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4-08-09 14:5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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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백화점그룹 가구·매트리스 계열사 지누스가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로 돌아섰고 3분기에도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현대백화점그룹 가구·매트리스 계열사 지누스가 올해 들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로 돌아섰다. 증권사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에도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9일 지누스 2분기 실적 자료를 보면 지누스는 3분기에 영업이익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지누스가 다음 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목표를 밝힌 것은 현대백화점 편입 이후 8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지누스가 처음으로 다음 분기 영업이익 경영계획(가이던스)을 제시했다는 점은 의미가 적지 않다. 다음 분기에는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영업이익을 내겠다는 자신감의 반영으로 여겨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차갑다.
9일 현대백화점 보고서를 낸 5개 증권사 가운데 3곳이 지누스가 3분기에도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1개 증권사는 영업이익 감소를 전망했고 1개 증권사만이 영업이익 증가를 예상했다.
지누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자료에서 최고경영자(CEO)레터를 통해 ‘2024년에는 영업이익률이 선순환 구조를 보일 수 있도록 효율화 작업을 단행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나오는 결과는 계속 시장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
지누스는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년 넘게 실적 부진의 이유로 미국 소비 경기 침체와 과잉 재고로 인한 발주 감소를 꼽고 있다. 재고 소진 문제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누스의 시장 경쟁력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재고 소진을 위해 강도 높은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마케팅 비용과 판촉 비용을 투자 확대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누스 적자 전환에 대한 경고등은 2023년 1분기부터 켜졌다. 지누스 영업이익률은 2023년 분기별로 꾸준히 감소했다. 1분기 3.6%를 시작으로 2분기 2.4%, 3분기 1.4%, 4분기 0.6%를 기록했다.
▲ 현대백화점은 2022년 3월 9천억 원 가까이를 들여 지누스를 사들였다. 하지만 지누스가 현대백화점 편입 이후 올해 2분기까지 낸 영업이익을 모두 합쳐도 131억 원 밖에 되지 않았다.
지누스가 현대백화점에 인수된 이후 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한 적은 2022년 4분기가 유일하다. 그 외에는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로 돌아섰다. 지누스가 매번 현대백화점의 ‘아픈 손가락’으로 평가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3월 9천억 원 가까이를 들여 지누스를 사들였다. 하지만 지누스가 현대백화점 편입 이후 올해 2분기까지 낸 영업이익을 모두 합쳐도 131억 원 밖에 되지 않았다.
지누스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이 2021년 내놓은 ‘비전 2030’ 달성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30년까지 리빙사업부문 매출을 5조 원대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지누스를 인수할 때만 해도 지누스가 연매출 1조 원대를 기록했기 때문에 리빙사업부문 매출 5조 원대도 멀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인수 이후 지누스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매출이 9523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누스 매출이 1조 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지누스 영업손실 전망치를 기존 247억 원에서 432억 원으로 확대하면서 현대백화점 목표주가까지 내렸다. 지누스 부진이 현대백화점 전체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지누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기존 재고 소진을 위한 판촉비 증가와 일시적 발주 감소 영향으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부진했지만 5월부터 고객사 발주가 정상화됐다”며 “포장 압축률을 높인 신제품 출고 확대를 통한 수익율 개선 효과 등으로 3분기에는 실적 반등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