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우진 엔에이치엔 대표이사가 2021년 2월4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협약 및 착수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저수익 사업 정리하고 그룹 구조 효율화
엔에이치엔은 그룹 전반의 구조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엔에이치엔의 종속회사 수는 60곳으로, 2022년 89곳과 비교해 3년 동안 3분의 1이 줄었다.
과거 엔에이치엔은 게임 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결제, 커머스, 콘텐츠, 기술 등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나, 이 과정에서 사업 포트폴리오가 분산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2026년 1분기 기준 엔에이치엔의 영업이익률은 3.92%를 기록했다.
이에 정우진은 확장 위주의 전략에서 벗어나 적자 사업 및 저수익 사업을 중심으로 정리하며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2025년까지 콘텐츠 및 커머스 부문 등의 사업부를 정리했다.
경영진은 경영구조 효율화 계획을 꾸준히 밝혀왔다.
정우진은 2022년 11월8일 열린 2022년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연결 대상 회사를 통폐합을 통해 축소하고 있는데 2024년까지 60개 수준으로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현식 엔에이치엔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같은 자리에서 “연결 대상 자회사 통폐합과 축소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2년) 3분기 말 기준 연결 대상 자회사는 90여 개 수준인데, 이를 2024년까지 60여 곳 수준으로 계속 감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안현식 CFO는 “2024년 적극적인 사업 효율화로 14개 종속회사를 정리하고 존속사업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검토했다”며 “올해(2025년) 중에도 10개 이상의 종속회사를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명가’ 재도약 준비
엔에이치엔이 본업인 게임 사업에 다시 힘을 주고 있다.
엔에이치엔은 2026년 총 6종의 신작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6년 상반기에는 인기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최애의아이 퍼즐스타’, 자회사 엔에이치엔플레이아트가 개발한 파이널판타지 IP 기반의 ‘디시디아 듀엘럼 파이널판타지’ 등을 출시했다.
다만 웹보드가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것과 달리, 그 외 신작들의 성과는 다소 제한적이다.
기대작이었던 ‘다키스트데이즈’는 2025년 4월 말 오픈베타테스트(OBT) 형태로 출시된 뒤 정식 서비스 전환이 기대됐지만, 이용자 수 부진으로 사실상 서비스 종료 단계에 접어들었다. 회사는 2026년 5월 공지를 통해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 중단을 알렸다.
배급을 맡았던 서브컬처 수집형 RPG ‘어비스디아’도 2025년 3분기 일본, 2026년 2월 국내에 출시됐으나 2026년 5월 모든 서비스를 개발사인 링게임즈로 이관했다.
웹보드 게임은 꾸준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엔에이치엔은 ‘한게임포커’, ‘로우바둑이’ 등으로 유명한 국내 1위 웹보드 게임 사업자다.
최근 정부의 웹보드 게임 규제 완화 흐름도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26년 2월3일 웹보드 월 결제 한도가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상향됐다. 엔에이치엔의 1분기 웹보드 게임 매출은 2025년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
앞서 2022년 7월에는 월 결제 한도가 5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한 판당 결제 한도가 5만 원에서 7만 원으로 올랐다. 이에 2022년 웹보드 게임 연간 매출이 30.3% 늘었다.
2016년 월 구매 한도가 3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상향됐을 때에도 게임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28.8%가량 성장했다.
엔에이치엔은 웹보드게임 ‘한게임’을 모태로 출범한 기업이다. 2013년 게임 매출 비중이 100%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우진이 취임한 뒤 클라우드·간편결제(페이코)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연결기준 게임 매출 비중은 2021년 25.3%, 2023년 20% 아래로 떨어졌다. 2025년 기준 18.7%를 기록했다.
정우진 대표는 2022년부터 게임 사업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사업 확장기를 지나면서 수익성이 높은 게임 사업에 다시 집중하려는 의지가 읽혔다.
정우진은 이때부터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는 등 본업인 게임 사업 역량을 모으는 데 적극 나섰다.
