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솔루션에서 한국, 중국, 일본의 해상운송 분야 탈탄소화 실천 정도를 점수로 평가한 표. <기후솔루션> |
[비즈니스포스트] 해상운송 탈탄소 분야에서 한국이 동아시아 3국 가운데 가장 뒤처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국내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운 중간 대체연료의 환경 리스크와 한·중·일 연료 활용 계획’ 보고서를 발간했다.
동아시아 3국의 중단 대체 연료 계획과 친환경 연료로 전환 잠재력 및 여건 등을 평가한 결과 한국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나라는 중국이었고 일본이 그 다음이었다.
국내 ‘환경친화적 선박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수소, 암모니아, 액화천연가스(LNG)와 전기에너지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선박과 수소 동력 선박을 친환경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행 친환경선박 보급시행계획 등은 궁극적으로 석유계 연료 사용에서 벗어나 그린수소, 그린암모니아 등 전과정 온실가스 배출이 0에 수렴하는 무탄소 연료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이런 중간 과정에서 사용되는 대체 연료는 그린수소와 같은 친환경 연료로 분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석유계 연료인 선박용 중유와 LNG, 메탄올, 바이오연료 등 중단 대체 연료의 전과정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한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이나 집약도도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NG는 전주기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가 1메가줄(MJ)당 이산화탄소 76~89그램으로 90~91그램인 석유계 연료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바이오연료는 토지 전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을 고려한다면 적게는 56.7~62.1그램에서 많게는 106.6~130.7그램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치로 계산하면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가 석유계 연료 평균보다 오히려 약 1.4배 높은 셈이다.
기후솔루션은 이런 대체연료를 국제 조선·해운업계에서 비중이 높은 한·중·일 3국 모두 주력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3국의 해상운송 탈탄소화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화석연료 계획, 재생에너지 조달 잠재력, 그린수소 자체 조달 잠재력, 그린수소 공급망 구축 관련 국제협력 부문 등을 기준으로 정책을 평가했다.
종합적으로 중국은 8점을 얻어 1위를 차지했는데 높은 화석연료 사용 비중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조달 능력이 높다는 점과 이와 연계한 그린수소 자체 조달 잠재력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
일본은 5점을 받아 한국(4점)과 비슷했으나 그린수소 공급망 구축 관련 국제협력 부문에서 일찍 기술 개발 연구와 투자를 시작했다는 점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근하 기후솔루션 해운팀 연구원은 "해운업 탈탄소의 핵심은 연료의 전환에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 정부 등 동아시아 해운 탈탄소 방향은 석유계 연료라는 화석연료에서 결국 LNG라는 또 다른 화석연료로 옮겨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 이제는 연료별로 전주기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를 반영해 연료 전환 계획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