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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가 신형 스마트폰에 자체 개발한 차세대 시스템반도체를 장착한다. 오는 9월 출시될 예정인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알파’가 첫 장착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동안 시스템반도체사업이 퀄컴에 밀려 고전하고 있었는데, 이번 신제품 출시로 시스템반도체에서 위상을 구축할지 주목된다.
◆ 삼성전자, 차기 스마트폰에 신형 모바일 AP 장착
18일 IT전문매체 GSM아레나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다음달 공개할 갤럭시노트4에 삼성전자의 최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5433’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매체는 “안투투 벤치마크를 통해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갤럭시노트4에 엑시노스5433 옥타코어 프로세서가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안투투 벤치마크는 모바일 기기 성능측정 애플리케이션이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 AP 브랜드다.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불리는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통신칩(모뎀)과 함께 대표적 시스템반도체에 해당한다.
엑시노스5433은 삼성전자가 지난 17일 양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엑시노스5430’의 상위 모델이다. 엑시노스5430의 경우 삼성전자가 지난 13일 공개한 메탈소재를 적용한 스마트폰인 ‘갤럭시알파’에 탑재된다.
삼성전자가 차기 스마트폰에 자체 개발한 모바일 AP를 탑재하는 것은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 칩들은 세계 최초로 20나노 공정이 적용된 모바일 AP다. 삼성전자는 신형 모바일 AP가 기존 28나노 공정이 적용된 칩보다 전력 사용량을 25%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AP의 경우 공정을 높일수록 발열문제와 소비전력이 개선된다”며 “배터리 용량이 같은 다른 제품보다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 권오현의 ‘엑시노스’, 시스템반도체 부활 이끌까
삼성전자의 신형 모바일 AP는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사업을 다시 일으켜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시스템반도체는 삼성전자의 약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현재 시스템반도체에서 인텔과 퀄컴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5.3%의 점유율을 차지해 인텔(20.3%)과 퀄컴(5.8%)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특히 모바일 AP의 경우 퀄컴의 독주가 계속 이어져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퀄컴의 모바일 AP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은 지난해 34.8%에서 올해 1분기 36.6%로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6.3%에서 4.4%로 줄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4월 임직원들에게 “고성능 AP 개발에 주력해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에서도 강자라는 인식을 심어주자”고 주문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신형 모바일 AP와 함께 자체 개발한 통신칩을 차기제품에 탑재할 것으로 보여 퀄컴에 종속된 상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퀄컴보다 롱텀에볼루션(LTE) 관련 통신칩 개발이 늦은 탓에 ‘갤럭시S4’와 ‘갤럭시S5’ 등 주요 전략 제품에 삼성전자의 모바일 AP보다 퀄컴의 칩을 더 많이 장착했다.
하지만 이번에 광대역 LTE-A를 지원하는 ‘엑시노스 모뎀 303’이란 통신칩 개발에 성공해 갤럭시알파부터 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제품을 출시한다고 해도 당장 실적개선으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 하반기에도 고성능 모바일 AP에 대한 수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5일 삼성전자가 올해 시스템반도체사업에서 약 8770억 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