엔에이치엔은 2022년 초 엔에이치엔빅풋, 엔에이치엔픽셀큐브, 엔에이치엔RPG로 나눠져 있던 게임 자회사들을 2022년 10월 게임 자회사 엔에이치엔빅풋이 흡수합병했다.
엔에이치엔은 “최근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신사업의 안정적 성장 등으로 게임 사업에 집중할 여건이 갖춰졌다”며 “업계를 이끌기 위해 모회사와 자회사에 분산돼 있던 사업 역량을 한 곳으로 결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우진은 2025년 신년사에서 “올해(2025년) 그룹 전체 게임사업 매출의 3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한다”며 “웹보드게임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드코어 장르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2025년 연간 게임사업 매출은 4789억 원으로 2024년 4598억 원 대비 4.2% 느는 데 그쳤다.
△2025년 매출 늘고 흑자 전환
엔에이치엔은 2025년 역대 연간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엔에이치엔은 2025년 연결기준 매출 2조5163억 원, 영업이익 1324억 원을 거뒀다.
2024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5% 늘었고 영업손익은 흑자로 돌아서며 나란히 연간 최대 기록을 세웠다. 순이익도 577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앞서 엔에이치엔은 2024년 3분기 발생한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여파로 일회성 비용 약 1407억 원을 반영했고, 이 여파로 2024년 연간 32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회사는 그간 추진해온 사업구조 효율화와 체질 개선의 성과가 본격화한 결과로 봤다.
부문별로 주요 사업이 고르게 성장했다.
게임 부문 매출이 4789억 원으로 2024년보다 4.1% 늘었고, 결제 부문은 1조2727억 원으로 11.0%, 기술 부문은 4609억 원으로 11.3% 증가했다.
반면 기타 부문은 경영 효율화 영향으로 25.8% 줄어든 3848억 원에 그쳤다.
정우진은 “지난 몇 년간 선택과 집중 기조 아래 사업구조 전반을 점검하며 수익성 향상을 위한 전사적 노력을 이어왔다”며 “2026년은 수익성 회복에 머무르지 않고 게임·결제·기술 등 핵심사업의 성과가 실적에 보다 명확하게 반영되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드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6년에는 웹보드 규제 완화에 따른 게임 부문 성장과 함께, 기술 부문에서 신사업인 클라우드의 높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실제로 2026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9% 늘어난 6714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63억 원으로 5.0% 감소했다.
주요 부문 성장에 힘입어 외형은 커졌지만,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업을 위한 선제적 인프라 투자 비용이 일부 반영되며 수익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엔에이치엔은 2013년 설립 이후 한 차례도 매출 역성장을 기록한 적이 없다. 창립 첫해 2천억 원대였던 매출은 10년 사이 10배 가까이 불어났다.
2018년 ‘1조 클럽(연결매출 1조 원)'에 이름을 올렸고, 2022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2조 원을 넘어선 뒤 2025년 2조 원대 중반에 다가섰다.
| ▲ 엔에이치엔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
△‘티메프’ 미정산 사태에 비상경영제체 구축
정우진은 티몬과 위메프의 결제대금 미정산 사태에 대응해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정우진은 2024년 9월27일 주주서한을 내고 엔에이치엔 페이코의 현황과 이후 대응방안을 공유했다.
정우진은 “갑작스러운 티메프 사태로 페이코에 미회수채권이 발생하게 됐다”며 “티몬 7월 거래금액이 평월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페이코의 미회수채권 규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엔에이치엔이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회수하지 못한 채권 잔액은 1300억 원 가량이었다. 이는 엔에이치엔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큰 규모다. 엔에이치엔은 2024년 3분기에는 티메프 지급불능 관련 매수채권 대손상각비로 1407억 원을 인식했으며, 2024년 연간 영업손익도 적자 전환했다.
정우진은 주주서한에서 “페이코(PAYCO)는 금융권과 엔에이치엔에서 차입해 유동성 부족을 해소할 것”이라며 “다만 이번 대여가 페이코에 대한 마지막 금전적 지원”이라고 못 박았다.
정우진은 페이코의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조직개편을 추진했다.
