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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금융계열사 중앙회 입김 옅어질까, 당국 압박에 대표 추천방식 변화 주목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4-05-27 15:5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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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금융당국이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의 계열사 수장 선임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농협금융지주는 지주 회장과 계열사 대표를 뽑는 위원회를 분리하지 않고 이사회 아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한 곳이 역할을 함께 맡고 있다. 이에 따라 지주 회장은 이해상충을 이유로 임추위에 참여하지 못하고 결국 계열사 대표 인사에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농협 금융계열사 중앙회 입김 옅어질까, 당국 압박에 대표 추천방식 변화 주목
▲ 금융당국이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의 계열사 수장 선임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반면 농협중앙회는 지주 임추위뿐 아니라 각 금융계열사 개별 이사회에도 비상임이사로 두고 인사를 비롯한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27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금융감독원이 전날 금융지주와 은행장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최소 3달 전에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금융지주 가운데 특히 농협금융지주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감원은 전날 “은행은 경영승계절차와 이사회 구성 등 평가와 관련해 각 은행의 CEO 선임과 사외이사 선임·평가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개선방안을 빠르게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발표한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CEO 선임 및 경영 승계 절차 투명성 확보 등이 담긴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 최종안 이행을 다시 강조한 것인데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금감원 정기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농협금융 지배구조를 겨눴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복현 원장을 필두로 금감원이 농협중앙회가 손자회사 격인 농협금융 계열사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의구심을 내보이고 있어서다. 

주요 농협금융 계열사는 이사회에 조합장 출신의 비상임이사를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농협은행 이사회 비상임이사 2명은 지주 인사 1명과 조합장 출신 1명이 차지해 왔다. 현재 조합장 출신으로는 서석조 북영덕농협 조합장이 농협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운영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다른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은 이사회에 비상임이사를 두지 않거나 두더라도 지주 인사 1명이 비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신한은행은 지주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비상임이사로 두고 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이사회에 비상임이사가 없다.

농협은행을 비롯한 농협금융 계열사는 2012년 농협금융이 농협중앙회에서 분리되며 출범한 데다 인사교류도 잦아 그동안 비상임이사에 조합장이 오르는 게 크게 도마 위에 오르지는 않았다.
 
농협 금융계열사 중앙회 입김 옅어질까, 당국 압박에 대표 추천방식 변화 주목
▲ 금감원은 이복현 원장 체제 아래 지난해에만 두 번 농협금융 계열사에 비상임이사 전문성 문제를 지적했다. 사진은 이복현 금감원장. <금융감독원>

하지만 금감원은 최근 들어 농협은행을 비롯한 계열사 경영진의 전문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등이 약한 내부통제와 연관돼 있고 경영진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농협은행에 지난해 10월 경영유의 사항으로 “일부 비상임이사는 상호금융 조합장 경력 외에 내규에 명시된 적극적 자격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제공되지 않는다”며 “비상임이사의 적극적 요건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실무경험을 확인할 수 있는 세부 요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협금융 계열사의 전문성 지적은 비상임이사에 그치지 않는다.

금감원은 지난해 5월 농협생명에 “농협생명 비상임이사 2명과 대표이사 1명, 사외이사 2명은 최초 선임 당시 기준 보험업 경력이 전무하다”며 “앞으로 보험업 경력 등을 고려해 이사회를 구성하는 등 이사회 전문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윤해진 농협생명 대표는 중앙회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보낸 뒤 농협은행을 거쳐 농협생명 수장에 올라 선임 당시 보험업 경력이 없다. 올해 취임한 서국동 농협손해보험 대표도 보험 경력이 없고 최문섭 전 농협손보 대표도 은행과 중앙회에서 경력을 쌓았다.

농협금융에 농협중앙회 영향력이 짙은 데는 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가 계열사 수장 선임에 목소리를 내기 힘든 임원후보 추천 방식이 꼽힌다.

일반적으로 금융지주는 대표이사 회장을 뽑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계열사 대표를 선임하는 위원회를 따로 둔다.

하지만 농협금융지주는 이를 분리하지 않았는데 이에 따라 회장이 이해충돌 가능성 때문에 임추위에 참여하지 않는다. 

다른 금융지주처럼 임추위와 회추위를 분리할 필요성도 제기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계획이 나온 것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임추위와 CEO 추천위원회를 분리하려면 지배구조 관련 규정을 손질해야 한다”며 “아직까지 구체화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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