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2대 국회 입성 이후 가장 먼저 선거공영제를 강화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반값선거제)을 내놨다.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군소정당과 정치신인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수 있고
이준석 의원이 지속 주장해온 제3세력 구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첫 법안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내놨다. 사진은 6월20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2일 정치권 취재를 종합하면 2002년 도입된 선거공영제룰 기존보다 보완하고 강화해야한다는 데 초당적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에는 대표발의자인
이준석 의원과 개혁신당 의원 2명은 물론 윤상현, 서범수, 김용태, 모경종, 우재준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송옥주, 장경태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까지 힘을 보탰다.
다른 국회의원들이 바른정당과 새로운보수당, 국민의힘에서 이 의원과 인연을 쌓아온 인물들인것과 비교해 송옥주, 장경태 의원은 이 의원과 큰 접점은 없지만 각각 당직자와 평당원 출신으로 시작해 국회의원까지 됐다는 점에서 법안 취지에 공감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내용은 선거비용 낭비를 막고 선거비용 보전의 기준이 되는 득표율 상한선을 낮추는 데 있다.
먼저 선거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체문자와 선거운동원 수를 제한하고 각종 선거비용 한도를 기존의 70% 수준으로 축소한다.
또 득표율 15% 이상은 전액, 10% 이상이면 50%를 보전해주는 현행법상 보전 기준을 각각 10%와 5%로 낮춰 선거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는 범위를 확대했다.
이를 통해 선거공영제가 악용되는 것을 막고 군소정당 후보나 신인 정치인이 지역구에서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 개혁신당은 22대 총선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으나 지역구 후보 대부분이 낙선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사진은 총선 직전인 3월25일 열린 개혁신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모습. <연합뉴스> |
이준석 의원이 주장해온 제3지대 강화를 위해서도 비례대표제와 더불어 선거공영제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
제3지대란 거대양당의 대안이 되는 정치세력을 일컫는다.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지 않는 양당제의 문제점을 방지할 수 있다.
이준석 의원은 이를 위해 2017년 바른정당 창당 이후 꾸준히 제3지대를 다지려는 노력을 펴왔으나 실패를 맛봐야 했다.
신생정당을 만들어 국회의원 선거에서 반향을 일으켰더라도 유의미한 득표를 하지 못하면 현실적으로 지역구와 조직을 유지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2024년 4월 치러진 22대 총선에서도 개혁신당 소속으로 지역구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의 선거결과를 보면
이준석 의원이 경기 화성을 지역구에서 당선돼 자존심을 지켰으나 다른 중진들이 모두 낙선하면서 막대한 선거비용 문제를 떠안게 됐다.
주요 후보별로 조응천 전 의원은 경기 남양주갑에 출마했지만 13.2% 득표율로 낙선해 50%의 선거비용만 보전받을 수 있었다. 이원욱 전 의원은 경기 화성정에 출마했는데 9.22%라는 의미있는 득표율을 얻었으나 선거비용을 보전받지는 못했다.
양향자 전 의원은 경기 용인갑에 출마했으나 3.2% 득표율만을 얻어 낙선했고 류호정 전 의원은 성남 분당갑 지역구에서 3%대 지지율에 머물자 출마 자체를 포기했다.
만약
이준석 의원이 추진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도입됐더라면 조 전 의원은 100%, 이 전 의원은 50%의 선거비용을 돌려받았을 수 있었던 셈이다. 류 전 의원 역시 5%대 득표율을 노리고 출마를 검토했을 수 있다.
2002년 완전선거공영제가 도입된 이후 선거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막대한 정치자금은 군소정당과 정치신인이 뜻을 펴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2대 총선에서 선거비용 지출내역을 제출한 후보(699명)들의 평균 지출액은 1억6003만 원이었다. 실제 당선까지 생각한 선거비용은 3억 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정치권은 바라본다.
개혁신당은 1일 지역구 기반을 쌓기 위한 전국 54개 지역 조직위원장을 임명하고 다음 총선 준비를 위한 첫 단추를 뀄다.
이번 선거공영제 강화가 이들이 제3지대를 확보하는 결과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정치권 관심이 모아진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