전략도 힘이 빠지게 됐다. 그러나 매출 면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택시시장에서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며 시장을 거의 독식하고 있다. 현대차의 택시 시장점유율만 70%가 넘는다.
다른 완성차회사들은 디젤과 하이브리드 등 연비를 앞세워 택시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려고 애쓰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SM5 디젤’ 택시 출시를 고려 중이며, 도요타는 지난 20일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 택시를 선보였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및 디젤 택시의 경우 LPG 택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LPG 택시 비중이 전체 택시의 99%를 차지할 정도로 높아 시장재편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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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F쏘나타 택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