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유통업계에서는 콜마홀딩스가 밸류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와 더불어 세제 혜택을 통한 실리도 겨냥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콜마홀딩스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약 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이번 자사주 소각이 완료되면 콜마홀딩스의 자사주 누적 소각 비율은 9.93%가 된다. 이는 동종업계 최대 누적 소각 비율이다.
콜마홀딩스가 밸류업에 적극 동참하는 목적 가운데 하나로 저평가된 주가 부양이 자리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콜마홀딩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콜마홀딩스 밸류업의 핵심이 세제혜택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기업들의 활발한 밸류업 참여를 위해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배당소득 분리과세, 상속세제 개편 등이 언급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란 배당소득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다. 자사주 소각을 한 기업에게 법인세 감면혜택을 제공함과 동시에 배당을 늘린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에게 배당소득세를 깎아주는 것이다.
현재 배당·이자소득을 합한 금융소득이 2천만 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제 대상자로 넘어가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누진세율은 최대 45%까지 부여될 수 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되면 배당소득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이전보다 낮은 세율이 책정된다. 다만 배당소득의 규모나 지분율에 따라 세율을 다르게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콜마홀딩스는 오너일가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윤 부회장의 지분율은 29.62%에 달한다. 배당소득에 대한 세제지원이 법인에 대한 세제지원보다 효과가 훨씬 클 수 있다는 얘기다.
콜마홀딩스가 최근 2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남은 승계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속세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속세제 개편이 콜마홀딩스의 밸류업 시행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윤동한 콜마홀딩스 회장은 2019년 콜마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내려오며 보유했던 콜마홀딩스 지분 일부를 장남인 윤 부회장에게 증여했다. 윤 회장은 2021년 경영에 복귀했으나 윤 부회장이 지주사인 콜마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사실상 오너 2세 체제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많다.
윤 회장은 1947년생으로 올해 만 76세다. 현재 지분율은 5.08%로 콜마홀딩스 3대 주주에 올라있다. 남은 지분을 윤 부회장에게 넘기며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존재한다.
상속세제 개편에 따른 혜택은 윤 부회장에게만 한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지난해 윤 부회장의 장남 윤동희씨가 콜마홀딩스 주식 5만2334주를 윤 회장의 아내 김성애 여사로부터 증여받았다. 이에 윤동희씨의 지분율은 0.15%로 늘어나며 콜마홀딩스 5대 주주로 등극했다.
▲ 콜마홀딩스 밸류업 관련 공시자료. <콜마홀딩스>
물론 윤 부회장이 2세 경영을 본격화한지 얼마 되지 않아 3세 승계를 논의하기에 다소 이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콜마그룹 내에서 주식을 증여한 것이 처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세 경영을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올해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서며 약 1600개에 달하는 전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에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연 1회 공시하도록 하는 가이드 라인을 발표했다. 국내 상장사 주식가치를 높이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개입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현재 밸류업을 기업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기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에 대해 회의적 시선이 나온다. 실효성 있는 세제지원 정책이 선제적으로 수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공청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종합하면 정부와 전문가들은 상속세율 인하, 배당소득 분리과세, 법인세 세액공제 등 밸류업의 다양한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획재정부는 6~7월 기업 밸류업 세제 지원안 관련 관계부처 합동 토론회를 개최하고 세제개편안 발표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수 손실 규모가 크고 조세의 형평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에 단기간 내에 세제혜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지에 대해 회의적 시선도 일부 존재한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그동안 콜마홀딩스가 시장에서 저PBR 주식으로 평가돼왔다”며 “이번 자사주 소각 등의 밸류업을 통해 주가부양과 주주가치 향상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