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적자행진을 마감하고 3분기에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대우조선해양이 바닥을 쳤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소규모 적자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싸늘한 시선도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수주가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내년 회사채 9400억 원의 만기가 돌아오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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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3월10일 오전 서울 다동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영정상화와 향후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뉴시스> |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3분기에 매출 3조1천억 원, 영업이익 300억~400억 원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4236억 원을 봤다.
대우조선해양이 3분기에 흑자전환한 것은 설비감축과 급여삭감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인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4분기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지출이 불가피해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대우조선해양은 구조조정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생산직까지 포함해 1천 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지원조직 등을 대상으로 올해 안에 2천 명가량의 분사도 추진하는 등 올해 안에 3천 명 정도를 내보낸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9월 열린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에서 “내년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극심한 수주가뭄이 이어지고 있어 내년 흑자전환도 불투명하다.
특히 내년에는 시장이 더 얼어붙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은 9월 펴낸 ‘신조선시장의 장기수요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의 선박발주량을 각각 586척, 790척으로 예상했다. 이는 3월에 제시한 934척, 1140척보다 각각 300여 척씩 낮춰 잡은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들어올 돈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내년 회사채 9400억 원의 만기도 막아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4월 4400억 원, 7월 3천억 원, 11월 2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2018년과 2019년에도 각각 3500억 원, 600억 원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결국 소난골 프로젝트와 자산매각 등 큰 문제들이 해결돼야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6월 말과 7월 말에 걸쳐 드릴십 2기를 앙골라의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에 인도할 예정이었지만 소난골이 건조대금 10억 달러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도가 지연됐다.
정성립 사장이 직접 소난골 경영진과 만나 인도시점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정 사장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소난골에 인도대금의 30%를 주식으로 돌리고 70%만 현금으로 회수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실현이 불투명하다.
본사사옥과 자회사 매각은 현재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9월 말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코람코자산운용과 계약을 해지하고 캡스톤자산운용과 매각협상을 다시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10월 말까지 사옥 매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자회사 매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선박설계업체 디섹과 식품업체 웰리브의 매각이 이르면 올해 안에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9월 진행된 디섹 예비입찰에 17곳의 업체가 참여의사를 밝힌 만큼 디섹 매각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대우조선해양은 기대하고 있다. 웰리브 예비입찰에도 10곳 이상의 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