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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자체 AI반도체로 '로보택시' 경쟁력 높인다,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대결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07-30 15: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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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자체 AI반도체로 '로보택시' 경쟁력 높인다,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대결
▲ 전기트럭 '세미'에 카캐리어를 설치해 사이버트럭을 비롯 테슬라 차종들을 운송하는 홍보용 이미지. <테슬라>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설계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로보택시’에 탑재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엔비디아와 펼쳐질 맞대결에도 주목하는 시선이 나온다. 

테슬라는 주행보조 기술인 FSD(Full-Self Driving) 정확도를 두고 엇갈린 평가를 받는데 자율주행 기술에 힘주는 엔비디아와 경쟁을 위해서도 AI 반도체에서 성과가 필요하다. 

29일(현지시각) 대만 지디타임스에 따르면 테슬라는 자체 AI 반도체인 HW5를 2025년부터 양산해 자율주행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놓고 10월10일 공개를 앞둔 자율주행 자동차를 기반으로 하는 무인택시 호출 서비스 ‘로보택시’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는 시각도 있다.

로보택시 사업은 테슬라를 전기차 제조사를 넘어 자율주행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는 데 발판이 될 핵심 신사업으로 꼽히는데 이를 위해 직접 설계한 반도체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테슬라가 자체 반도체를 자율주행 로보택시에 탑재하는 전략은 여러 장점을 가진다. 우선 엔비디아 AI반도체 확보 경쟁에 드는 수고를 덜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는 자율주행과 같이 고도화된 기계학습(딥러닝) 연산이 필요한 작업에 뛰어난 성능을 보여 찾는 고객이 많다. 메르세데스-벤츠나 볼보 그리고 중국 BYD 등에서 엔비디아 반도체를 사용한다. 

테슬라가 엔비디아 제품과 유사한 성능을 보이는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이를 활용하면 다른 완성차 기업들과 물량 경쟁이 불필요해진다. 

디지타임스는 “테슬라가 개발하고 있는 자체 AI반도체는 엔비디아의 B200과 추론 능력에서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가 차량용 반도체와 자체 소프트웨어를 ‘드라이브 토르’라는 제품명으로 묶어 완성차 업체들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율주행 시장을 새 사업 분야로 노리고 있다는 점도 테슬라와 경쟁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요소다.

여기에 엔비디아 또한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운전 과정을 통째로 익혀 자율주행을 실현하는 ‘엔드투엔드’ 방식을 목표로 두고 있어 두 기업의 반도체 성능이 자율주행 경쟁에 승패를 가를 공산이 크다. 
 
테슬라 자체 AI반도체로 '로보택시' 경쟁력 높인다,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대결
▲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사옥 인근에서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시험용 차량이 주행하고 있다. <엔비디아>
디지타임스는 “테슬라와 엔비디아가 고성능 자율주행 분야에서 맞대결을 펼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테슬라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차량 판매량과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안방인 미국에서조차 철옹성같이 지켜 오던 과반 점유율이 깨졌으며 영업이익률도 과거 호황기와 비교해 반토막 수준으로 하락했다. 따라서 로보택시와 같은 새 성장 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로보택시 기술 기반이 되는 주행보조 프로그램 FSD는 투자업계로부터 기술 완성도에 의심의 눈초리가 끊이질 않는 상황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증권사 트루이스트 소속 윌리엄 슈타인 애널리스트는 최근 모델 Y 차량의 FSD V12.3.6을 활용해 뉴욕시 근교에서 시운전을 하다가 사고 직전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슈타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비록 FSD 기술을 계속 고도화해 나가고는 있지만 로보택시 공개 시점까지 공언해 왔던 자율주행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자체적으로 설계한 반도체가 자율주행 기술 정교화에 힘을 보탠다면 로보택시 성공 가능성도 따라 커질 수 있다. 

테슬라가 라이다 센서를 활용하는 다른 기업들과 다르게 카메라를 통한 시각 정보만 활용해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려다 보니 이에 최적화된 반도체가 더욱 중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로보택시 전망을 다룬 보도에서 카네기멜론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소속 필립 쿠프먼 조교수 발언을 인용해 “테슬라는 AI반도체로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라고 평가했다. 

테슬라가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옵티머스’에도 자체 AI반도체를 탑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용 반도체 개발을 통해 자율주행은 물론 로보틱스까지 진정한 의미에서 AI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테슬라가 엔비디아 대체할 자체 AI 반도체를 가지고 FSD 기술에 따라붙던 의문 부호를 걷어내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디지타임스는 “테슬라가 고객에 판매한 차량들에서 직접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반면 엔비디아는 반도체를 구매한 다른 완성차 기업들에게서 간접적인 피드백을 받아야만 하는 구조”라고 짚으며 테슬라가 자율주행 구현을 위한 AI반도체에서 엔비디아보다 경쟁력을 갖출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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