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쉬인 팝업스토어 1층의 데이지 매장. 쉬인 글로벌 엠버서더 배우 김유정씨의 포스터가 눈에 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쉬인의 커다란 간판과 엠버서더인 배우 김유정씨의 사진만이 조용한 팝업스토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9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국내 첫 쉬인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는 생각했던 것보다 한산했다.
팝업스토어 내부에 입장했지만 글로벌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매장은 고즈넉했다. 오전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된 미디어세션에 참가한 기자 2~3명만이 매장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일반인에게 오픈되는 시간이 임박한 시점에도 팝업스토어 입장을 위한 대기줄은 볼 수 없었다. 전날 첫 팝업 공개 당시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쉬인 팝업스토어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특별할 것 없는 의류 매장’이었다.
온라인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오프라인 전용 제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온라인에서 훨씬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국내 첫 팝업스토어임에도 오프라인 방문 고객만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도 거의 없었다. 경품 추첨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 4가지 가운데 오프라인 고객만을 위한 행사는 1가지뿐이었다.
가격적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팝업스토어에서 제품을 구매하면 표시된 가격에서 10%의 부가세가 추가된다. 오히려 온라인 구매 가격이 오프라인보다 저렴하다는 얘기다. 온라인 첫 구매 고객에게 제공되는 쿠폰 등을 적용하면 오프라인 매장과 가격 차이는 더 커진다.
쉬인 관계자는 “현재 중국을 비롯한 해외 직구 상품에 대해 1건당 150달러까지 관세와 부가세를 면제하는 면세제도가 시행되고 있어 온라인 가격이 더 저렴하다”며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고객들은 옷을 입어보기만 하고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면세정책을 고려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의 가격 차이는 당연한 부분이다. 다만 국내에 처음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는 만큼 차별적 혜택이 거의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 쉬인 팝업스토어 2층 전경. 1층보다 훨씬 많은 의류들이 진열돼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물론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의류를 직접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한정된 공간이므로 온라인 제품의 극히 일부분만이 진열된 상태였다. 온라인 구매의사가 있는 고객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지에 대해서 의문이 들기도 했다.
쉬인 팝업스토어는 2개 층으로 구성돼있다.
1층은 쉬인의 서브 브랜드 ‘데이지’ 제품을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데이지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된 배우 김유정씨의 대형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브랜드 존에서는 배우 김유정씨의 화보 촬영 현장을 재현해 방문객들이 데이지 브랜드의 분위기와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공간의 크기와 비교해 나열된 의류 종류는 그리 많지 않았다.
쉬인 관계자는 “현재 1층은 배우 김유정씨가 데이지 봄·여름 시즌 화보에서 입었던 제품들로만 진열된 상태”라며 “온라인에서 훨씬 다양한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지는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을 반영한 쉬인의 서브 브랜드다. 실제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국내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의 크롭 티셔츠, 원피스, 블라우스 등의 제품들이 많았다.
K패션이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데이지 브랜드의 수요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쉬인 관계자는 설명했다.
2층으로 올라가니 훨씬 다양한 의류를 만나볼 수 있었다. 탈의실도 4개가 마련돼 있어 자유롭게 옷을 입어볼 수 있었다.
쉬인의 각 브랜드별로 다양한 스타일의 제품들이 진열돼있었다.
쉬인 관계자는 “쉬인에는 콘셉트 별로 굉장히 다양한 브랜드들이 존재해 모든 스타일을 충족시킬 수 있다”며 “‘쉬인뉴’에서는 화려하고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로미’에서는 요새 유행하는 긱시크나 고스 스타일을, ‘이지웨어’에서는 스포티하고 편안한 스타일 등을 만나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팝업스토어 1층 전경. 쉬인의 서브 브랜드 데이지 모델인 배우 김유정씨를 중심으로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초저가’를 대표하는 패션 플랫폼인 만큼 저렴한 가격이 책정돼있었다.
티셔츠는 대부분 1만 원 이하이며 원피스나 바지도 2~3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중저가 패션 플랫폼과 비교해도 저렴한 가격에 속한다.
제품의 디자인을 살펴보니 타깃 연령층이 명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대부분의 제품들이 직장인보다는 1020세대 학생들을 겨냥해 제작된 것으로 보였다.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일부 제품은 옷의 박음질이나 단추, 지퍼 등의 마감 부분이 아쉽다고 느껴졌다.
디자인 도용과 같은 지적재산 침해 문제도 팝업스토어 초기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8일 진행된 팝업스토어에서 유명 브랜드인 폴로 랄프로렌, 키르시, 프레드페리 등이 연상되는 로고가 박힌 제품이 진열된 탓이다. 해당 제품들은 현재 진열대에서 제외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플랫폼의 품질 관리와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쉬인의 국내시장 안착에 대해 회의적 시선도 제기된다. 최근 쉬인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용 장화에서 기준치의 680배가 넘는 발암물질이 검출되기도 했다.
쉬인 팝업스토어는 14일까지 운영한다. 쉬인에 따르면 개장 첫 날 약 1천 명의 고객이 매장을 방문했다.
쉬인 관계자는 “이번 팝업스토어의 목적은 소비자들이 쉬인이란 브랜드를 조금 더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라며 “제품을 만져보고 입어봄으로써 온라인에서의 구매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