정연훈 엔에이치엔 페이코 대표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며 엔에이치엔 KCP에서 결제 사업 경험을 쌓은 정승규 부사장이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했다. 정승규 COO는 2025년 1월2일 페이코 신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됐다.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사업구조와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고 비용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결제 사업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KCP가 있는 구로디지털단지로 사옥을 이전하고 향후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정우진은 “페이코의 흑자 전환을 2027년까지 반드시 달성하겠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페이코 서비스 정리를 진행하고 엔에이치엔 그룹의 결제사업은 KCP를 통한 기업간거래(B2B)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는 2024년 7월 초 위메프가 ‘5월 판매자 대금’을 제때 정산하지 못하면서 불거졌다. 위메프와 티몬 정산지연 사태에 따른 피해 판매업체는 4만여 개가 넘고 미정산 금액은 약 1조3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후 페이코는 2025년 3분기 출범 이후로 처음으로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5년 연간 순손실도 55억 원으로 2024년 순손실 1365억 원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
△클라우드 사업 확장
정우진은는 클라우드를 엔에이치엔의 핵심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시작은 2014년 선보인 클라우드 서비스 ‘토스트(TOAST)’였다. 초창기 게임사 전용 플랫폼으로 출발해 이후 공공·커머스·금융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특히 일본을 발판으로 삼았다. 엔에이치엔은 2019년 3월 일본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화하며 게임사용 플랫폼 ‘한게임 믹스’, 커머스 솔루션 ‘NCP’ 등을 앞세웠다.
2~3년간 현지에서 소규모로 시범 운영을 통해 일본 사업자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정이었다. 2020년까지 일본에서 매출 1천억 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이렇게 사업을 키운 엔에이치엔은 2022년 4월1일 전문 자회사 엔에이치엔클라우드를 세웠다.
백도민·김동훈 공동대표 체제로 출발해, 클라우드 전 영역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상품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엔에이치엔클라우드는 2023년 1월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도 성공했다.
IMM인베스트먼트가 새로 발행한 주식을 넘겨받는 방식(제3자 배정 유상증자)으로, 지분 약 15%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됐고 엔에이치엔의 지분은 85% 수준으로 조정됐다.
정우진은 사업부문별로 분사한 자회사 엔에이치엔클라우드, 엔에이치엔커머스(쇼핑몰 솔루션 자회사) 등을 주식시장에 상장시켜 자금을 조달해 성장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을 내세우기도 했다.
엔에이치엔클라우드와 쇼핑몰 솔루션 자회사 엔에이치엔커머스 등이 대상이었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게임즈를 잇따라 상장시키며 몸집을 키운 카카오가 대표적 선례로 꼽혔다.
다만 2026년 들어 정부가 모회사와 자회사를 동시에 상장하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이 성장 모델에도 제동이 걸렸다.
그럼에도 엔에이치엔클라우드는 엔에이치엔의 핵심 사업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높은 보안성을 앞세워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전환 사업과 기업 고객 수요를 흡수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사업자들에게 선점된 가운데, 공공 시장을 파고들며 네이버클라우드·KT클라우드·삼성SDS 등과 함께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CSP)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AI 인프라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엔에이치엔클라우드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AI 인프라 경험을 쌓은 한 곳으로 꼽힌다.
회사는 2026년 5월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인프라·플랫폼·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제공하는 브랜드 ‘팩토리X’와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엔에이치엔클라우드는 팩토리X를 미래 핵심 성장축으로 키워, 최근 3년간 연평균 24%였던 성장세를 두 자릿수로 이어가고 전체 매출에서 AI 사업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내놨다.
AI 경쟁의 중심이 거대 모델 자체에서, 이를 실제 사업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돌리고 비용을 줄이는 ‘실행 환경’으로 옮겨갔다고 보고 팩토리X는 2019년부터 국내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시장을 개척하며 쌓아온 경험을 집약한 결과물로 평가했다.
