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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LG화학 중국 전기차배터리 장벽 어떻게 뛰어넘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10-19 16: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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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전기차 배터리사업 놓고 고심하고 있다.

중국정부가 전기차시장에서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려고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기업을 상대로 높은 진입장벽을 쌓고 있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시장이다. LG화학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곳이다.

◆ 배터리 인증, 이번엔 통과할까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5차 인증이 이르면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8월로 예상됐으나 별다른 이유없이 미뤄지면서 배터리 인증을 기다리던 LG화학의 속을 태워왔다.

  박진수, LG화학 중국 전기차배터리 장벽 어떻게 뛰어넘나  
▲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안에 중국정부의 배터리 인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품질에 자신있기 때문에 이번 인증은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도 1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4차 인증 때 문제가 됐던 중국의 1년 양산기준을 채웠고 연구개발도 강화하는 계획을 세웠으니 인증요건을 충족했다”며 “이번 5차 인증 때 긍정적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의 전망은 엇갈린다. 중국정부가 한국기업을 견제하는 움직임을 노골적으로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인증’을 제정하고 2018년부터 이를 통과한 기업의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차 인증을 통과한 기업들이 발표됐고 올해 6월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명단이 공개됐다. 현재까지 모두 57개 기업이 배터리 인증을 통과했다.

중국정부는 생산능력과 연구개발, 품질 면에서 일정한 기준을 넘는 기업에만 보조금을 책정해 배터리기업의 난립을 막고 부실 배터리를 퇴출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중국 배터리기업에게 기술격차를 따라잡을 시간을 주는 등 중국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파악하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가 나란히 탈락한 4차 인증 때 이를 통과한 31개 기업의 대부분이 중국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도 5차 인증에서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인증을 통과했을 때와 통과하지 못했을 때의 실적 전망치를 모두 제시하는 등 통과를 확신하지 못했다.

정호영 LG화학 사장은 “5차 인증과 관련해 LG화학은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며 “인증을 받지 못하면 내년 배터리부문에서 매출이 30%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기대한 대로 인증을 받게 되면 최소 60%가량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인증을 통과하더라도 중국정부의 견제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정부가 중점을 두고 키우고 있는 전기차시장에서 타국기업이 주도권을 차지하는 것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기업을 견제하고 중국기업을 키우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정부는 올해 초 삼원계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버스를 정부 보조금 지원대상에서 제외했다. 삼원계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하나로 한국기업의 주력 생산제품이다.

반면 중국기업들이 주로 생산하는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버스에 보조금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전기차배터리시장은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며 그 이유로 “국제유가 약세 지속, 전방시장 경쟁에 따른 배터리 판매가 인하압력, 중국정부의 정책 가변성”을 꼽았다.

◆ 중국 의존도 낮추려 유럽공략 속도

세계 전기차배터리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훌쩍 넘는다. 중국시장을 잡지 못하면 LG화학이 전기차배터리시장에 안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중국정부는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자동차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전기차시장 육성에 나서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중국 전기차배터리 장벽 어떻게 뛰어넘나  
▲ 지난 5일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LG화학 폴란드 전기차배터리 공장 기공식' 행사장에서 구본무 LG그룹 회장(오른쪽 두번째)와 마테우쉬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부총리(오른쪽 첫번째) 등이 전시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2020년까지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 500만 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보조금 지급은 물론 세금도 감면해주는 등 전기차 소비를 늘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고질적 문제로 지목되는 충전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만2천 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짓는 계획도 세웠다.

국내 배터리기업들도 그동안 중국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격적 사업을 펼쳤다. LG화학은 중국 현지 10대 완성차회사 가운데 절반 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나란히 중국에 전기차배터리 생산공장도 지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중국공장 가동률이 많이 떨어졌다.

최근 LG화학과 삼성SDI가 유럽에 전기차배터리 생산공장을 지으며 유럽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도 중국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4천억 원을 투자해 폴란드에 공장을 짓고 있다. 투자가 최종적으로 끝나는 2018년 말에 매년 고성능 전기차(32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10만 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도 지난 8월 말 헝가리 정부와 공장 건설계획에 합의했다. 삼성SDI도 공장건설에 4천억 원을 투입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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