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뒤 한 달 동안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마트와 편의점, 홈쇼핑은 김영란법 시행 뒤 변화한 생활패턴에 따라 매출이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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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란 전 대법관. |
백화점은 잦은 세일로 매출이 높아져 김영란법의 영향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우나 고가제품을 납품하는 중소업체는 매출감소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이마트에 따르면 9월28일부터 한달(9월28일~10월26일) 동안 전체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증가다.
이마트는 신선식품 매출이 13.5% 증가하며 전체 매출을 이끌었다. 시행 이전인 지난 9월까지 신선식품 매출 증가율은 1.1%에 불과했다. 올해 1~9월 이마트의 전체 매출 신장률은 4.9%였다.
김보배 이마트 홍보팀 과장은 “김영란법 시행으로 가정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식품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마트 골프용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했다. 접대용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백화점보다 비교적 저렴한 마트에서 골프클럽 등을 구매했는데 이제 골프 접대가 사라지며 매출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과 홈쇼핑업체도 매출이 늘어났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 후 법인카드의 편의점 업종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다. 홈쇼핑과 배달서비스도 각각 5.8%, 10.7% 늘어났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접대문화가 간소화돼 직장인들이 예전보다 빠르게 귀가할 수 있게 됐다”며 “편의점과 홈쇼핑의 매출이 늘어난 것은 집에서 저녁을 먹을 때 소비습관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CU편의점은 9월28일 이후 10월21일까지 냉장안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1% 늘었다.
백화점의 경우 선물용 고가물품의 수요 저하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김영란법 시행 후에도 매출이 늘어났다.
9월29일부터 10월29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롯데백화점은 4% 현대백화점은 3.2%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9월29일부터 10월30일까지 매출이 11.2%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가을정기세일과 겹치면서 세일효과가 실적에 반영돼 김영란법의 정확한 영향을 가늠하기 힘들다”며 “정확한 통계는 세일시즌이 끝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란법은 대형 유통업체보다 한우 소매업체 등 고가제품을 유통하는 중소업체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31일 중소기업중앙회가 김영란법 관련 중소기업·소상공인 300개사를 대상으로 ‘김영란법 시행 30일을 맞아 중소기업·소상공인 영향조사’를 실시했다. 중소기업 10개사 가운데 7개사가 “김영란법 시행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