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시장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비맥주가 연이은 악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오비맥주의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접수됨에 따라 식품의약안전처가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수입맥주의 공세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독약 냄새 논란까지 일어 시장점유율이 더욱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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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 |
식품의약안전처는 6일 오비맥주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접수됨에 따라 오비맥주 생산공정과 유통과정에 대해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6월까지 카스에서 냄새가 난다는 민원을 12건 접수했는데 이 가운데 6건은 자진취소했고 6건은 조사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7월 다시 동일한 민원이 6건 접수되자 재조사에 나섰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카스에서 냄새가 난다는 불만이 계속 제기됐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 카스 맛이 이상해 먹다 버렸다는 내용이 연달아 올라왔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경영주들 사이에서도 카스 생맥주 통에서 냄새가 나서 교환을 신청했다는 말이 나왔다.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얘기는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거의 ‘괴담’ 수준으로 돌고 있다.
“2014년 6월에서 8월 사이에 생산된 카스는 먹지 말 것”과 “가임기 여성은 절대로 피할 것” 등등 여러 말이 돈다. 또 “카스 발효탱크를 세척하다가 세척제가 들어가서 오비맥주가 회수에 나섰다”고 그럴 듯한 얘기도 나돈다.
SNS에서 이런 괴담이 확산되자 오비맥주는 서울 수서경찰서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악성괴담이 확산돼 법적 대응을 결정했다”며 “사안이 중대한 만큼 끝까지 유포자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특정 아이피에서 반복적으로 악성루머를 퍼뜨린 증거를 포착했다고 전했다.
오비맥주는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경쟁사에서 악의적으로 이런 괴담을 유포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7월 발효탱크 세척 중 식품용 가성소다 소량이 제품에 혼합된 것으로 판단해 110만 병의 오비골든라거 제품을 회수한 적이 있다. 오비맥주는 당시 “식품용 가성소다는 관련법상 식품첨가물로 사용이 가능해 식품위생법상 회수대상은 아니다”라며 “제품 및 기업의 신뢰확보를 위해 자발적으로 회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이번 소독약 냄새 논란과 관련해 “자체 점검결과 제조공정에 문제는 없었다”며 “유통과정에서 직사광선에 의해 제품이 변질돼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일광취나 산화취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비맥주는 “일광취나 산화취는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런 논란 때문에 카스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 편의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5일까지 전체 맥주 판매량 가운데 카스 판매량은 45.5%를 기록해 지난주보다 점유율이 2.2%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포인트 낮다.
카스는 수입맥주 강세와 롯데칠성에서 내놓은 클라우드의 약진으로 맥주 성수기인 여름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기대했던 월드컵 특수도 누리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소독약 논란이 일고 있어 당분간 고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