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왼쪽)와 관련한 각종 의혹으로 국정감사 기간 정치적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을 비롯한 ‘김건희 여사 의혹’이 제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에선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국감기간 내내 지속적으로 파헤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로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 개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야당의 공세를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일이나 대통령실 견제에 모두 정치적 부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 국정감사를 계기로 부각되면서 여당 수장으로서
한동훈 대표의 입지도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 해결에 확실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소극적 모습을 보여
윤석열 정부와 연대책임을 지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
한동훈 대표가 민심을 거역하고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를 방해하는 용산 거수기 노릇을 멈추지 않는다면 결국 국민은 국민의힘을 버릴 것이고 이는 보수 궤멸로 이어질 것이다”며 “보수가 궤멸한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뿐만 아니라
한동훈 대표도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
한동훈 대표는 이제라도 대통령 부부의 괴이한 정치와 결별하고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특검에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며 “그래야 조금이라도 책임을 덜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대표로서는 국감에서 야당의 ‘김건희 여사 리스크’ 공세를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어 난처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한 대표와 정치적 현안 협의를 위한 독대를 거부하고 있어 김 여사 문제를 두고도 독자적 행동을 하기도 힘든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표는 이 때문에 최근 친한계 의원들과 만찬을 함께 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대화를 성사시키기 위한 지렛대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동훈 대표와 만찬을 가진 의원들이 20여명에 달하면서 친한계가 외연을 크게 넓히려는 것으로 평가된다.
▲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2024년 7월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 입장하며 한동훈 당시 대표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다만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세를 과시해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비판하는 시선도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힘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는 정치 초년생 밑에서 미리부터 무얼 하겠다고 무리지어 다니는가”라며 “
한동훈 대표는 몇 명을 무기로 대통령을 협박하려는 것인지 묘한 시기에 묘한 모임이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5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도 페이스북에
한동훈 대표가 만찬에서 ‘물러나지 않고 앞장서겠다’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대동단결을 해도 부족한 지금 이런 계파 모임을 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동훈 대표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는데 더해 야당이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 관저 증축 의혹, 공천개입 의혹 등을 비롯한 여러 이슈와 관련해 강한 드라이브를 지속적으로 걸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한동훈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좁히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정옥임 전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이슈를 두고 강경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김건희 여사 본인의 사과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며 “(김 여사의 사과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동훈 대표가 상황을 반전시킬 기발한 출구전략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딜레마에 빠질 것이다”고 짚었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가 사과를 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아 보이지 않는데가
한동훈 대표에게 정치적 난관을 탈출할 이렇다할 카드가 없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낸 전원책 변호사는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동훈 대표에게 현재 국감 시점에서 이렇다할 대책이 없다는 점을 짚었다.
전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에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플랜B가 없는 것처럼
한동훈 대표에게 현재 시점에서 (김건희 여사 리스크나 정당 운영 측면에서) 플랜B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비리 의혹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크게 불거지면 김건희 여사 및
윤석열 대통령과 선을 긋는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한동훈 원외 당협위원장 토론에서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두고 “나라와 당이 사는 방안 선택하겠다”고 말하기도 한 것이 이런 시각을 뒷받침 한다.
김준일 정치평론가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 국감 국면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부산 보궐선거 지원 유세 등을 이유로 자신을 홀대하고 있는 대통령과 만남을 피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한 대표는 국감이 끝나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다시 논점으로 떠오를 때를 대비해 지속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견제 시그널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