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4-10-14 15: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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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LNG저장·재기화설비(LNG-FSRU, LNG-Floating Stroage, Re-gasfication Unit) 개조 프로젝트 수주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친환경 선박 개조 부문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LNG선 관련 개조사업을 낙점하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LNG저장·재기화설비 개조 사업에서는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LNG저장·재기화설비 개조 사업을 연내 수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HD현대그룹에서 처음 대표이사를 지낸 곳이다. 호황과 불황이 번갈아 나타나는 조선업의 실적변동성 완화를 목적으로 육성하는 계열사인만큼 신사업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HD현대마린솔루션과 증권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의 LNG-FSRU 개조 프로젝트 연내 수주 가능성이 높게 점치지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글로벌 선사들과 노후 LNG운반선을 LNG-FSRU로 개조하는 프로젝트 수주를 협의 중이다.
상장 당시 HD현대마린솔루션 공시에 따르면 2024년도 수주목표에는 LNG-FSRU 개조 사업 2기, 2억달러 포함되어 있는데 아직 수주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떠다니는 LNG 기지’로 알려진 LNG-FSRU는 해상운송된 액화천연가스(LNG)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기체상태로 송출할 수 있는 해상설비다. 육상 LNG 재기화설비보다 구축 시간이 짧고, 비용이 저렴하며 행정절차가 간소하다는 장점이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국가들은 기존 파이프라인을 통한 LNG 수입 대신 선박을 이용해 LNG를 수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LNG-FSRU 수요가 늘고 있다. 현재 세계 LNG-FSRU 선대는 53척, 수주잔고는 4척이다.
특히 노후한 LNG선을 FSRU로 개조하면 새로 건조하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건조시간도 짧아진다.
그리스의 해운 분석 매체 얼라이드쉽브로킹에 따르면 LNG-FSRU 개조 비용은 1억2500만 달러에서 1억5천만 달러 사이에 형성돼 있다.
반면 국내 조선사들의 LNG-FSRU 신조선 계약을 보면 HD현대중공업 3억6300만 달러(2024년 2월), 한화오션 4억1330만 달러 등으로 신조선과 개조의 비용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이 사장은 노후 LNG운반선을 LNG-FSRU로 개조하는 사업을 성장엔진으로 키우고 있다.
친환경 선박 개조 부문의 기존 주력 사업이였던 탈황장치(EGCS) 설치,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개조사업은 규제 일몰의 영향으로 실적이 뒷걸음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두 사업의 합산매출은 3468억 원이었다가 2023년 1324억 원으로 61.8% 줄었다.
친환경 선박 개조 사업 부문은 HD현대마린솔루션이 미래를 보고 키우는 신사업인데,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로 3년 새 급격히 하락했다.
이 사장은 LNG-FSRU 개조 사업 수주를 통해 친환경 개조 부문의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올해 5월 기업공개로 3671억 원을 조달했는데, 이 중 일부를 친환경 선박 개조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에 투입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2026년까지 설계회사를 자회사로 인수하는데 483억 원, LNG운반선 수리 라이선스를 보유한 수리조선소 지분투자 혹은 합작법인 설립에 2027년까지 모두 676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유지·보수사업을 중심으로 친환경 개조, 디지털 솔루션, 벙커링(선박 연료유 공급) 사업을 하고 있다. 한 때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의 경영능력 시험대였던 회사다.
▲ LNG저장·재기화설비는 육상 LNG 터미널 설비구축보다 비용, 구축기간, 인허가 절차 등에서 이점이 있는데 노후된 LNG운반선을 개조해 만든다면 이러한 이점이 극대화된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저장·재기화설비. < HD현대중공업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에 따르면 정기선 부회장은 2014년부터 HD현대마린솔루션 출범을 주장했으며,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대표이사를 지냈다. 정 부회장은 2021년 대표에서 물러났지만 경영과 영업 총괄 부회장 직함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출범 이듬해인 2017년 2403억 원에 불과했던 회사 매출은 지난해 1조4305억 원으로 껑충뛰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연결기준 매출 8208억 원, 영업이익 1225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19.7%, 영업이익은 22.1% 각각 늘어난 수치다.
일각에서는 HD현대마린솔루션 지분 24.18%를 보유한 사모펀드 콜버트크래비스로버츠(KKR)가 향후 보유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KKR는 2021년 HD현대마린솔루션의 프리IPO에 6500억 원을 투자해 지분 38%를 취득했는데 올해 5월 상장당시 지분 14%를 구주매출을 통해 매각해 투자금의 절반을 회수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