엔에이치엔클라우드는 광주 국가 AI데이터센터에서 엔비디아 H100 GPU를 운영하고 있다. 2021년 5월 사업자로 선정된 뒤 2023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2026년 3월부터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 약 7650장을 갖춘 ‘팩토리X 서울’도 가동에 들어갔다.
2025년 수주한 정부 ‘GPU 확보·구축·운용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2026년 3월말부터 서울 양평 리전에 구축한 수냉식 기반 GPU B200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안현식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양평 리전의 경우 향후 5년 동안 약 3천억 원 매출 목표를 계획하고 있다"며 클라우드서비스제공(CSP) 사업자 매출 기준으로는 연간 약 30% 성장을 기대했다.
| ▲ 정우진 엔에이치엔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오른쪽)가 2018년 12월19일 판교 엔에이치엔 본사에서 한동환 KB금융지주 디지털혁신총괄 상무와 ‘전략적 파트너십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KB금융지주 > |
△간편결제 플랫폼 사업
정우진은 자회사 엔에이치엔 페이코를 통해 간편결제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엔에이치엔은 1년이 넘는 개발 끝에 앞서 2015년 페이코를 내놨다.
정우진은 페이코를 선보이기 위해 2015년 개발 당시 5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신사업 개척을 맡겼다. 온라인 결제시스템 확보를 위해 한국사이버결제(현 엔에이치엔 한국사이버결제)도 인수했다.
엔에이치엔 엔터테인먼트(현 엔에이치엔)는 페이코 개시 첫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쓰면서 500억 원대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정우진은 간편결제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도전을 이어갔다. 그 결과 페이코사업은 자회사 엔에이치엔 페이코로 분사할 만큼 커졌다.
정우진은 신사업 진출과 자회사 분리 등으로 내부의 불만이 터져 나올 때마다 일일이 설득하며 신사업을 밀어붙였다.
엔에이치엔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정우진 대표는 겉으로 화려하지 않지만 끈기있게 사업을 이끄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직급에 상관없이 친분을 쌓고 직원들이 각자 맡은 분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정우진은 삼성전자의 삼성페이와 제휴하는 등 페이코의 외형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2019년 7월에는 페이코 간편결제 서비스를 일본에 내놓는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엔에이치엔 페이코가 덩치를 키운 만큼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가 핀테크 사업에 힘을 실어주면서 엔에이치엔은 간편결제 사업을 확장할 환경을 맞이하고 있다.
엔에이치엔 페이코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적용받게 됐다.
엔에이치엔 페이코의 ‘중금리 맞춤 대출 간단비교 서비스’는 2019년 5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됐다.
중금리 맞춤 대출 간단비교 서비스는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이 페이코 앱에서 필요한 자금과 기간, 용도 등의 대출 조건을 입력하고 여러 금융회사의 대출 상품을 비교한 뒤 추가 협상을 거쳐 낮은 금리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적용받아 최장 4년 동안 관련 인허가와 규제를 면제받는다.
엔에이치엔 페이코는 2019년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하는 마이데이터사업 주관회사로 뽑히기도 했다.
과학기술정통부는 개인에게 데이터 관리 및 활용 권한을 돌려줘 개인정보 활용체계를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의료와 금융, 유통, 에너지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 8개 과제를 선정했다.
엔에이치엔 페이코는 금융분야 서비스 주관회사로 선정돼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
엔에이치엔 페이코는 금융사에서 제공하는 금융데이터뿐 아니라 페이코의 결제 데이터와 엔에이치엔 계열사들이 보유한 게임과 음원 등을 통해 이용자 행태 데이터 등 비금융 정보를 수집한다.
엔에이치엔의 엔에이치엔 페이코는 이 정보를 활용해 금융상품 추천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 서비스도 잇달아 내놨다. 2023년 2월 지출 내역을 분석해 맞춤 카드를 추천하는 ‘페이코 카드추천’을, 3월에는 중고차 구매와 대출 신청을 한 번에 처리하는 ‘중고차 구매비서’를 선보였다.
5월에는 신한은행과 손잡고 취업준비생·프리랜서 등 금융 이력이 부족한 20~30대를 위한 ‘신한 페이코 소액대출’을 출시했다.
