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우정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이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추진과 더불어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을 함께 진행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양공작전'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금껏 정치적 역풍을 우려해 대통령 탄핵 문제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를 계기로 지금껏 불거진 김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공세를 더욱 강화해 윤 대통령 탄핵을 향해 한 발 더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18일 정치권의 말을 종합하면 김건희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높은 만큼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공세 수위를 높이는데 큰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국민 10명 가운데 7명가량이 김건희 여사를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던 여론조사가 나와 이런 시각을 뒷받침한다.
여론조사꽃이 9월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0.1%가 김건희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고 봤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한 공범들을 처벌하는 판결이 나오는 상황에서 김 여사를 향한 검찰의 불기소 판단은 국민 법감정에 반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보수성향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조차도 MBC 라디오 ‘성지영의 뉴스바사삭’에 출연해 “김 여사에 대한 불기소처분은 검찰에 대한 사망선고의 날이다”며 “수사할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 이런 검찰의 존재이유가 있을지 의문이다”고 논평했다.
이런 국민 정서를 고려해 민주당에선 검찰총장을 향한 탄핵소추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검찰총장의 탄핵소추는 재적의원 과반수를 요구하는데 민주당이 22대 국회 전체 의석에서 170석을 지니고 있는 만큼 절차는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8일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김건희 여사 무혐의 처분에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검찰총장 탄핵에 대해 지도부 차원의 결론이 내려진 만큼 절차와 시기를 논의해 적극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게다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싸고 최근 공천개입과 국정농단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어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 처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 재의결 투표에서 4표의 여권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2024년 9월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
이번에 세 번째로 발의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디올백 수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 기존 8개 의혹에 더해 김 여사가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명태균씨를 통해 불법 여론조사 등 부정선거를 했다는 의혹이 수사대상에 포함됐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 대선정국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의혹을 부각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명분을 쌓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송순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론조작은 국민의 의사를 왜곡하고 정당한 선거과정을 뒤흔드는 일이고 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하는 중대범죄다”며 “
윤석열 대통령이 여론조작을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다면 당장 하야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더해 정치권에서는 명태균씨가 창원 국가산단 선정 과정을 미리 알았다는 의혹에 더해 대통령실과 교감을 통해 관련 절차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정치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국면이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번에 발의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은) 수사대상을 대폭 강화해 13개로 확대했다”며 “문제는 특검법을 준비하는 어제, 오늘 사이에도 계속 의혹들이 터져 나와서 수사 대상을 추가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치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 심화되고 국민의 믿음을 저버리는 일련의 사실이 증폭되면 대통령 탄핵시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바라본다.
김은경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인방송 라디오 '굿모닝 인천, 이도형입니다'에 출연해 "시민사회나 원로들이 정권퇴진과 관련해 시국선언을 하는 등으로 이미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심리적 탄핵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김건희 여사 문제가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정말 탄핵까지도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도 이처럼 터져 나오는 일련의 의혹을 검찰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서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가 폭로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탄력이 붙고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공산이 커진다는 것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검찰총장 탄핵소추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를 비롯한 각종 의혹이 쌓여 국민적 공분이 커지게 되면
윤석열 대통령의 입지도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헌법재판관들은 법리에 따라 판단하지만 국민의 법감정을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는 것은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례에 비춰보아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여론조사꽃 자체조사로 2024년 9월20일부터 21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통신3사에서 제공한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CATI)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전체 응답률은 11.8%다.
2024년 8월31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기준 성별, 연령별, 권역별 가중치(셀가중)가 적용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