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육상직원을 대거 정리해고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한진해운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장승환 한진해운 육상직원 노조위원장은 19일 “경영진의 의무는 직원을 정리해고 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승계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것”이라며 “경영진이 아시아-미주노선 영업권을 매각한 뒤 희망퇴직 방식으로 인력을 감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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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 |
한진해운 육상직원 노조는 아시아-미주노선 운영권이 매각된 뒤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영진이 한진해운의 고용승계 규모를 결정하는 대신 아시아-미주노선 인수자에게 고용승계 규모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자는 것이다.
한진해운은 인수자가 결정되기 전인 11월 초 구조조정 대상자의 명단을 발표하고 12월 초 고용관계를 정리하는 인력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진해운의 아시아-미주노선 운영권은 11월4일 예비실사를 한 뒤 11월7일부터 본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조는 인력감축 방식을 놓고도 회사와 대립하고 있다.
한진해운 노조는 구조조정 대상자가 희망퇴직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을 주장하는 반면 회사는 정리해고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희망퇴직은 퇴직대상자에게 일정액의 위로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정리해고자에게는 위로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가 결국 회사의 방침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현재 한진해운 육상직원노조는 11일 설립인가를 받아 당장 20일에 사측과 2차 협상을 앞두고 있다”며 “파업, 쟁의 등 단체행동을 나서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해 행동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대법원에서 2011년 기업의 구조조정은 노동자가 침해할 수 없는 경영권으로 못박으며 노동조합을 통한 교섭과 쟁의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 육상직원노동조합이 인력 구조조정 결정을 두고 회사 측과 협상할 수 있는 폭이 좁다.
한진해운은 육상직원의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해상직원의 인력감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 해상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육상직원을 시작으로 해상직원도 정리해고 통보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18일 노조와 첫 협상을 하며 전체 육상직원 650명 가운데 350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밝혔다. 2차 협상은 20일에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