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말이 돌면서 업체들의 득실이 엇갈린다.
이번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곳은 사업자 선정작업이 연기돼야 한다는 바람을 노골적으로 보이는 반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업체는 불안한 마음으로 관세청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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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시내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는 모습. |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심사의 공정성을 감사원이 감사에 들어갈 경우 사업자 선정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 대두되면서 업체들의 반응이 갈리고 있다.
대기업에 배정된 서울 시내면세점은 3곳인데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HDC신라면세점, 신세계DF 등 5곳이 입찰에 참여했다.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는 면세점 일정이 지연되면 비용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연기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은 운영이 중지됐지만 재탈환에 대비해 면제점 인력을 내보내지 않았고 면세점 공간 고정비도 지출하고 있다.
사업자 선정이 지연되고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특검으로 넘어갈 경우 롯데그룹과 SK그룹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은 시내면세점 경쟁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미르와 K스포츠에 롯데와 SK 등이 수십억의 돈을 바친 것과 면세점 입찰이 무관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두 재단에 롯데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는 28억 원을, 롯데케미칼은 17억 원을 기부했다. SK그룹의 경우 SK하이닉스, SK종합화학, SK텔레콤 등이 111억 원을 출연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일정을 주관하는 관세청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일정 연기 여부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최순실 게이트에서 자유로워 일정이 지연되더라도 불리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지금 상황에서 면세점 선정과정에 외압이 작용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일정대로 진행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존에 공고된 일정대로 진행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세계DF도 일정이 연기되더라도 손해볼 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에서 신세계가 1억5천만 원, 이마트가 3억5천만 원을 미르와 K스포츠에 출연하기는 했지만 다른 그룹에 비해 현저히 작은 규모다.
신세계DF 관계자는 “어차피 프리젠테이션 일정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고 사업계획을 변경할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정대로 진행되든 다소 지연되든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HDC신라면세점의 경우 일정 연기를 반길 수 있다.
용산면세점이 곧 흑자를 낼 수 있어 일정이 연기되면 운영역량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HDC신라면세점은 이르면 12월에 월별 실적 기준으로 흑자전환 할 것으로 추정된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일정은 업체들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