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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 모바일 로직칩 열세 고심

이명관 기자 froggen@businesspost.co.kr 2014-08-07 13: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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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특히 모바일 분야의 시스템반도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에 대해 스마트폰의 부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정작 삼성전자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로직 칩 분야”라고 5일 보도했다.

  권오현, 삼성 모바일 로직칩 열세 고심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월스트리트저널이 기사에서 언급한 로직 칩이란 비메모리 반도체인 시스템 반도체를 말한다. 사람의 두뇌에 비유하면 시스템 반도체는 계산을 하는 부분이고 메모리 반도체는 기억을 담아두는 부분이다.

휴대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디지털카메라의 이미지 센서 등이 대표적 시스템반도체다. 모바일 AP는 특히 스마트폰 등에서 각종 응용프로그램 구동과 그래픽처리 등을 담당한다.

◆ 삼성전자 모바일 로직 칩에서 열세

삼성전자는 모바일 AP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AP는 지난해 출하량 기준으로 6.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해 후발주자인 중국기업 스프레드트럼(14.2%)에도 뒤처지며 5위에 머물렀다. 매출액 기준으로도 삼성전자는 7.9%의 점유율로 4위에 그쳤다.

시스템반도체 전체에서도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 5.3%로 인텔(20.3%)과 퀄컴(5.8%)에 뒤진 3위다.

최근 삼성전자가 개발한 모바일 AP인 엑시노트5 옥타가 갤럭시S5에 탑재되지 못하는 일도 발생했다. 성능이 불완전한 데다 통신서비스인 LTE-A 지원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갤럭시S5에 퀄컴의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이 탑재돼 있다.

삼성전자 올 2분기 반도체 사업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증가한 9조7800억 원이었다. 이는 메모리반도체 부문이 선전한 덕분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 감소한 1조8600억 원이었다.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시스템반도체가 부진했던 탓에 영업이익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 고전하는 데 대해 우려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그동안 1위를 유지해온 메모리사업은 반도체산업의 극히 일부”라며 “고성능 AP 개발에 주력해 삼성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AP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하반기에 출시예정인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모바일 AP인 엑시노스를 탑재하기로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모바일 AP부문 3분기 실적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로직 칩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8770억 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며 모바일 AP 부문의 수익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 실적부진 만회 위해 위탁생산 강화

삼성전자는 모바일 AP시장에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파운드리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은 계약을 맺고 주어진 설계도에 따라 반도체를 대신 생산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시장의 최대고객인 애플과 퀄컴으로부터 수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반도체 생산업체인 TSMC에게 뺏겼던 물량을 되찾아 온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애플과 계약을 맺고 모바일 AP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대만기업인 TSMC 등의 가세로 아이폰5S에 탑재될 모바일 AP의 물량을 빼앗겼다. 이어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 6의 모바일 AP도 대부분을 대만기업 TSMC에 내줬다.

삼성전자가 애플 퀄컴과 수주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새로이 도입된 기술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14나노 핀펫’이라 불리는 첨단 미세공정기술을 경쟁기업들보다 한발 앞서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파운드리 생산기업인 대만의 글로벌파운드리와 손을 잡고 14나노 핀펫을 위한 공조체계를 구축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AP와 함께 파운드리 부문의 경쟁력을 회복함에 따라 그동안 계륵으로 여겨졌던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도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나노공정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TSMC에 승기를 잡았다”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의미있는 성과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매출 39억5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4위에 머물렀다. 대만기업 TSMC는 매출 198억5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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