다만 페이코의 성장세는 녹록지 않다. 카카오페이와 겨루기 위해 삼성페이와 손잡는 등 외형을 키웠지만, 2019년 네이버가 시장에 본격 뛰어들면서 강력한 경쟁자를 만났다.
네이버는 2019년 11월 간편결제부문을 분할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세우고 미래에셋대우로부터 5천억 원을 투자받으며 오프라인 결제와 금융서비스로 빠르게 영역을 넓혔다.
무엇보다 페이코는 네이버의 포털, 카카오의 카카오톡,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처럼 이용자를 붙잡아 둘 자체 플랫폼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블록체인 사업 중단
엔에이치엔이 2019년 5월 ‘페블’이라는 이름으로 펼쳐왔던 블록체인 사업을 중단했다.
엔에이치엔은 시장상황이 어렵고 규제 등으로 가상화폐공개(ICO)가 힘들어 블록체인 사업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가상화폐 관련 규제가 비교적 약한 싱가포르에 블록체인 자회사를 세웠지만 세계적으로 주요 국가들이 가상화폐에 우호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이며 사업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대형 게임회사들이 대부분 블록체인기술을 게임에 접목하는 데 관망적 태도를 보이자 블록체인 사업이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이런 결정은 에이치엔이 블록체인 사업에 진출한 지 반년만에 내려졌다.
엔에이치엔은 2018년 11월 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처음으로 페블을 공개했다. 게임에 가상화폐 등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크로스 매각
엔에이치엔은 2019년 4월 인크로스를 SK텔레콤에 매각했다.
인크로스는 디지털광고 전문기업으로 동영상 매체를 묶어 광고주에 판매하는 플랫폼 ‘다윈’ 등을 운영한다.
엔에이치엔 관계자는 “광고 계열사인 엔에이치엔 에이스와 엔에이치엔 애드를 통해 맞춤형 광고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에이치엔은 엔에이치엔 페이코(간편결제 플랫폼)와 엔에이치엔한국사이버결제(전자지급 결제대행사)로 소비자들의 결제정보를 수집한 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는데 인크로스는 동영상광고에 주력하는 만큼 이런 수직계열화 구조에서 시너지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엔에이치엔은 2017년 11월 인크로스 최대주주에 오른 지 1년5개월 만에 지분을 처분했다.
엔에이치엔은 인크로스 지분을 535억 원에 매각해 차익을 70억 원 정도 냈다.
| ▲ 정우진 엔에이치엔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오른쪽)가 2015년 2월12일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과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 제휴를 맺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KB국민카드 > |
△회사이름 변경
엔에이치엔은 2019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2019년 4월1일 회사이름을 엔에이치엔 엔터테인먼트에서 엔에이치엔으로 바꿨다.
본래 엔에이치엔은 2000년 한게임과 네이버가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2013년 회사를 네이버와 엔에이치엔 엔터테인먼트로 분할했다. 이후 이번에 다시 엔에이치엔으로 회사이름을 바꾼 것이다.
엔에이치엔은 “한국 정보통신기술산업에서 엔에이치엔이 지니는 의미와 가치를 계승하고 정보통신기술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다각화와 매출 1조 원 달성
정우진은 게임사업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넓히는 데 힘을 쏟았다.
부침이 심한 게임사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면 위험도가 너무 높다고 바라봤기 때문이다. 정우진은 게임이 아닌 영역에서 내는 수익을 늘려 회사의 체질을 개선해왔다.
엔에이치엔은 정우진이 대표를 맡은 뒤 2018년까지 연평균 기업을 6개 정도 인수했다.
엔에이치엔은 2014년 인터넷예매 전문회사 티켓링크와 취업포털 인크루트, 데이터베이스 보안전문회사 피앤피시큐어를 인수했다.
2015년 음원기업 벅스를 운영하는 네오위즈인터넷(현 엔에이치엔 벅스)을 1060억 원에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으며 온오프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1300K도 인수했다.
정우진은 2018년 3월 교육 플랫폼 사업을 운영하는 신규법인 엔에이치엔 에듀를 설립하며 교육 사업을 강화했다.
엔에이치엔은 이에 앞서 2015년에 학교, 학원, 학부모를 연결해주는 모바일앱 ‘유니원’을 개발했다. 엔에이치엔은 또 2017년 알림장 애플리케이션 ‘아이엠스쿨’을 개발한 아이엠컴퍼니를 인수했는데 엔에이치엔 에듀는 유니원 사업부문과 아이엠컴퍼니를 통합해 출범했다.
엔에이치엔은 2018년 여행박사(현 엔에이치엔 여행박사)를 인수한 뒤 엔에이치엔 페이코 등과 시너지를 내는 데 속도를 냈다.
엔에이치엔 페이코의 외형을 확장하고 엔에이치엔 여행박사 등의 실적을 연결기준으로 편입하면서 엔에이치엔은 2018년 매출 1조 원을 처음으로 달성했다.
엔에이치엔은 2018년에 연결기준 매출 1조2646억 원, 영업이익 686억 원을 냈다. 2017년과 비교해 매출은 39.1%, 영업이익은 97.6% 늘었다.
△적극적 분사 전략
엔에이치엔은 2017년 간편결제사업인 페이코를 분사했다.
2017년 4월1일 물적분할로 자회사 엔에이치엔페이코를 만들고 간편결제사업을 이관했다. 정연훈 총괄이사가 엔에이치엔페이코 대표로 선임됐다.
페이코는 엔에이치엔이 2015년 8월 내놓은 간편결제 서비스다. 마케팅 비용 1200억 원을 마련하는 등 페이코 활성화에 적극 나섰다.
페이코는 서비스 시작 한 달 만에 가입자 150만 명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며 엔에이치엔은 2015년 영업손실 543억 원을 냈다.
엔에이치엔은 페이코를 분사해 독립·책임경영체제를 세우고 외부투자자를 유치할 가능성을 열었다.
엔에이치엔은 2017년 7월3일 광고 자회사 엔에이치엔이스를 정식 출범했다.
엔에이치엔 에이스는 웹로그분석기업 엔에이치엔 D&T와 빅데이터기반 디지털광고 플랫폼 서비스회사 엔에이치엔TX가 합병한 회사다.
엔에이치엔은 기존까지 분산돼 있던 디지털광고 분야를 통합해 운영하면서 체계적 광고 마케팅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엔에이치엔에이스를 출범했다.
△4연임 장수 CEO
정우진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엔에이치엔의 ‘장수 전문경영인(CEO)’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우진은 2014년 1월 39세의 나이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엔에이치엔은 2013년 11월부터 이은상 대표이사가 장기간 병가에 들어가면서 정우진이 대표대행을 맡았다.
정부의 웹보드게임 규제로 실적이 감소하고 PC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사업이 부진하자 대행체제를 통한 극복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정우진을 아예 새 대표로 선임했다.
개발 조직도 3개 자회사(NHN 스튜디오629·NHN 블랙픽·NHN 픽셀큐브)로 분할되며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컸다.
위기 속에 투입된 정우진은 조직을 수습하고 경영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이후 정 대표는 2017년, 2020년, 2023년, 2026년 정기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재선임안이 의결되며 4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2029년 3월까지 임기를 늘렸다.
정우진 취임 이후 경영 성과와 조직 관리 능력을 인정받으며 이준호 회장을 비롯한 이사회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은 덕분이었다.
12년이 넘는 기간 동안 회사를 이끌어 오면서 국내 게임업계 최장수 CEO로 꼽힌다. 오너 경영인이 아닌 전문경영인이 한 기업에서 장기간 연임을 이어가며 수장 자리를 지키는 것은 드문 사례로 평가받는다.
장기 집권기간 주가 부진을 이유로 연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2022년 3월 주주총회 당시 소액주주연대 등 일부 주주들은 공모가를 밑도는 주가 흐름을 지적하며 정우진의 대표 연임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사측과 안현식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주 간담회를 통해 주가 부양 정책의 미진함에 책임감을 표하며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